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익 메가스터디 강사 “통합사회, 암기가 아니라 세상을 보는 힘” (인터뷰①)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5.10.13 17:00
  • 김종익 메가스터디 강사. / 강여울 기자.
    ▲ 김종익 메가스터디 강사. / 강여울 기자.

    수능 개편 이후, 고등학교 1학년의 통합사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윤리·지리·일반사회가 함께 묶인 이 과목은 학생들에게 세상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사고력을 길러준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미가 크지만, 수능 과목으로 지정되면서 부담감이 커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메가스터디 대표 강사이자 통합사회 교육과정 연구 경험을 지닌 김종익 강사는 “통합사회는 단순한 암기 과목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키우는 교과”라며 “교과의 구조를 이해하고 영역별 학습법을 구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통합사회의 본질과 공부 전략, 그리고 수능 시대의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 ─ 통합사회는 여러 과목이 융합된 교과입니다.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이 과목이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보나요?

    원래 통합사회는 고1 학생들이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과목이었어요. 그런데 수능 과목이 되면서 부담스럽게 느끼는 학생들이 많아졌죠. 사실 들여다보면 통합사회는 굉장히 재미있는 과목이에요. 

    윤리, 지리, 일반사회가 함께 들어 있어서 세상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거든요. 처음엔 “유교나 철학은 어려워요” 하던 아이들이 공자나 아리스토텔레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생각보다 흥미로워해요. 지리 단원에서는 자신이 다녀본 지역의 기후나 환경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고요. 2학기에는 ‘정의란 무엇인가’ 같은 인문학적 주제를 다루면서 문해력과 사고력도 키울 수 있어요. 경제 단원에서 배우는 ‘기회비용’도 결국 ‘선택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개념이죠.

    통합사회를 단순히 수능 과목이 아니라, 세상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힘을 길러주는 과목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고1 때 꼭 경험해야 할 매력적인 교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통합사회를 효과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꼭 짚어야 할 첫걸음은 무엇일까요?

    통합사회를 제대로 공부하려면 먼저 ‘통합사회 1’과 ‘통합사회 2’의 구조를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제가 예전에 평가원과 교육과정 관련 일을 했고, 통합사회 선도 교사로도 활동했거든요. 그때부터 통합사회의 전체 흐름을 연구하고 현장에 알리는 역할을 했어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은 게 “통사의 큰 틀을 먼저 봐야 한다”는 거예요.

    많은 학생들이 단원별로 외우기만 하는데, 통합사회 1은 ‘나와 사회’, ‘행복한 삶’, ‘공간의 의미’처럼 나 자신과 생활에 대한 이해로 시작해요. 반면 통합사회 2는 ‘인권’, ‘경제적 불평등’, ‘자본주의 구조’, ‘지구촌 문제’처럼 사회와 세계로 시야를 넓혀가는 단계죠.

    즉, 통합사회 1은 ‘나에 대한 공부’, 통사 2는 ‘세상에 대한 공부’예요. 이 흐름을 알고 공부하면 지금 나는 어떤 주제를 배우는지 스스로 인식하게 되고, 훨씬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럼 통합사회 공부가 훨씬 재미있어져요.

  • ─ 통합사회를 수능 과목으로 다루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솔직히 처음 들었을 때는 좀 충격이었어요. 예전에도 사회 과목을 한꺼번에 묶어서 수능을 본 적은 있었지만, 그때는 문항 난이도가 낮아서 공부 부담이 크지 않았거든요.

    지금은 완전히 상황이 달라요. 지난 10여 년 동안 윤리, 지리, 일반사회가 각각 세분화되면서 문항이 굉장히 정교해졌어요. 이런 과목들이 다시 ‘통합사회’라는 이름으로 묶였다는 건, 세 과목의 깊은 문제들이 한 시험에 동시에 나온다는 뜻이에요.

    처음 1~2년은 수능이 비교적 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곧 각 과목의 심화 개념이 쌓이면서 점점 어려워질 거예요. 분명히 윤리에서는 정의 파트나 사상가 이해, 지리에서는 쾨펜의 기후 구분, 일반사회에서는 비교우위 계산 문제 같은 각 영역의 심화 문항들이 등급을 가르는 핵심 포인트로 등장할 겁니다.

    물론 통합사회가 수능 과목이 된 건 학생들에게 융합적 사고력을 키우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난이도 상승과 학습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 다양한 영역이 섞여 있다 보니 학생들이 통합사회를 공부하면서 자주 하는 실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사탐런’이라고 하죠. 사회탐구 과목이 정말 인기예요. 올해 수능만 봐도 사회문화 응시자가 27만 명이 넘거든요. 생활과 윤리도 22만 명 가까이 되고요. 그만큼 관심이 높아진 건 사회를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인데, 문제는 과목별 공부법이 다르다는 걸 학생들이 잘 모르더라고요.

    통합사회에서도 이게 그대로 나타나요. 윤리, 지리, 일반사회가 각각 특성이 다른데 한꺼번에 공부하다 보면 헷갈리는 거예요. 예를 들어 지리는 위치나 기후처럼 암기와 이해를 함께 해야 하고, 일반사회는 용어 정리와 개념 적용이 핵심이에요. ‘문화 변동’, ‘발명과 발견의 차이’처럼 개념을 정확히 알고 문항에 적용해야 하죠.

    반면 윤리는 암기보다 사상가의 생각을 이해하는 게 중요해요. 그런데 학생들이 ‘사회는 외우면 된다’는 예전 방식으로 접근하다가 많이 힘들어합니다.

    결국 통합사회는 영역이 넓어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과목별 학습법을 구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윤리는 이해 중심, 지리는 구조 중심, 일반사회는 개념 중심으로 공부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 김종익 메가스터디 강사. / 강여울 기자.
    ▲ 김종익 메가스터디 강사. / 강여울 기자.

    ─ 최근 통합사회 과목에서 눈여겨봐야 할 변화나 경향은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큰 변화는 교과서 종류가 늘었다는 거예요. 2015 교육과정 때는 5종이었는데, 2022 교육과정에서는 8종으로 확대됐어요. 그런데 이 교과서들이 처음 만들어질 땐 수능 과목이 아니었거든요. 그러다 수능 과목으로 지정된 뒤에야 내용이 급히 추가됐어요.

    그래서 학생 입장에서는 교과서가 많아졌다는 점을 꼭 인식해야 합니다. 수능에서는 여러 교과서에서 공통된 내용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우는 한 교과서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다양한 교재나 강의를 참고해서 공통된 개념을 정리해두는 게 필요하죠.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통합사회가 2학년 선택과목과 이어진다는 점이에요. 요즘은 2학년 때 한 학기에 한 과목씩 직접 선택해서 배우는 구조라, 1학년 때 통합사회를 공부하면서 ‘내가 어떤 영역이 약한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윤리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2학년 때 ‘현대사회와 윤리’나 ‘윤리와 사상’ 같은 과목을 선택해 보완할 수 있죠. 반대로 친구들이 간다고 따라가면 내신과 수능 모두 불리해질 수 있어요.

    결국 통합사회는 1학년 과목이지만, 2학년 선택과목과의 연계까지 고려해야 하는 교과예요. 이걸 알고 전략적으로 공부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 김종익 강사

    메가스터디 사회탐구 대표 강사로,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통합사회’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학교 교육 현장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복잡한 철학적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최고의 현장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윤리와 사상’ 및 ‘생활과 윤리’ 교과서 검정위원 및 현장적합성 검토위원으로 참여했으며, 2013~2018년까지 EBS 수능특강/수능완성 ‘생활과 윤리’ 및 ‘윤리와 사상’ 검토위원이었다. 2018년에는 EBSi 사회탐구 윤리 대표 강사/대표 강사상을 수상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