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추민규 수시 전문가 “입시는 정보의 문제 아닌, 해석과 선택의 문제”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6.04.16 09:40

- “무엇을 할지보다, 무엇을 선택하고 버릴지가 더 중요”

  • 추민규 수시 전문가, 대치 CMG입시전략연구소장, 해민입시진학상담센터장.
    ▲ 추민규 수시 전문가, 대치 CMG입시전략연구소장, 해민입시진학상담센터장.

    (인터뷰①에 이어)

    입시 상담 현장에서 가장 자주 마주하는 질문은 단순하다. “그래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제도 변화와 전형 구조에 대한 정보는 넘쳐나지만, 그것이 실제 선택과 전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순간,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은 더 커진다. 특히 고교학점제 확대와 선택과목 구조 변화, 수시와 정시의 복합적인 영향이 맞물리면서, 같은 성적과 조건에서도 결과가 달라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제 입시는 단순히 점수를 올리는 경쟁을 넘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흐름으로 준비해왔는지가 결과를 좌우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버릴지에 대한 판단이 늦어질수록 전략의 효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입시 전문가 추민규는 “입시는 더 이상 정보의 문제가 아니라, 해석과 선택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학생부 설계부터 선택과목 전략, 시기별 학습 방향, 그리고 성적 구간별 현실적인 대응까지, 지금 수험생이 반드시 짚어야 할 전략을 구체적으로 들어봤다.

    — 고교학점제 시대, 학생부 관리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고교학점제 환경에서는 전공과 연계된 과목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단순히 다양한 과목을 이수하는 것보다 자신의 진로와 연결된 과목을 중심으로 일관된 학습 경로를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아울러 학업의 ‘깊이’를 보여주는 기록 역시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동일한 과목을 이수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학습에 참여했고, 어떤 탐구와 확장을 이어갔는지가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여러 과목에서의 학습 경험이 하나의 방향성, 즉 전공 적합성으로 연결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고,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탐구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전략이 학생부 관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학생들이 선택과목을 결정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기준은 무엇일까요?

    “선택과목을 결정할 때는 단순히 유불리 여부만을 기준으로 접근하기보다 자신이 놓인 입시 구조와 정보 환경 속에서 어떤 선택이 실제로 유효하게 작동하는지를 먼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입시는 공교육과 사교육이 제시하는 데이터와 전략이 서로 다르게 작동하고 있어 특정 과목이 유리하다는 일반론만으로 선택할 경우, 오히려 혼란이 커질 수 있습니다. 

    또한 선택과목은 수시와 정시 중 어떤 전형을 중심으로 준비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수시에서는 학교 내 활동과 연계된 흐름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반면, 정시는 상대적으로 점수 중심 구조이어서 같은 과목 선택이라도 전략적 해석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전형 방향과 연결해 선택과목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핵심은 ‘어떤 과목이 유리한가’보다 다양한 입시 정보 속에서 어떤 데이터를 신뢰하고 어떤 기준으로 선택을 해석할 것인지에 있습니다. 선택과목은 하나의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상황과 전략에 따라 달라지는 요소이기 때문에 정보의 출처와 구조를 함께 이해한 상태에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학생부 관리 과정에서 실제로 많이 발생하는 실패 사례가 궁금합니다. 특히 학생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학생부 관리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실패 사례는 ‘방향성 없는 활동의 누적’입니다. 개별 활동의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다 보니 전공과 연결되지 않는 다양한 경험이 혼재되고, 결과적으로 학업의 흐름과 맥락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의학 계열 진학을 목표로 하면서도 환경, 공학 등과 관련된 활동이 일관된 맥락 없이 병렬적으로 나열되는 경우, 전공 적합성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활동은 충분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와 방향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단기적인 성과를 위한 이벤트성 활동이나 결과 중심의 기록 역시 주의해야 할 요소입니다. 활동의 결과만 나열되고, 그 과정에서 어떤 탐구와 학습이 이루어졌는지가 드러나지 않는 경우, 학생의 성장과 역량을 입체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학생부 관리는 개별 활동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 하나의 주제와 방향성 아래에서 학습과 탐구를 축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관된 흐름 속에서 과정과 성장을 함께 보여주는 전략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추민규 수시 전문가, 대치 CMG입시전략연구소장, 해민입시진학상담센터장.
    ▲ 추민규 수시 전문가, 대치 CMG입시전략연구소장, 해민입시진학상담센터장.

    — 정시 이야기도 해볼게요. 최근 수능 및 모의평가 난이도 흐름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요?

    최근 수능과 모의평가의 난이도는 과거와 같은 ‘물수능’ 기조와는 거리를 두면서 전반적으로 중간 수준의 난이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출제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쉽거나 어려운 형태보다는 전반적인 균형을 유지하면서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조적으로는 평이한 수준에서 출제하되, 상위권 변별력을 위한 문항이 일부 포함되는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모의평가의 경우, 6월 평가원 모의평가는 상대적으로 난이도를 높여 수험생의 위치를 점검하는 역할을 하고, 9월 모의평가는 실제 수능과 유사한 난이도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출제되는 흐름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지난 수능 영어영역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높은 난이도로 출제되며 주요 변수가 됐습니다. 이에 따라 영어영역이 절대평가이지만, 실제로는 변별력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현재 영어영역은 절대평가 체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입시에서는 대학별 반영 방식에 따라 변별력 요소로 작용하는 이중적 구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많은 대학이 영어 성적을 감점 방식으로 반영하면서도, 실질적인 기준선을 2등급 이하에 두고 있어 일정 수준 이하에서는 점수 차이가 합격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과도한 점수 경쟁을 완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시험 난이도와 대학별 반영 방식에 따라 변별력이 달라지는 조정 변수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냅니다. 형식적으로는 절대평가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입시에서는 상대적인 영향력을 갖는 요소로 작동하는 이중적 구조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수험생 입장에서 예측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 지난달 24일, 올해 첫 모의평가인 ‘3월 학력평가’가 치러졌습니다. 3월 학평 성적을 어떤 기준으로 활용해야 할까요?

    “3월 학력평가는 결과 자체에 과도한 의미를 두기보다 향후 학습 전략을 점검하는 기준점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시적인 성적 변동에 집중하기보다 성적 하락의 원인과 취약 영역을 구조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특히 내신 대비와 병행하면서 6월 모의평가를 중간 목표로 설정하고, 그에 맞춰 학습 계획을 재정비하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영역을 단기간 내 보완할 수 있는지 현실적으로 판단하고, 필요하다면 과목별 학습 비중과 목표 등급을 조정하는 유연한 전략도 요구됩니다.”

    — 3~6월, 여름방학, 9월 이후 등 시기별 학습 전략도 궁금합니다. 

    “먼저 3월부터 6월까지는 취약 영역을 보완하는 ‘기초 재정비’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과목별 약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안정적인 학습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이 시기는 단순 반복이 아니라, 이해가 부족했던 영역을 확실히 끌어올려 ‘되지 않던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여름방학은 성적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시기입니다. 이때는 이미 선택한 과목과 학습 방향을 바탕으로, 실제 점수 상승에 직결되는 훈련에 집중해야 합니다. 기출문제 분석과 실전 문제풀이 비중을 확대하고, 시간 관리와 문제 해결 전략을 정교화하는 등 실전 대응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9월 이후는 최종 결과를 결정짓는 마무리 단계입니다. 이 시기에는 새로운 내용을 확장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축적한 학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실수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또한 수시와 정시 중 어떤 전략에 집중할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로, 개인의 성적과 지원 구조를 고려한 선택과 집중이 요구됩니다. 시기별로 ‘보완–상승–안정’이라는 흐름 속에서 전략을 구체화하는 것이 효과적인 학습 운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상위권·중위권·하위권 학생 각각에게 현실적인 학습 전략을 제시한다면요?

    “상위권 학생의 경우 현재의 학습 흐름과 성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막바지로 갈수록 체력 저하로 인해 성적이 흔들리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에 학습 효율을 지속하기 위한 체력 관리와 컨디션 조절이 핵심 변수로 작용합니다. 일정한 루틴을 유지하면서도 적절한 휴식과 회복 시간을 확보해, 마지막까지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중위권 학생은 반복 학습의 완성도가 성적 상승을 좌우하는 구간에 있습니다. 수시와 정시를 동시에 고려하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전략의 분산보다 중요한 것은 학습의 밀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하루 학습 루틴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기출문제 풀이–해설 분석–오답 정리–실전 적용’으로 이어지는 반복 구조를 체계화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누적된 반복이 결국 실수 감소와 점수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하위권 학생은 무리한 목표 설정이나 전형에 대한 과도한 집착보다 현실적인 진로와 학과 선택을 중심으로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성적 수준에서 지원할 수 있는 범위를 고려하되,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기반한 선택이 중요합니다. 학습 측면에서는 개념의 과도한 확장보다는 교과서, 참고서, EBS 연계교재를 중심으로 한 기본 반복 학습에 집중해, 출제 범위 내에서 확실한 점수를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 지금 시점에서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나요?

    “가장 많이 놓치고 있는 부분은 자신의 입시 방향을 조기에 설정하는 전략적 판단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많은 수험생이 수시와 정시 중 어느 쪽에 집중할지에 대한 결정을 6월이나 9월 모의평가 이후로 미루는 경향이 있는데, 이 시점에서는 이미 전략 수립의 골든타임이 상당 부분 지나간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어느 대학에 갈 것인가’보다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기준을 먼저 설정하는 것입니다. 진로에 대한 명확한 방향이 있어야 그에 맞는 전형 선택과 학습 전략이 일관되게 설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대학의 이름이나 간판을 기준으로 진로를 설정하기보다 자신이 어떤 전공을 선택하고 어떤 일을 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같은 대학이라도 어떤 학과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이후의 진로와 기회는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특정 직업이 안정적일 것이라는 기존의 인식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직업 구조와 산업 환경이 지속적으로 바뀌는 만큼 단순한 직업 목표보다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공 선택과 역량 설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공과 다른 분야로 진로를 확장하거나, 대학원 진학을 통해 전문성을 이어가는 사례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대학을 가느냐’보다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 것인가’입니다. 자신의 관심과 가능성을 바탕으로 일관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학과 선택과 진로 설계를 중심에 두는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