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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교육의 새 길 연다”…레드브릭, 글로벌 확장 가속 (인터뷰②)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5.04.04 09:00

- 이수욱 레드브릭 본부장 인터뷰
- 국내 넘어 중동·동남아 진출… 글로벌 교육 생태계 구축 가속화

  • 이수욱 레드브릭 본부장.
    ▲ 이수욱 레드브릭 본부장.

    (인터뷰①에 이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신기술이 일상 깊숙이 스며들면서, 소프트웨어(SW) 교육은 단순한 기술 학습을 넘어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핵심 역량으로 주목받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국내 에듀테크 기업 레드브릭은 창작 중심 SW 교육 플랫폼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지난 2018년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출범한 레드브릭은 최근 중동, 동남아 등지로의 본격적인 진출을 시작했으며, '교육 수출'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조선에듀는 이수욱 레드브릭 본부장을 만나 레드브릭의 글로벌 전략과 에듀테크 산업의 흐름, 그리고 교육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앞으로 SW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까요?

    “PBL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AI가 타 산업과 결합하듯 교육도 융합형 교육으로 진행돼야 하죠. 문제해결 결과를 실제로 설계하는 창의력 증진을 위한 디자인씽킹이 팀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그 안에서 소통 역량을 키울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실패를 경험하고 수정‧보완 역량을 성장시키는 게 중요해요.”

    ─ 이런 수업 방식에서는 교사의 역할도 기존과 많이 다를 것 같아요.

    “SW 교육에서도 교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문제는 현재 공교육 현장에서는 제약이 많다는 점입니다. 초등학교는 5~6학년 실과 과목에서 17시간만 소프트웨어 교육을 다룹니다. 중학교도 정보 과목이 3년 내내 진행되지 않고, 1개 학년에만 배정돼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정보 교사 자체가 부족하고, 수업은 교사 역량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인거죠. 다행히 AI 교과서 도입으로 어느 정도 체계화가 시도되고 있으나, 여전히 실습 중심 교육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 교사들의 자율성과 연구는 얼마나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초등학교의 경우 ATC라는 교사 커뮤니티가 있고, 중학교도 지역별로 정보 교사 연구 모임이 활성화돼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수업 시간은 제한적이어서 실습 위주 교육은 어렵고, 교과서 중심의 이론 수업이 대부분이죠. 특히 AI 윤리, 디지털 리터러시 등은 강조되고 있지만, 실습은 학기 중 많아야 4~8시간이 전부입니다.”

    ─ 그래서 학생들이 실습은 외부 교육기관에서 진행하게 되는 구조군요.

    “맞아요. 졸업 후에는 K-디지털 트레이닝 등 민간과 정부 주도의 실습 중심 교육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교육은 현장 투입까지 고려해 구성되어 있고, 프로젝트 기반 수업이 활성화 됐죠. 반면, 학교 교육은 아직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도 현장에서는 충분히 인식되지 못하는게 현실입니다.”

    ─ 글로벌 사례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소프트웨어 교육은 어떤가요?

    “해외에서는 고등학교 교육 과정이 대학 및 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그래서 실무와 직결되는 커리큘럼이 많죠. 우리나라도 표준 체계는 존재하지만,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인력과 인프라는 아직 부족합니다. 민간 기업이 앞서 나가고 있으나, 정부 차원의 인재 양성과 교사 확대가 필요해요.”

  • 이수욱 레드브릭 본부장.
    ▲ 이수욱 레드브릭 본부장.

    ─ 최근 에듀테크 관련 기술이나 이를 적용한 교육법 중 가장 주목하고 있는 방법이나 에듀테크 관련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지금 글로벌 에듀테크의 가장 큰 흐름은 단연 AI를 활용한 학습자와 교육자 지원이에요. 국내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해외에서는 이미 AI가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 현장에 깊이 들어와 있어요. 해외 학생들은 이미 AI 에이전트를 통해 과제를 도움받고 있죠. 또, 수천만 명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학습 경로를 제안받는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어요. AI 챗봇이 언제든지 질문에 답해주고, 자동 채점이나 교육자료 생성, 학생 개개인에 맞춘 피드백 제공까지, 교육자 입장에서 보면 정말 든든한 도구가 되어가고 있는 거죠.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히 있어요. AI 윤리 문제나 정보보호, 혹은 AI가 잘못된 정보를 줄 가능성 같은 부분은 여전히 고민이 필요한 영역이에요. 그래서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AI가 ‘전부’가 아니라 ‘도움이 되는 역할’을 정확히 수행해야 한다는 거예요. AI는 어디까지나 교육의 본질을 해치지 않으면서, 학습자와 교사의 부담을 덜고 더 나은 교육 경험을 제공하는 ‘조력자’로 기능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 최근 디지털교육 강화 기조와 코딩교육 의무화 정책이 주목받고 있어요.

    “정부 주도로 몇 년 전부터 IT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져 왔습니다. 최근에는 ‘AI 국가대표’, ‘10만 디지털 인재 양성’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도 추진되고 있죠. 이는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디지털 역량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에요. 학교나 교육청 차원에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AIDT 도입은 물론이고, 학생들이 AI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죠. 교사분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리터러시 연수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고요.

    에듀테크 기업들도 발맞춰 변화하고 있어요.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들과의 협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레드브릭의 경우, 자체 개발한 SW 창작 엔진과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에요. 단순히 콘텐츠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학습자가 직접 만들어보고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창작 기반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부 정책 변화에 발맞춰 레드브릭이 추진 중인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이나 전략이 있나요?

    “창의융합형 인재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지난 3월에는 ‘노벨엔지니어링 솔루션’ 프로그램을 론칭했죠. 노벨엔지니어링 솔루션은 독서교육과 SW교육을 결합한 형태예요. SDGs 주제를 담은 필수 독서 목록을 중심으로 책을 읽고 거기서 문제를 찾아보는 활동을 먼저 하죠. 그 다음에 그 문제를 SW 교육을 통해 실제로 어떻게 해결해볼 수 있을지 고민하고 구현해보는 방식입니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은 현직 초등교사들과 함께 공동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커요. 실제 교실에서 필요한 부분, 학생들의 눈높이, 성취 기준 등을 세심하게 반영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현장 호응도도 높았고요.”

  • 이수욱 레드브릭 본부장.
    ▲ 이수욱 레드브릭 본부장.

    ─ 2025년 레드브릭의 핵심 사업 계획과 중점적으로 추진할 전략은 무엇인가요?

    “레드브릭은 2025년을 본격 수익화의 원년으로 목표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레드브릭이 보유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수익모델을 개발 중이고, 플랫폼 내 광고 수익사업도 이미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또한, B2B, B2G기반으로 진행해오던 레드브릭클래스를 B2C까지 확장해 교육사업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주력할 예정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교육을 통해 학습자들이 자연스럽게 레드브릭 플랫폼으로 유입되게 되는 플로우를 가져가 레드브릭 내에서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자 합니다. B2C 서비스를 위해 실제 학습자들의 파일럿 테스트가 이미 진행 중이고 상반기 내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레드브릭은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요.

    “레드브릭 플랫폼은 현재도 전체 사용자 중 70% 이상이 해외 사용자일 정도로, 해외에서 더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고 좋은 반응도 얻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중동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어요. 지난달에는 두바이 국부펀드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Hub71’에 선정돼 중동 시장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2023년에 300개 학교에 레드브릭 콘텐츠를 공급했고, MENA(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에듀테크 스타트업 Codiplay와는 중동과 중앙아시아 진출을 위한 협력 관계도 구축했습니다. 또, 말레이시아 과학혁신부가 주관하는 ‘테크림픽(Techlympic)’에서는 레드브릭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죠. 

    교육 사업인 ‘레드브릭클래스’ 역시 글로벌 진출을 준비 중입니다. 얼마 전에는 대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미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빠르게 현지화 및 사업화를 진행할 계획이에요. 또, 4월에는 일본 도쿄 ‘EDIX 박람회’, 6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Viet Edu’ 박람회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이런 국제 행사를 통해 더 많은 해외 교육 관계자들과의 연결점을 만들고자 해요.”

    ─ 레드브릭이 장기적으로 지향하는 교육의 비전과 목표는 무엇이며, 궁극적으로 어떤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나요?

    “레드브릭이 바라보는 교육의 미래는 국경과 언어를 넘어선 협업과 창의성의 확장입니다. 국내에서 글로벌 스타트업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어려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다양성의 부족’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서로 다른 시각에서 아이디어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더 창의적인 해결책도 나올 수 있죠.

    다행히 요즘은 AI 기술 덕분에 언어의 장벽도 점점 낮아지고 있어요. 이 점을 잘 활용하면, 전 세계의 학습자들이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는 협력의 장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고 보고 있어요.

    레드브릭은 이미 플랫폼 안에 수많은 해외 크리에이터와 학습자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들이 국내 학습자들과 함께 같은 관심사를 바탕으로 문제해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아이디어를 나누고, 결과물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그 안에서 서로 공감하고 배우며, 진짜 삶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들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희의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퍼블위즈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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