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은 다양한 배경과 학습 수준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있는 '작은 사회'와 같다. 특히 수학 수업에서는 이러한 다양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어떤 학생은 복잡한 개념을 빠르게 이해하고 응용하는 반면, 어떤 학생은 기초 개념부터 차근차근 다져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해 속도, 선호하는 문제 해결 방식, 성취 수준 등에서 학생들은 매우 넓은 스펙트럼을 보인다. 이처럼 다양한 학습자를 모두 아우르는 수업을 설계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학생 개개인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치밀한 계획이 필수적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도 “교과의 특성과 학생의 능력, 적성, 진로를 고려하여 학습 활동과 방법을 다양화하고, 학교의 여건과 학생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학습 집단을 구성하여 학생 맞춤형 수업을 활성화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는 교사가 학생의 학습 특성과 수준을 고려한 교수법인 ‘학생 맞춤형 학습(Differentiated Instruction)’의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수교육 석사 과정을 이수하며 다양한 학습자의 특성과 교수 전략에 대한 이해를 넓히던 중, AI 기반 에듀테크의 가능성에 주목하게 됐다. 특히 AI 코스웨어 ‘스쿨플랫’은 수준별 수업이 필요한 수학 수업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도움을 줬다.

◇ AI 코스웨어를 활용한 맞춤형 수업의 실제

지난 1년간 스쿨플랫을 활용해 6학년 수학 수업을 진행하며, AI 코스웨어의 강점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단원평가 출제 이후 AI가 학생별 성취도와 오답 유형을 자동으로 분석해, 보충 학습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기초 개념 문제를, 심화가 필요한 학생에게는 도전 과제를 제시했다. 각자에게 맞는 최적의 학습 경로가 안내됐고, 문제 출제와 채점에 드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 교사는 학생 관찰과 피드백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었다.

학습이 빠른 학생들은 심화 문제로 도전적 과제를 경험했다. 반면, 학습이 다소 느린 학생들은 오답 학습, 반복 학습과 기초 다지기를 통해 점차 자신감을 키워 나갔다. 같은 교실 안에서도 각자의 속도와 수준에 맞춰 학습이 이루어졌고, 학생들은 자기 수준에 맞는 과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하며 스스로 학습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학생들의 태도에서도 나타났다. 높은 성취 수준의 학생이 쉬는 시간에 심화 문제를 요청하거나, 학습이 느린 학생이 집에서 활용할 오답 학습지를 요청하는 등 학습에 대한 자발성과 책임감이 두드러졌다. 반복적인 성공 경험은 학생들의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 하이테크와 하이터치의 균형, 진정한 맞춤형 수업의 완성

그러나 수준별 과제 제공이 곧 맞춤형 수업의 전부는 아니다. 학생마다 학습 동기, 흥미, 정서적 반응이 다르므로, 단순히 문제의 난이도를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스쿨플랫이 제시하는 학습 데이터와 맞춤 문제는 맞춤형 수업을 위한 유용한 출발점이지만, 이후에는 학생의 학습 반응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필요에 따라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거나 수업 전략을 조정하는 교사의 직접적인 개입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하이터치(High-Touch)’ 접근이다. 교사는 학생이 왜 특정 문항에서 오답을 냈는지 그 맥락을 함께 분석하고, 반복된 실수 뒤에 숨어 있는 문제를 짚어줄 수 있어야 한다. 필요에 따라 문제 해결 과정을 단계별로 안내하거나, 수학적 사고를 시각화하여 설명하는 등 다양한 교수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또한, 학습 의욕이 떨어진 학생에게는 정서적인 지지로 부담감을 덜어주고, 성공 경험을 통해 학습 동기를 회복하도록 도와야 한다.

결국, AI 코스웨어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학생 데이터를 읽고 해석하는 교사의 전문성과 세심한 수업 운영 역량이 필수적이다. 교사의 다방면 개입이 균형 있게 병행될 때, AI 기반 맞춤형 수업은 단순한 ‘기술 활용’을 넘어 진정한 의미의 교육적 완성도를 갖출 수 있다. ‘기술(High-Tech)’과 ‘세심한 돌봄(High-Touch)’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모든 학생이 존중받으며 성장하는 ‘진정한 맞춤형 수업’이 실현될 수 있다.

미래 교실은 획일적 흐름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학생 각자의 배움의 여정을 함께 설계하는 ‘맞춤형 수업’이야말로 미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에듀테크라는 훌륭한 도구를 활용해 아이들의 성장을 설계하는 교사가 있다. AI와 교사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의 결합이 아니라, 학생 각자의 학습 여정을 교사와 함께 구축하는 다양성과 존중의 과정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