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의 입시큐] 사탐런 대세? 수능 변별력은 어디서… 6월 모평이 말하는 것들
이종환 입시전문가, 이오스 러닝 대표, 대치명인 입시센터장
기사입력 2025.06.09 09:24
  • 6월 모의평가(이하 모평)에서 ‘사탐런’은 여전히 화제다. 수학 영역에 대해서는 수험생들 간에도 평이 엇갈리지만, 국어, 수학, 영어 영역의 난도가 전반적으로 평이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상대적으로 탐구 영역의 난이도에 수험생들의 눈길이 쏠렸다. 오는 9월 모평을 거쳐 11월 본 수능까지 난이도 조정을 거치겠지만, 평가원의 킬러 문항 배제 기조 유지, 길게 보아 수능 절대 평가로의 방향성을 고려하면 앞으로 ‘불수능’은 없을 거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이번 호에는 6월 모평 이후 본격적인 수시 지원 전략을 짜기 전에 수험생들이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정리했다.

    ◇ 6월 모평으로 정시 기준점 잡을 수 있을까?

    내달 1일이면 6월 모평 실채점 성적표가 수험생들에게 배부된다. 대부분의 고교에서는 기말고사 전후로 수시 상담이 시작된다. 수시 지원 대학을 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모평 점수로 정시에 합격 가능한 대학의 범위를 가늠해 보는 것이 우선이다. 일반적으로 고3 수험생들이 6월 모평에 비해 실제 수능 점수가 향상되는 경우는 약 25% 내외로 알려져 있다. 고3 수험생 네 명 중 세 명은 수능 점수가 6월 모평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하락한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예년과 달리 6월 모평의 난도가 낮은 편이라 실채점 결과가 나오더라도 정시 합격 가능 대학 범위를 잡기가 모호한 편이다. 따라서 올해 6월 모평으로 정시 지원 기준점을 잡는 경우에, 다소 보수적으로 기준점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모의고사에 따라 점수 변동이 큰 수험생이라면 지난 3월 학력평가와 6월. 9월 모평 점수까지를 모두 고려해 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 6월 모평 과목별 난이도와 수능 전망

    작년 수능 국어 영역은 난도가 대폭 내려가면서, 고득점 동점자가 대거 나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언어와 매체, 비문학 영역 등이 쉽게 나오면서 국어 만점자가 급증했다. 고3들의 이른바 ‘수능 폭망’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던 ‘국어 1교시 트라우마’가 어느 정도 해결됐던 한 해였다. 지나치게 문제구성이 복합적이거나 고교 수준 이상의 배경지식이 문제 풀이에 필수적인 ‘킬러 문항’이 사라진 것은 수험생들의 환영을 받았지만, 반면에 상위권 변별력에 관한 논쟁도 불붙었다. 최근 실시된 국어 모의고사의 난이도 추세를 보면, 올해 수능 국어에서는 언어와 매체, 비문학의 난도가 다소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수학 영역은 최근 들어 수험생들이 고난도 문항으로 인식하고 있는 공통 문항 15번, 22번 선택 과목 30번 문항의 난도가 내려가고, 중난도 문항들의 난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 이번 6월 모평에서도 이런 경향을 엿볼 수 있는데, 최상위권 변별은 다소 약해지겠지만, 상위권. 중위권. 하위권을 가르는 변별력은 담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이러한 출제 경향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본다.

    영어 영역은 3월과 5월 학력평가 모두 1등급 비율이 4%대로 난도가 높았는데, 이번 6월 모평은 최소 11% 이상의 1등급 비율을 예상할 정도로 쉬웠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오는 9월 모평은 반수생의 증가 추세에 힘입어 작년 9월보다 증가한 약 11만 명 이상의 N수생 지원이 예상되는데, 영어 1등급 비율에도 꽤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한다. 만약 9월 모평의 난도가 꽤 높아진 경우에도 1등급 비율이 평가원의 예상 수치보다 높다면, 실제 수능 영어의 난도가 낮아지지 않을 거라고 예상한다.

    과학탐구(이하 과탐) 가채점에서는 물리학 Ⅰ이 가장 쉽게 나왔다. 물리학 Ⅰ의 표준점수(이하 표점) 최고 예상 점수는 66점으로 화학Ⅰ의 표점 최고점인 72점과 6점 가까이 차이가 났다. 화학Ⅱ와 지구과학Ⅱ의 표점 최고점은 77점으로 가장 난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Ⅰ 과목은 최근 모의고사에서도 선택자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추세가 뚜렷하다. 

    N수생도 ‘사탐 런’에 가세한 모양새다. N수생 사탐 선택자는 작년 6월 모평 대비 21,841명이 증가했다. 탐구 선택지정을 폐지한 대학이 늘면서, 정시에서 이과 지원 시에 과탐 가산점을 주기도 하지만 사탐 런은 이미 대세가 되었다. 모의고사 과탐 3등급 이하의 수험생들이 사탐 런에 뛰어드는 경향은 수능에 가까워지면서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과탐 1등급에서 2등급 이하 수험생 중에서도 전략적으로 사회탐구 1과목, 과학탐구 1과목을 선택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올해 입시에서 최대 변수를 꼽는다면 ‘의대 정원 원상 복귀’와 더불어 ‘사탐 런’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탐구(이하 사탐)는 사회문화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지난번 치러진 3월과 5월 학평에서의 사탐 선택자 분포는 사회문화, 생활윤리, 윤리와 사상, 한국지리, 세계지리 순이었고, 작년 수능에서 이과생들의 사탐 선택(서울시 교육청 표본 연구)은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세계지리, 한국지리 순으로 나타났다. 사회문화는 이과생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사탐 과목으로도 떠올랐는데, 탐구 선택자 중 최다 인원인 것을 고려하면 작년 수능에 비해 난도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사회문화를 선택한 수험생들은 특히 표와 통계 등을 포함한 자료 해석 문항들을 주어진 시간 내에 정확하고 신속하게 풀이할 수 있도록 특단의 노력과 시간 투자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