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플랫이 바꾼 수학 수업] 수포자를 ‘성공 경험자’로 이끄는 AI 코스웨어
김지연 영천초등학교 교사
기사입력 2025.09.22 09:47
  • 수학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른바 ‘수포자(수학 포기자)’ 아이들을 마주할 때면 안쓰러움과 함께 걱정이 깊어진다. 특히 6학년 교실에서는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학습 격차를 절실히 느끼며 ‘포기’라는 말을 쉽게 꺼내는 학생들이 늘어난다. 개념의 위계가 분명한 수학은 기초를 놓치는 순간 다음 단계를 배우기가 어려워지고, 그렇게 악순환이 시작된다.

    교실 안에는 고학년 과정을 앞서가는 아이도, 여전히 분수 개념조차 어려워하는 아이도 함께 있다. 이렇게 수준 차이가 큰 상황에서 획일적인 진도와 교수법으로는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교사가 개별 보충 자료를 준비해 지도해도 한계가 있어 ‘모든 학생을 만족시키는 수업’은 늘 큰 과제로 남아 있었다.

    교사로서 이런 고민이 깊어지던 무렵, AI 코스웨어의 등장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처음에는 ‘기술이 과연 교육의 본질을 담아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지만, 스쿨플랫을 활용해 맞춤형 수업을 진행하면서 AI가 학생들의 수학 포기를 막는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음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 AI, 보이지 않던 학습 결손을 드러내다

    학생이 수학을 포기하는 과정은 단번에 일어나지 않는다. 초등 시절 놓친 분수 개념이 중학교 방정식, 고등학교 미적분까지 영향을 미치듯, 보이지 않는 결손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다. 그러나 모든 학생의 학습 이력을 일일이 추적해 과거까지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AI 코스웨어 스쿨플랫은 바로 이 지점에서 탁월한 역할을 한다. 단순히 오답을 알려주는 수준을 넘어, 학생이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과 사고 흐름까지 분석한다. 예를 들어 ‘분수의 나눗셈’에서 반복된 실수가 나타나면, 풀이 시간과 과정을 바탕으로 학생이 이전 학년의 ‘약분’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을 정확히 짚어낸다. 과거 교사의 직관에 의존하던 진단을 명확한 데이터 지도로 단 몇 분 만에 제공하는 것이다.

    덕분에 교사는 학생의 상태를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보다 효과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다. AI의 진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그룹 수업을 운영하거나, 개인별 보충 학습을 설계하는 등 수업이 한층 체계적이고 정밀해졌다.

  • ◇ ‘나만의 학습 경로’ 위에서 경험하는 성취

    스쿨플랫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학생에게 ‘맞춤형 학습 경로’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AI는 학습 데이터를 토대로 필요한 문제와 개념 강의를 추천한다. 기초가 부족한 학생은 쉬운 문제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며 자신감을 얻고, 심화 학습이 필요한 학생은 도전적인 문제로 사고력을 확장한다. 모두가 각자의 출발선에서 자기 속도로 달리니 좌절 대신 성취감을 맛본다.

    특히, 수포자가 되기 직전의 학생이 스쿨플랫으로 기본 개념을 복습하며 연속으로 정답을 맞히고 기쁘게 다음 단계에 도전하는 모습은 교사에게도 큰 감동을 주었다.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을 심어주고, 학습의 주도권을 쥔 학생들은 점차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스쿨플랫 덕분에 교실에서 맞춤형 교육이 현실이 된 것이다.

    ◇ AI의 데이터와 교사의 하이터치, 교육의 시너지를 만들다

    AI의 역할이 커질수록 교사의 고유한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 AI가 제공하는 데이터와 맞춤형 문제는 ‘맞춤 수업’의 출발점이고, 학생의 정서와 학습 동기를 살피는 교사의 ‘하이터치(High-Touch)’가 그 완성을 이끈다. 

    AI는 학생이 어디에서 막히는지를 정확히 보여주지만, 눈빛에 담긴 불안과 자책까지는 읽어내지 못한다. 길을 안내하는 것은 AI지만, 그 길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걸어가도록 용기를 주는 것은 교사의 몫이다. 교사는 지식 전달자를 넘어 AI 데이터를 해석해 학생 개개인의 마음을 살피며 정서적 지원과 피드백을 제공하는 학습 설계자이자 성장 조력자가 된다.

    AI와 교사의 협력은 교실 풍경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AI가 숨겨진 결손을 찾아내면 교사는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생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북돋운다. 이 두 축이 균형을 이루어야 모든 학생이 소외되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

    이 과정이 쌓여가면 교실에서 ‘수학 포기자’라는 단어는 점차 사라질 것이다. AI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 여정을 돕는 든든한 도구가 되고, 교사는 그 여정을 함께하는 따뜻한 동반자가 된다. 기술과 교사의 시선이 만나는 교실에서 아이들의 무한한 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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