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경기도교육감 “경기미래교육, 이제 현장으로 확장할 때” (인터뷰②)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6.01.21 09:00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신년 인터뷰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인터뷰①에 이어)

    “임태희 교육 시즌 2는 경기미래교육을 공교육의 표준으로 완성해 가는 과정”

    공교육을 둘러싼 논의는 이제 ‘방향’에서 ‘현장 체감’으로 옮겨가고 있다. 정책의 취지와 비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정책이 학교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지역과 여건에 따라 생겨온 격차를 얼마나 줄이고 있는지, 그리고 교사와 학생, 교육 종사자의 일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초점은 학교 현장의 신뢰 회복과 공교육의 책임 강화에 맞춰져 있다. 여기에 국제교류 확대와 ‘경기미래교육 2032’, 이른바 ‘임태희 교육 시즌 2’ 비전까지 더해지며 경기교육의 중장기 구상도 구체화되고 있다. 

    경기교육의 변화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학교와 지역 곳곳에 스며들 수 있을지, 그 실행 전략과 과제를 살펴봤다.

    - IB 프로그램이 확산되면서 일부에서는 교육 불평등이나 이른바 ‘귀족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IB 교육의 성과를 특정 학교에 머무르지 않고 공교육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한 경기도교육청의 전략은 무엇입니까?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IB 교육은 일부 학교나 특정 학생만을 위한 ‘특별한 교육’이 아니라모든 학생의 성장을 돕기 위한 수업과 평가의 실천 모델입니다. IB 교육의 성과가 특정 학교에 머무르지 않고, 공교육 안에서 어떻게 확산되느냐가 핵심이죠.

    그동안 IB 교육의 기반을 다져왔다면 이제는 그 성과를 공교육 전반으로 넓혀가는 단계에 들어섰어요. 현재 경기도 내 20여 개 IB 월드스쿨을 미래형 교수‧학습의 거점으로 삼아 수업과 평가 사례를 공유하고, IB를 운영하지 않는 학교에도 그 성과가 자연스럽게 환류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IB 학교가 성과를 독점하는 구조가 아니라, 공교육 전체의 학습 자산으로 축적되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아울러 IB 전문 교원을 체계적으로 양성해 수업 나눔과 교원 연수, 현장 지원의 중심 역할을 맡기고 있어요. 이들은 개념 기반 탐구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 등 IB의 핵심 원리를 각 학교의 여건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IB 교육을 하나의 형식이나 메뉴얼로 획일화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IB의 성과는 각 학교가 자신의 여건에 맞게 적용하고 성찰하는 과정 속 만들어진다고 보고 있어요. 앞으로는 IB 월드스쿨과 미운영 학교가 함께 참여하는 지역별 연구공동체를 활성화해, 공동 연구와 실천이 이어지도록 할 계획입니다.

    경기 IB 정책의 목표는 이른바 ‘귀족 교육’이 아니라, IB를 통해 검증된 수업과 평가의 성과를 공교육 전체의 자산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IB 교육이 모든 학교의 교육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 교권 보호와 관련해 현장 교사들은 여전히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교권 보호 강화 대책과 함께, 실질적인 교육 활동 보호와 상호존중의 학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은 무엇인가?

    교권 보호의 목적은 교사 개인을 방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안심하고 교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학교 환경을 만드는 것이죠. 경기도교육청은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는 동시에 교육 활동 자체가 존중받는 학교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정책의 중심을 두어 왔습니다.

    제도적으로는 도내 25개 지역에 교권보호지원센터를 구축해 법률·행정·심리 지원을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고, 교육 활동 보호 안심콜과 교원 심리상담 체계도 운영하고 있어요. 정당한 학생생활지도에 대한 무분별한 신고에 대해서는 교육감 의견서를 적극 제출해 교사의 교육 활동을 보호하고 있으며, 이런 조치의 결과로 최근 교육 활동 침해 사례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6년부터는 사후 대응을 넘어 예방과 회복 중심의 보호 체계를 한층 강화하려고 해요. 교원 경력 단계별 심리·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중대 사안에 대해서는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해 교사가 혼자 문제를 떠안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법률 지원과 공제 기능도 함께 확대해 실질적인 보호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에요.

    다만 제도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상호존중의 학교 문화를 만드는 일도 핵심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교사와 학생, 보호자가 서로의 권리와 책임을 이해할 수 있도록 상호존중 교육과 예방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학생생활지도 기준을 보다 명확히 안내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학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자 합니다.

    교권 보호의 궁극적인 목표는 처벌이 아니라, 교사가 존중받고 학생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경기도교육청은 제도적 보호와 문화 개선을 함께 추진해, 교육 활동이 존중받는 학교 환경을 꾸준히 만들어가겠습니다.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 지자체별 재정 여건과 정책 의지의 차이로 지역 간 방과후·돌봄 서비스 격차가 발생해 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에 관계없이 균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기형 초등 방과후·돌봄 체계’의 해법은 무엇입니까?

    초등 방과후·돌봄은 이제 지역이나 가정의 선택에 맡길 문제가 아니라, 공교육이 책임져야 할 공적 영역이에요. 그동안 지자체의 재정 여건이나 정책 의지에 따라 서비스 수준에 차이가 생겨 온 것도 분명한 현실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런 한계를 넘기 위해 학교를 중심으로 방과후 교육과 돌봄을 통합 운영하는 ‘경기형 초등 방과후·돌봄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2026년부터는 방과후와 돌봄을 각각의 사업으로 운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규 교육과정 이후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공교육의 연장선으로 재정립하고, 교육청이 책임지는 구조로 운영할 계획이에요.

    핵심은 교육청 책임 아래 표준화된 운영 기반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모든 초등학교에 방과후·돌봄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행정과 강사 관리, 안전 관리를 통합해 학교와 교사의 부담을 줄이겠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 달라지는 문제를 최소화하고자 합니다.

    학생의 발달 단계에 맞춘 맞춤형 운영도 함께 강화해 나가려고 해요. 초등 저학년에게는 놀이와 신체활동 중심의 무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고학년에게는 선택형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대별 돌봄도 체계화해, 돌봄 공백을 줄여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농산어촌이나 소규모 학교 지역에는 교육지원청이 직접 운영에 참여하고, 온동네 돌봄·교육센터와 연계해 지역 여건에 따른 격차도 보완해 나갈 계획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방과후·돌봄을 지자체 여건에 맡기는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청이 기준과 책임을 지는 공교육 중심 체계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어디에 살든, 보다 균질한 방과후·돌봄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차분히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 지역마다 교육 여건이 크게 다른 상황에서 지역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한 경기도교육청의 균형 발전 전략은 무엇입니까?

    경기도교육청의 균형 발전 전략은 모든 지역에 같은 정책을 일괄 적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의 특성과 강점은 살리되 교육 격차가 구조적으로 커지지 않도록 조정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어요. 이를 위해 지역 맞춤형 교육과 협력·공유를 핵심축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먼저 각 지역의 산업과 문화, 역사 자원을 교육과정과 연결해, 학생들이 자신이 사는 지역 안에서 배움과 진로 탐색의 기회를 넓힐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교육발전특구를 중심으로 지역 연계 교육과정과 진로·직업 연계 수업을 운영하고, 그 성과가 학교 교육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자체와 대학, 기업 등과 협력하는 지역 기반 교육 생태계를 통해 학교의 교육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어요. 학교가 모든 역할을 혼자 떠안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함께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경기공유학교와 경기온라인학교는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공유학교를 통해 학교 간 교육과정을 함께 나누고, 온라인학교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학습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여건에 따른 차이를 보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역교육지원청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지원과 교원 전문성 강화를 통해, 지역이나 학교에 따라 교육의 질이 달라지지 않도록 기반을 다지고 있어요.

    경기도교육청은 지역의 다양성이 곧 교육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맞춤형 정책과 협력·공유를 결합한 균형 발전 전략을 통해 모든 학생이 어디에 있든 공정한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차분히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 학교급식 종사자의 안전과 직결된 ‘경기형 급식실 환기 시스템’ 구축을 위한 예산 편성은 현재 어떤 단계까지 진행됐습니까?

    학교 급식실 환기 개선은 급식 종사자의 건강과 안전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경기도교육청은 이를 단년도 사업이 아니라 중장기 재정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어요. 현재 경기도 내 조리교 2480교 가운데 967교, 약 39%에서 환기 설비 개선을 마쳤고, 2033년까지 모든 학교 개선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2026년에는 전면 개선 대상 154교와 급식실 현대화 대상 54교를 포함해, 총 208교에서 환기 설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에요. 이를 위해 2026년 본예산(안)에 총 323억 4천만 원을 편성했습니다. 이 예산은 현장 적용 과정에서 확인된 냉‧난방 부담과 소음 문제 등을 반영해, 사업 물량과 일정을 보다 현실적으로 조정한 결과입니다.

    아울러 아직 전면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1862교를 대상으로 전수 점검도 실시할 예정이에요. 이를 위한 점검 예산 약 21억 원 역시 2026년 본예산에 반영돼 있습니다. 점검 결과를 토대로 학교별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고, 보다 시급한 학교부터 순차적으로 예산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앞으로도 본예산과 중기재정계획을 통해 관련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급식실 환기 개선이 현장에서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근무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책임 있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 2025년 국제교류 성과를 바탕으로, 2026년 경기도교육청은 국제교류를 어떤 방향으로 확대·발전시킬 계획입니까?

    경기도교육청은 국제교류를 단순한 해외 방문이나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기미래교육의 정책과 교육과정을 세계와 연결하는 실천적 교육 활동이라고 봅니다. 2025년이 국제교류의 기반을 넓히는 해였다면, 2026년은 그 성과를 구조화하고 체계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25년에는 국제교류 운영학교 확대와 연구학교 운영, 국제포럼 개최 등을 통해 학생 참여형 국제교류 모델을 정착시켜 왔어요. 또 경기공유학교와 경기온라인학교를 활용한 비대면·혼합형 교류를 통해, 지역이나 학교 여건에 따른 참여 격차도 줄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2026년에는 국제교류를 정책–교육과정–학생 참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한 단계 더 고도화할 계획이에요. 권역별·주제별 전략적 국제교류를 추진하고, 디지털 전환과 미래 역량, 시민교육과 같은 공통 의제를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겠습니다.

    학생 중심 국제교류도 더욱 확대하려고 해요. 학교 수요에 맞춘 국제교류 매칭을 강화하고, 교육지원청 거점 프로그램과 경기온라인학교를 활용한 공동수업, 프로젝트형 교류를 정례화해 국제교류가 학교 안팎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국제교류 지원센터 운영과 전문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학교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해외 네트워크와 연계한 한국어·문화 프로그램도 보다 체계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2026년 국제교류를 통해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경기미래교육의 정책과 실천이 국제적으로 확산되는 협력 모델을 차분히 만들어가겠습니다.

    - 앞으로 경기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며, 이른바 ‘임태희 교육 시즌 2’의 핵심 비전은 무엇입니까?

    앞으로 경기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학교 교육이 배움과 성장이라는 본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완성하는 데 있습니다. 그 핵심에는 대학입시 제도 개편이 있습니다. 대입은 학교의 수업과 평가, 교육과정 전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제도인 만큼 대입이 바뀌지 않으면 학교 교육의 변화 역시 안정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경기교육은 점수와 결과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의 성장과 배움을 중심에 둔 교육으로 방향을 전환해 왔어요. 그 과정에서 학교 현장에서는 수업과 평가의 변화, 교사의 전문성 강화, 학교 자율성 확대라는 의미 있는 성과들이 나타났습니다. 이제 중요한 과제는 이런 변화가 실험이나 시도에 그치지 않고 제도로 뒷받침돼 지속될 수 있도록 교육체계를 완성하는 일이죠.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제시한 것이 ‘경기미래교육 2032’, 이른바 임태희 교육 시즌 2입니다. 이는 새로운 정책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축적해 온 경기미래교육의 변화들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 공교육을 완성해 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어요. 대입 제도 개편을 통해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고,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과 온라인까지 공교육의 범위를 확장하는 구조적 전환이 핵심입니다.

    임태희 교육 시즌 2는 학교 교육이 학생 성장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제도를 완성하고, 경기공유학교와 경기온라인학교를 통해 지역과 여건에 따른 교육 격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AI와 디지털 기술 역시 앞서는 목표가 아니라, 교사와 학생을 지원하는 도구로 활용해 교육의 목적에 맞게 쓰이도록 하겠습니다. 자율과 책임, 균형과 미래라는 교육 기조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행정과 제도도 함께 정비해 나갈 계획입니다.

    임태희 교육 시즌 2는 새로운 출발이라기보다, 경기미래교육을 공교육의 표준으로 완성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학교에서 시작된 변화를 대입 제도와 현장 중심 정책으로 단단히 연결해 흔들림 없는 교육체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