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차 교사인 나에게 하루 24시간은 언제나 부족하다. 오전에는 수업, 점심시간에는 학생 상담, 방과 후에는 학급 업무와 행정까지 처리하다 보면 어느새 저녁이다. 퇴근 후에도 수업 준비, 학생부 작성, 학부모 상담 준비로 밤은 깊어진다. ‘시간의 여유가 마음의 여유로 이어진다면, 아이들과 더 깊이 소통할 수 있을 텐데….’ 이런 아쉬움은 나만의 고민이 아닌 듯하다.

실제 2019년 한국교육개발원의 국제 교수학습조사(TALIS)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사의 주당 행정업무 시간은 5.4시간으로 OECD 평균(2.7시간)의 두 배였다. 2023년 한 조사에서는 7.23시간으로 늘어, 10년 전보다 약 2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의 부담이 점점 가중되는 상황에서 역할은 점점 많아지고,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등장한 AI(인공지능) 코스웨어는 교사들의 고민을 덜어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특히 학교 맞춤형 수학 AI 코스웨어인 ‘스쿨플랫’을 직접 활용해 보면서 처음 기대했던 단순한 수업 보조 기능을 훨씬 넘어서는 효과와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 AI가 되찾아준 시간, 교육의 본질에 투자하다 

스쿨플랫 도입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수업 준비 시간이 절반 이상 줄었다는 점이다. 각 수업의 특성에 맞는 자료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어, 수업 내용에 더 깊이 집중할 수 있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수업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비로소 교사의 본질적 역할에 시간을 쏟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개별화 학습 지원이 가능해졌다. 스쿨플랫은 학생의 수준과 학습 속도에 맞춰 문제를 제공해 준다. 그 덕분에 교사 한 명이 스무 명이 넘는 학생의 수준 차이를 고려하며 적절한 학습 지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수업 후에는 학습 데이터를 자동 분석해 주어, 교사가 일일이 성취도를 확인해야 하는 부담도 줄고 학생별 맞춤 지도가 훨씬 수월해졌다.

자동화된 평가와 피드백도 큰 장점이다. AI가 오답을 분석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니, 교사는 학생과의 상담과 소통에 더 집중할 수 있다. 특히 학부모 상담 시 객관적인 데이터가 뒷받침되니, 신뢰도 한층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AI가 교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직접 경험해본 관점에서 말하자면, AI는 교사의 자리를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더 본질적인 역할’에 집중하도록 돕는 조력자다. 교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의 인격과 전인적 성장을 이끄는 사람이다. 기술의 발전은 그 본질에 몰입할 힘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교사는 코스웨어가 분석해 준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생의 정서적 상태를 더 세심하게 살피고, 창의적인 수업 활동을 이끌어가는 등 AI가 할 수 없는 영역에 힘을 쏟는다. 이처럼 핵심에 집중할 수 있는 ‘체력’은 오롯이 교사의 시간을 되찾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 기술이 교실에 가져온 나비효과, 교사와 학생의 ‘동반 성장’

가장 큰 변화는 학생들의 반응에서 나타났다. 예전에는 학생이 특정 유형의 문제를 더 풀고 싶다고 해도, 매번 새 문제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계속 문제집을 사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스쿨플랫으로 맞춤형 학습지를 제공하니 상황이 달라졌다. ‘나만을 위해 준비된 문제’라는 생각 때문인지 학생들은 집중도가 높아지고, 틀린 문제는 적극적으로 질문했다. 무엇보다 ‘선생님이 나를 세심하게 챙긴다’라는 신뢰감이 형성되면서 수학에 대한 흥미도 함께 커졌다.

학생의 요구에 빠르게 응답하니 학생은 교사를 더 신뢰하게 되고, 나 또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을 보며 함께 성장하는 이른바 ‘교학상장(敎學相長)’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라는 말이 있다. 교사가 행복해지려면, 교사의 본질적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되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AI 코스웨어가 돌려준 시간은 단순한 업무 효율을 넘어, 교육의 가치를 실현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기술이 반복 업무를 담당하는 동안 교사는 학생의 성장에 집중하고 창의적 사고를 자극하며, 인성과 감성을 기르는 교육 본연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야말로 디지털 시대가 교육에 준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