[K-사학을 찾아] ⑤ 화성고등학교 : 성실과 근면을 바탕으로 한 ‘인재양성소’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4.10.11 09:43

- 대한사립학교장회 공동기획

  • 대한민국 사학들은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서 쌓아온 교육적 자산을 바탕으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왔습니다. 오늘날에도 사학은 시대를 선도하는 커리큘럼과 차별화된 교육 방식으로 학생들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이에 조선에듀는 대한사립학교장회와 함께 ‘K-사학을 찾아’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본 시리즈를 통해 명문사학들의 전통과 고품질 교육 프로그램, 맞춤형 인재 양성 시스템 등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K-사학을 찾아’ 시리즈가 학생과 학부모들의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 화성고 전경.
    ▲ 화성고 전경.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장짐리에 위치한 화성고등학교(이하 화성고)는 기숙형 일반 사립고등학교이다. 1979년 사립 실업계고였던 ‘화성여자상업고등학교’로 개교해 지난 2003년 인문계 2개 학급을 만들고, 화성고로 이름을 바꾸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이후 기숙사를 포함한 교육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면서 화성고는 점점 우수한 대입 실적을 쌓아 나갔다. 약 20년이 지난 현재 화성고는 경기도 전역에서 우수한 학생이 몰려들고 있으며, 전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명문고로 자리 잡았다. 

    곽재명 화성고 교장은 “화성고는 오랜 시간 동안 교육과정 설정에 있어 ‘기본에 우선적으로 충실하고 그 위에 학생들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한다’라는 변함없는 원칙을 충실하게 지키고 있다”라면서 “각 학생에게 맞는 대입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자기주도학습을 통한 깊이 있는 학습 태도를 함양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자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매해 놀라운 대입 실적을 보여주는 화성고. 조선에듀가 곽재명 화성고 교장과 함께 그 비결을 살펴봤다. 

  • 곽재명 화성고 교장.
    ▲ 곽재명 화성고 교장.

    ─ 매해 화성고는 우수한 대입 결과를 보여주고 있죠. 그 비결이 궁금합니다.

    “수준 높은 ‘정규 수업’이 비결이 아닐까 싶어요. 화성고의 정규 수업은 변화된 교육과정에 발맞춰 늘 높은 수준으로 진행됩니다. 대부분 선생님이 다년간 학습 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을 지도해왔고,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특성에 맞는 수준 높은 수업을 제공하고 있어요. 화성고 교사진과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수업은 수능과 논술 시험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죠. 화성고의 학생들은 이미 대학 이후의 학업에 대비할 수 있는 수준까지 준비가 되어 있어요.”

    ─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나 활동은 없나요?

    “화성고는 ▲튜터제 ▲학습컨설팅 ▲네스트 ▲고전독서 멘토링 ▲아카데미 등 굉장히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튜터제는 경기도교육청 방과후 프로그램에 벤치마킹 되기도 했습니다. 튜터제는 학생이 주도해 교사와 함께 맞춤형 수업을 만들어가는 방과후 교육 프로그램이에요. 10명 내외 소규모 학습 동아리를 만들고, 이를 교내 교사나 외부 전문 강사가 책임지고 학습 효율을 높이고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제도입니다. 학생들은 획일적인 보충수업 대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심화시켜 나갈 수 있어요. 

  • 화성고 학생들의 모습.
    ▲ 화성고 학생들의 모습.

    또, 학습 컨설팅 프로그램은 자기 주도 학습에 어려움을 겪거나 학습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학생 등을 대상으로 진행됩니다. 교내 교사가 개인별 맞춤형 학습법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국·영·수·사·과 선생님들이 학생과 정기적으로 만나 해당 교과목에 대한 조언이나 학습 과정을 모니터링 하는 방식이에요.”

    ─ 네스트와 아카데미 프로그램도 궁금합니다.

    “네스트(NEST)는 ‘Network for English Speaking and Talking’의 약자입니다. 영어에 능숙한 본교 교사들을 리더로 앞세워 5~6명으로 조직된 팀을 꾸리는 방식으로, 타임스(Times)나 뉴스위크(Newsweek) 등 영어 매체에 나온 기사들을 읽고 토론하는 심층 영어 회화 프로그램입니다.

  • 아카데미는 방학 중에 운영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과학이나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정규 수업에서 경험하기 힘든 수준 높은 강의와 실험, 토론 등을 통해 과학과 인문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깊이 있는 사고력 함양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과학 아카데미는 전문 외부 업체를 통해 고가의 실험 장비와 우수한 강사 인력을 바탕으로 실험 위주의 수업을 진행합니다. 인문학 아카데미의 경우, 교내 우수한 인문·사회 선생님의 인문학 강의와 토론 위주의 수업을 진행합니다. 학생들은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실험 실습과 인문학 토론 수업을 경험하고, 문제 해결 능력과 지적 수준을 높일 수 있습니다.”

    ─ 내년부터 교육과정에 많은 변화가 있죠. 화성고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요?

    “‘고교학점제’와 ‘2022 개정 교육과정’으로 많은 학교가 혼란해하는 상황이죠. 수많은 선택 과목이 난립하고 있지만, 높은 수준의 대학일수록 학생들의 기초적인 진로 관련 과목의 이수 여부를 매우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자연 계열에서는 ▲미적분학 ▲기하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명과학 등 연관성이 높은 과목들을 관련 학과들이 필수적으로 이수 여부를 보고 있습니다. 

  • 화성고는 학생들의 역량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넓은 범위의 진로 설정을 대비해 다양한 기초과목들을 우선 이수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이후 2학년과 3학년에 걸쳐 진로 선택에서 필수적이라고 판단하는 고급 이수 과목들을 선택할 수 있게 설정했죠. 이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는 소수의 요구 또한 최대한 만족할 수 있도록 수요 조사를 통해 소인수 강좌를 개설하고 있습니다. 현재 관련 과목은 모두 개설해 학생들이 이수할 수 있는 상황이고, 그밖에 대학에 어필할 수 있는 심화 과목들 역시 ‘소인수 강좌’로 충분히 채울 수 있습니다. 아직 2028학년도 대학 입시가 확정되지 않아 권장과목이 나오지 않았지만, 발표되는 대로 대처해나갈 계획이에요.”
  • ─ ‘소인수 강좌’요?

    “소인수 강좌는 학생의 과목 개설 요구가 있지만, 교사 수급 문제 또는 반 편성의 어려움 등으로 개설이 어려웠던 과목을 방과 후에 운영하는 정규 교과과정입니다.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보하고 진로 개척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제공하고 있어요. 정규 교과과정이기 때문에 출결과 성적 처리 모두 ‘학업성적관리규정’에 근거해 실시하고 있고요. 이수한 과목의 성적과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이 생활기록부에 기재됩니다.”

    ─ 화성고라고 하면 기숙사부터 떠올라요. 주요 교육 시설과 학습 환경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화성고는 지난 2009년 교육부 지정 기숙형 고등학교로 선정됐어요. 남녀 각각 300명 총 3개 학년, 600명이 생활할 수 있는 대규모의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기숙사 부서가 따로 편제돼 있어 기숙사 업무를 맡은 본교 교사들과 자체 채용한 관리 교사로 구성돼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전문 사감에 의한 직영 운영과 기숙사 생활에서 멘토가 되는 선후배 관계 시스템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에요. 

  • 화성고 주요시설.
    ▲ 화성고 주요시설.

    또한, 기숙사 생활과 학습실 제도를 통해 학생들이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공부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모든 전자기기는 수면권 보장을 위해 숙소 반입 불가하다거나, 학습실에서만 태블릿 인터넷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거나,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정해두는 등 규칙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베이스캠프라고 할 수 있는 ‘지정 좌석 학습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총 942석으로 전교생 1인 1좌석을 제공해요. 지정 좌석 학습실은 학생들에게 충분한 자기 주도 학습 시간을 확보해 주고, 전교생의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어요. 이곳을 통해 입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선배들의 열의와 긴장감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 화성고 학생들의 모습.
    ▲ 화성고 학생들의 모습.

    ─ 동아리 활동을 비롯해 학생들의 리더십·인성 계발 활동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현재 총 51개의 다양한 동아리를 운영 중입니다. 5월에는 희망 동아리에만 ‘동아리 체험전’을 운영하고, 8월에는 동아리 활동을 바탕으로 한 영상물을 제작하는 ‘동아리 영상전’도 개최합니다. 12월에는 동아리 보고서 작성과 발표 시간도 갖죠. 

    교내 대표적인 동아리로는 ▲생물탐구 동아리 ‘더블헬릭스’(Double Helix) ▲화학, 생명과학 융합 동아리 ‘화생방’ ▲사회적 문제에 대한 법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모의법정’(AMISTAD) ▲밴드 동아리 ‘오땅’ 등이 있어요.” 

    ─ 학생들의 진로 탐색과 진학을 위한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학생들이 폭넓게 진로를 탐색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진로나침반’ 프로그램이 있어요. 진로나침반은 학생 주도의 주제 탐구 활동입니다. 학생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진로와 관련된 관심 분야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구체화할 수 있죠. 관심 분야에 대한 주제발표를 진행하거나, 주제 독서 토론, 최신 트렌드 탐색 등 관련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졸업생(멘토)이 재학생(멘티)에게 학습 노하우를 전수하는 ‘졸업생 멘토링’과 ‘졸업생의 날’ ▲매해 4월에 실시하는 진로종합검사·학과탐색검사·인성검사 ▲분야별 15명 내외의 직업인을 초청하는 ‘직업체험’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중심으로 하는 ‘진로 독서 프로젝트’ ▲3회에 걸쳐 진행되는 ‘학부모 대상 자체 입시 설명회’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화성고만의 강점을 꼽자면요?

    ”화성고는 늘 기본에 충실히 하고자 노력해왔고, 저는 그 점이 결국 특별함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공동체 삶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어요. 

  • 또한, 화성고는 그동안 많은 학생을 명문대에 진학하도록 도운 경험이 있어요. 베테랑 교사들이 주축이 돼 입시 전반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점수는 같지 않고, 희망 진로 또한 각자 다릅니다. 화성고만의 노하우로 개별 학생에게 맞는 상담을 제공하고 지도하고 있어요.

    ─ 그렇다면 화성고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어떤 경험을 얻기를 바라나요?

    “학생들이 오랜 시간 학교에서 생활하며 선생님들, 교우들, 선후배와의 단체생활 속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를 바랍니다. 특히 여러 가지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체에서 건강한 구성원이 되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어요.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꿈과 자아실현을 성취할 원동력을 얻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앞으로 학교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무엇인가요?

    “화성고는 학생들에게 깊이 뿌리내리는 법을 일깨우고, 학생들이 나아가는 그 길을 함께 걸어가고자 합니다. 결코 ‘성공’만을 가르치지는 않을 거예요. 실패에서도 배울 수 있는 유연함이야말로 진정한 용기이며, 스스로 길을 찾고 그 길을 향해 다시 나아갈 수 있도록 잡아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학생들의 행보를 함께하며, 화성고가 학생들의 인내와 성취의 요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 화성고 학생들의 모습.
    ▲ 화성고 학생들의 모습.

    ─ 끝으로 자유롭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매년 대입이 똑같았던 해는 없었어요. 그럼에도 화성고는 꾸준하게 실적을 냈고 성장을 해 왔습니다. ‘왜 화성고는 실적을 내고 성장을 했는가?’의 질문에 답하자면, 교육 본연의 가치를 달성하는 데 게을리하지 않았으며, 해마다 유연한 변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화성고가 보여준 실적과 성장은 ‘꾸준히 배우는 실력 있는 지성인을 추구하며, 양심을 지키기 위해 성실히 노력하는 학생’을 키우고자 하는 학교 설립목적을 달성하는데 모든 구성원이 게을리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창의성과 화성고가 강조해 온 성실함, 꾸준함은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가치들은 평생교육의 씨앗이 될 것이라 자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