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남 에듀윌 회장 “합격을 넘어 성장을 설계해야” (인터뷰①)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5.12.29 11:33

- 양형남 에듀윌 회장 인터뷰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 교육은 다시 시작하기 위한 도구”

  • 양형남 에듀윌 회장.
    ▲ 양형남 에듀윌 회장.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빠르게 힘을 잃으면서, 교육의 무게중심도 함께 이동하고 있다. 더 이상 교육은 학생 시절에만 필요한 준비 과정이 아니라, 일과 삶을 이어가기 위한 ‘두 번째 설계도’가 되고 있다. 특히 직장인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자격증과 직무 역량을 통해 새로운 커리어를 모색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33년간 자격시험 교육 시장을 이끌어온 에듀윌 역시 이러한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최근에는 단순한 ‘합격 중심 교육’을 넘어 재직자 교육과 업스킬링, AI 기반 학습 시스템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새로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시장 위축과 실적 부진이라는 어려움을 겪은 이후, 구조 개선과 콘텐츠 혁신을 통해 다시 성장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형남 에듀윌 회장을 만나 성인 학습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교육 시장의 변화와 중장년층 학습자들이 마주한 현실적인 장벽, 그리고 ‘에듀윌 2.0’ 비전이 담고 있는 의미를 들어봤다. 변화의 최전선에서 바라본 교육의 현재와 방향성에 대해 물었다.

    ─ 최근 교육 시장의 중심이 학생에서 성인 학습자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보시기에 가장 뚜렷하게 달라진 변화는 무엇인가요?

    현장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변화는 성인 학습자들의 자기계발이 더 이상 단순한 스펙 쌓기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요즘은 ‘제2의 직업’을 염두에 두고 전문 자격증에 도전하는 분들이 확실히 늘었습니다.

    최근 에듀윌 설문조사에서도 ‘주택관리사’나 ‘사회복지사’처럼 정년 이후에도 이어갈 수 있는 전문 자격증에 대한 선호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희미해지다 보니, 2030세대는 물론 40·50대까지도 안정적인 노후와 일의 지속성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걸 체감합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최근 치러진 ‘제28회 주택관리사 자격시험’입니다. 에듀윌 수강생인 50대 직장인 한 분이 전국 수석으로 합격했는데, 수험생들이 가장 까다롭다고 꼽는 ‘공동주택관리실무’ 과목에서 만점을 받았습니다. 나이나 본업이 장벽이 되기보다는, 얼마나 체계적으로 준비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현장에서도 확실한 노후 대비를 위해 다시 책을 잡는 성인 학습자들의 열기가 이전보다 훨씬 뜨거워졌습니다.

    ─ 40·50대 중장년층의 전문 자격증 도전이 늘고 있죠. 이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지점은 어디이며, 에듀윌은 그 장벽을 낮추기 위해 어떤 부분에 가장 집중하고 있나요?

    40·50대 중장년 학습자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장벽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오랜 시간 공부에서 멀어졌다가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입니다. 20~30년간 한 분야에서 일해온 분들이다 보니, 정년 이후를 대비해 다시 책을 펼쳐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또 하나는 전혀 새로운 분야로 옮겨가는 데 대한 두려움입니다. 기존에 쌓아온 경험과는 다른 영역에 도전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큽니다.

    에듀윌은 이런 두려움을 줄이는 데 가장 신경 쓰고 있습니다. 중장년 학습자들의 학습 특성을 고려해 커리큘럼을 설계하고, AI 기반 학습 시스템과 적중도 높은 강의를 통해 짧은 시간에도 학습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주택관리사처럼 상대평가 시험에서 최고 득점자가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는 점은, 이런 학습 방식이 현장에서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에듀윌은 학습뿐 아니라 진로에 대한 고민까지 함께 나누는 지원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1대1 상담과 코칭을 통해 학습자들이 이후의 방향을 그려갈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장년 학습자들이 느끼는 ‘다시 시작하는 공부’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합니다.

    ─ 직장인·중장년 학습자들은 과거의 전통적인 자격시험 준비층과는 다른 학습 니즈를 보이고 있는데요. 현장에서 보시기에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학습 지원 요소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직장인이나 중장년 학습자들에게 가장 부족한 자원은 단연 시간입니다. 그래서 이분들은 무엇보다 실패 없는 효율성을 원합니다. 기존 수험생들이 방대한 기본서를 차근차근 소화하는 방식이라면, 직장인 학습자들은 “그래서 결론이 뭐냐”, “이걸 배우면 당장 무엇을 할 수 있느냐”를 먼저 묻습니다.

    이런 특성에 맞춰 에듀윌은 마이크로 러닝과 실전 적용 중심의 학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출퇴근길에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짧은 요약 강의, 복잡한 설명 대신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템플릿 제공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지속적인 동기 관리입니다. 혼자 공부하며 느끼는 고립감을 줄이기 위해, AI 튜터나 학습 매니저가 학습 과정을 밀착 관리하며 방향을 잡아주는 방식에 대한 선호가 특히 높습니다. 결국 직장인과 중장년 학습자에게 필요한 것은 ‘많이 배우는 공부’가 아니라, 바로 써먹을 수 있고 끝까지 이어갈 수 있는 학습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 ─ 에듀윌은 오랜 기간 자격시험 분야에서 신뢰를 구축해 온 기업입니다. 최근 직무 역량 강화나 재직자 교육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요. 새로운 분야로 확장하게 된 계기와 지금 이 변화가 중요하다고 보신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지금은 ‘평생 직장’이 사라지고, 한 가지 직업만으로는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자연스럽게 N잡과 지속적인 업스킬링이 필수가 됐고, 교육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에듀윌이 지난 33년 동안 쌓아온 것이 ‘합격’의 노하우라면, 이제는 합격 이후의 성장까지 책임져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자격증 취득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 자격증을 바탕으로 실제 현장에서 성과를 내고, 급변하는 AI시대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 기업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변화는 불가피했습니다. 기존 B2C 중심 구조를 넘어, B2B 기업 교육과 AI 러닝 플랫폼, 글로벌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습니다. 이러한 방향성이 바로 에듀윌이 추구하는 ‘에듀윌 2.0’ 비전의 핵심입니다.

    ─ 사업 전환 이후 수강생들의 학습 지속률, 재등록률, 이수 결과 등 주요 지표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는지 궁금합니다. 대표님이 보시기에 가장 인상 깊었던 변화나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시겠습니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학습자들의 반응 속도와 참여 방식입니다. 최근 커리큘럼을 데이터 기반으로 재설계하면서, 이론 위주의 강의는 줄이고 ‘입문 2주 루틴’이나 ‘출제 포인트 10분 요약’처럼 짧고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대폭 늘렸습니다.

    또 챕터 말미에 과제 대신 ‘실무 체크리스트’를 넣어, 배운 내용을 바로 써보도록 유도했습니다. 그 결과 완강률이 눈에 띄게 개선됐고, 학습자들이 직접 만든 프롬프트나 영상 결과물을 커뮤니티에 공유하며 서로 피드백하는 능동적인 학습 문화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체질 개선과 서비스 혁신을 추진한 결과, 2024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49억 원)에 성공했고, 2025년 상반기에는 이미 전년도 연간 이익을 넘어선 5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로, 수강생들이 변화된 에듀윌을 체감하고 다시 찾아주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고 있습니다.

    ─ 최근 에듀윌이 실적 부진 등의 영향으로 교육 시장에서 다소 위축된 이미지를 보였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변화와 노력을 이어오고 있으며, 실제로 달라진 모습은 어떤 지점에서 확인할 수 있을까요?

    사실 최근 몇 년간 공무원과 공인중개사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에듀윌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자격증 시장이 5~15% 정도 줄어든 데 비해, 공무원과 공인중개사 시장은 체감상 약 60% 가까이 축소됐고, 두 분야가 과거에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만큼 타격이 컸습니다.

    다만 중요한 점은 시장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구조적인 개선을 통해 먼저 반등을 만들어냈다는 점입니다. 2022년 이후 매출 감소와 적자가 이어지자, 2023년부터 비용 절감과 사업 구조 재편에 집중했고, 인원 조정과 오프라인 학원 축소, 사업부 재편을 1년 넘게 진행한 끝에 2024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시장이 좋아져서가 아니라, 내부 체질 개선으로 만들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특히 전국 63개였던 오프라인 학원을 18개로 줄이며 효율 중심으로 재편했고, 매출 감소 폭보다 비용 절감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면서 수익 구조가 안정됐습니다. 2025년에는 흑자 폭도 전년 대비 확대되고 있고, 전반적인 실적 흐름 역시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시장 회복 신호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무원 시험의 경우 고용 환경 변화와 처우 개선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다시 늘고 있고, 에듀윌 내부 지표에서도 무료 회원 수와 유료 전환, 매출이 함께 움직이는 긍정적인 흐름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공무원 무료 회원 DB는 전년 대비 약 40% 증가했고, 공인중개사 시장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