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실에서 AI(인공지능) 코스웨어가 빠르게 확산되며 ‘학습 효율을 높여주는 혁신적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한쪽으로만 기운 시소처럼, 기술이 부상할수록 교사의 고유한 능력과 자질, 즉 ‘교사 전문성’이 점차 가려지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미 AI 코스웨어의 기술 활용과 교사 전문성 간의 시소게임은 시작됐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초·중등 교사들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 지원으로 ‘교사 전문성 개발을 위한 연수 지원’을 꼽았다. 이는 교사들 스스로도 AI 코스웨어를 교육적으로 다루기 위한 역량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2023년 교사노동조합연맹 조사에서는 교사들이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디지털 기기 유지·보수·관리의 어려움’(74.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단순히 기술 사용법을 익히는 것을 넘어 학교 현장에서의 기술 관리 부담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이 가져다준 편의의 이면에는 그 기술을 익히고 유지해야 하는 또 다른 부담이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활용하는 교사’

디지털 선도학교부터 수학교육 활성화 사업의 일환인 창의융합 수학채움학교 등 여러 사업을 담당하며, 나는 교사 전문성의 변화를 직접 체감했다. 예전에는 판서를 또박또박 하고 개념을 조리 있게 설명하는 능력이 교사의 전문성을 대표했다면, 이제는 AI 코스웨어를 수업에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이 교사의 기본 역량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기술만으로 좋은 수업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교사가 가진 교수 전문성과 교육적 감각이 함께 작동할 때 비로소 수업은 살아 움직인다.

교사 전문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발전시켜야 하는 능력이다.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수와 학습의 루틴이 필요하다. AI 코스웨어의 성공적인 도입은 기술의 수준이 아니라, 그 기술을 교육적으로 해석하고 학생들의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끌어내는 교사의 교수 역량에 달려 있다.

◇ 연수를 통한 성장, 교사의 또 다른 배움

최근 각 교육청과 에듀테크 기업들이 교사 대상 연수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특히 스쿨플랫은 정기적으로 온라인 웨비나를 개최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교사들과 공유한다. 웨비나의 강연자로 참여하거나 청중으로 듣는 과정에서 열정적인 교사들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깨달았다. 다양한 수업 사례와 실천 경험을 듣고 나면 자연스레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긴다.

짧은 방학 기간 동안 나는 AI 코스웨어 관련 연수를 나흘간 집중 수강했다. 처음엔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수업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우리 반 학생들의 오답 패턴을 시각화할 수 있겠구나.”

“이 분석 결과를 가지고 학습 리포트를 써보게 하면 어떨까?”

연수 마지막 날에는 오히려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로서 ‘배움의 재미’를 다시 느낀 시간이었다.

◇ 교사 전문성의 확장, 그리고 균형의 시소

교사 전문성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능력만이 아니다. 학생의 발달 단계와 학습 심리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업 전략을 설계·실행하는 교수학적 전문성, 그리고 교과 내용을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재구성해 학생의 수준에 맞게 전달하는 교과 전문성이 모두 포함된다. 이제 교사는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 AI 코스웨어를 활용해 이런 전문성을 확장해야 한다.

시소는 혼자서는 탈 수 없는 놀이기구다. 서로의 무게와 움직임을 조율해야만 균형이 잡힌다. AI 코스웨어와 교사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교사의 교육적 판단이 없다면 교실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기술이 한쪽 끝에서 무게를 주면, 교사는 반대편에서 교육적 통찰과 경험으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 AI 코스웨어와 교사가 서로 힘을 주고받으며 균형을 잡을 때, 교실은 가장 높은 곳에서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을 향해 부드럽게 올라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