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플랫이 바꾼 수학 수업] AI, 피할 수 없다면 안전하게 활용하자
서연희 대구 세현초등학교 교사
기사입력 2025.05.12 10:15
  • ◇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AI

    이제 휴대전화와 컴퓨터는 일상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도구가 되었다. 그러나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우려가 컸다. ‘만약 우리가 휴대전화와 컴퓨터의 위험성을 이유로 사용을 금지했다면 어땠을까?’ 지금 교육 현장에서의 AI 활용을 둘러싼 논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는 항상 장단점이 존재하며, 이를 균형 있게 평가하고 안전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AI(인공지능)는 정보 검색, 데이터 분석, 새로운 지식 창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의 학습과 사고를 지원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하지만 동시에 윤리적, 교육적,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AI는 예고 없이 우리 일상에 파고들었고, 이제는 그 흐름을 피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언어·수리 소양과 함께 ‘디지털 소양’이 중요한 교육 목표로 제시되고 있다. 디지털 소양은 디지털 기술과 윤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AI를 무조건 배척하기보다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교육과 함께 AI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안전하게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 AI 안전하게 활용하는 방법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생성형 AI 교육자료’ 자료집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AI를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자료집에 따르면, AI 활용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능력이다. 생성형 AI는 부정확한 정보나 가짜 뉴스를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비판적 정보 해석 능력이 중요하다.

    또한 수업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할 때는 반드시 AI의 원리, 한계, 윤리적 사용에 대한 사전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교사는 사용 나이에 대한 약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OpenAI의 경우 만 13세 미만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으며, 13세 이상 18세 미만은 부모나 법적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교사는 법적 보호자가 아니기 때문에, 초등학생 대상 수업에 생성형 AI를 활용할 때 반드시 학부모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

    실제 수업 사례를 들면,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과 함께 생성형 AI를 활용해 역사 인물을 조사한 경험이 있다. 학생들은 AI와의 대화 형식으로 역사 인물을 인터뷰하며 인물의 가치관과 삶을 실감 나게 이해했고, 이를 통해 자기 삶도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다.

    또한 조선 역사 단원 마무리 차시에서는 연극 발표를 진행하면서 생성형 AI를 활용하였다. 학생들이 대본 초안을 작성한 뒤, AI의 도움으로 문장 표현과 비언어적 요소를 다듬어 보다 완성도 높은 대본을 만들 수 있었다. 그 결과, 학생들은 역사 내용을 창의적으로 정리하고 표현할 수 있었다.

    수업에 앞서 학부모 동의서를 받고,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도 함께 진행하였다. 이 교육에서는 ▲가짜 뉴스 판별하기 ▲저작권과 출처 명시하기 ▲AI의 환각(hallucination) 문제 이해하기 ▲정보의 신뢰성 판단과 비판적 사고 ▲개인정보 입력 금지 등 실제 사례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하여 학생들의 윤리의식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아울러 연령 제한과 저작권 기준에 부합하는 AI 도구를 신중히 선택해 수업의 안전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 ◇ 인공지능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AI는 교육 현장에서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활용에 그칠 것이 아니라, 교사들은 AI의 안전한 사용법과 윤리적 문제에 대한 연구를 병행해야 한다. 학생들에게도 단순한 도구 사용법을 넘어 AI의 한계와 위험성을 함께 교육함으로써, AI를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AI의 무분별한 사용이 아니라, 목적과 상황에 맞는 적절한 활용을 통해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더불어 가정에서도 AI에 대한 이해와 올바른 사용 습관 형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부모 대상 교육도 병행되어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면서 교육 시스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제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막연한 불안보다는, 현실로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를 인정하고, 이를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준비와 교육이 필수적이다.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의 사례처럼, AI는 분명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교육은 AI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모두 이해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생성형 AI, 피할 수 없다면 현명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활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