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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독서 습관을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독서가 학습 능력과 사고력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지만, 막상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아이의 연령에 따라 독서교육의 접근 방식이 달라야 한다는 점도 부모들에게 혼란을 더한다.
사교육 1번가 대치동에 위치한 ‘논술화랑’은 학년별 독서 지도법에 대한 체계적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많은 학부모로부터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곳이다. 초등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 시기별 독서교육의 핵심과 더불어, 논술화랑이 성공적인 독서 습관 형성을 위해 실천하고 있는 차별화된 지도법을 김수미 논술화랑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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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별로 독서교육 방법이 다를 것 같아요. 학년별 독서교육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독서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유아기입니다. 아직 한글을 모르는 유아기에 무슨 독서교육이 필요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시기에 형성된 독서에 대한 정서가 이후 독서 경험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지배적이죠. 유아기 부모님이 아이에게 들려주는 ‘동화 구연’은 마치 농사에서 초봄에 땅을 고르고 거름을 주는 ‘땅 만들기’ 작업과 같아요.
이후 초등 저학년 시기에는 한글을 깨치고 본격적으로 글자를 읽기 시작합니다. 이때는 글자를 한 글자 한 글자 꼼꼼하게 읽는 습관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너무 어려운 책을 권하기보다는 아이의 수준보다 조금 쉬운 책이나, 아이의 관심 분야에 맞는 책을 적극 권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기에는 편독(한 분야에 치우친 독서)도 괜찮아요. 중요한 것은 책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고 꾸준히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니까요.
초등 중학년 시기에는 저학년 시절 다져놓은 정독 습관을 바탕으로 다독을 시작해야 할 때죠. 하지만 이 시기의 아이들은 배경지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학년 시기에는 아이가 이제 막 알을 깨고 나온 것처럼,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하나씩 쌓아갈 수 있도록 돕는 독서가 필요합니다.
이 시기를 잘 넘겼다면, 초등 고학년 시기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에 도전해야 합니다. 평소 즐겨 읽던 책보다 조금 더 난이도 있는 책에 도전해 보는 것이 좋아요. 이렇게 도전적인 독서는 아이의 문해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다만, 너무 어렵거나 흥미를 잃게 만드는 책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의 수준보다 살짝 어려운 책을 권하고, 문학에 익숙한 아이일수록 비문학 책의 비중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효과적이죠.”
─ 각 시기 독서교육에서 부모가 유의해야 할 점을 알려주세요.
“유아기에 너무 일찍 한글을 가르치거나 읽기 독립을 유도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한글을 깨친 후 3년간이죠. 이 시기는 활자 읽기 습관이 고착되는 시기이므로, 너무 서둘러 시작하기보다는 아이의 학습 능력이 더 발달할 시점을 기다려주는 것이 좋아요. 무리하게 읽기를 강요하기보다는 부모님이 읽어주는 동화 구연을 통해 책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등 저학년의 아이들은 아직 한글 읽기 실력이 충분히 숙달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부모님의 구연과 아이의 혼자 읽기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음독(소리 내어 읽기)이 매우 효과적이죠. 음독을 통해 아이의 활자 읽기 집중력이 훨씬 향상될 수 있어요.
초등 중학년 시기에는 아이들이 점차 자신만의 세상에서 벗어나 외부 세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요. 이 시기 아이가 다독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배경지식이 부족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죠. 이럴 때 아이의 ‘아는 게 부족하다’라며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차근차근 세상에 관해 설명해 주며 아이의 이해력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등 고학년 시기는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책을 놓지 않기 위한 중요한 시기예요. 이 시기 부모가 유의해야 할 점은 단 한 가지입니다. ‘일주일에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게 하는 것’입니다.
초등 고학년 시기에는 많은 아이가 독서 단절기를 경험해요. 이는 영어, 수학 숙제 등 학업 부담으로 독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저학년 시절 독서 기반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고학년 수준의 책을 소화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고학년의 독서 단절만 막아도 아이는 월등한 문해력을 갖출 수 있어요. 따라서 이 시기 부모님은 아이가 꾸준히 독서 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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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다수 부모가 자녀에게 책을 권하지만, 아이들이 독서를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독서 지도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책 읽는 집안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부모님이 책을 가까이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책을 친근하게 느끼게 됩니다. 만약 부모님이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기 어렵다면, 가족 독서 타임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가족 모두가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을 정해두고 실천하면, 아이는 독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또래 친구들과의 독서 모임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독서 모임’이라는 이름 자체가 아이의 자존심과 허세를 자극해, 예상보다 훨씬 진지하게 임하는 경우가 많아요. 책 읽기에 거부감을 느끼던 아이도 친구들과 함께라면 책에 대한 흥미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이죠. 다만, 이러한 방법들은 읽기 독립이 이루어진 아이에게 효과적이에요. 읽기 독립 이전의 아이라면 부모님이 직접 책을 읽어주는 것이 더 좋죠. 이때 중요한 점은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선택해 최선을 다해 즐겁게 읽어주는 것입니다.”
─ 학부모들이 흔히 범하는 독서 지도에서의 실수는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까요?
“학부모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내 아이가 잘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불안함’, 다른 하나는 ‘결과만 빨리 얻고자 하는 조급함’입니다.
결국, 독서력은 사고력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해요. 사고력이 단기간에 눈에 띄게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성장하는 것처럼, 독서력 역시 한두 가지 방법으로 빠르게 향상되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초등 저학년 시기의 독서력은 마치 이제 막 싹을 틔운 씨앗과 같습니다. 이 시기는 매우 연약하고 조심스러워야만 하죠.
그럼에도 많은 부모님이 아이의 독서 실력을 확인하려는 마음에 자꾸 시험하듯 점검하거나, 더 높은 단계의 선행 학습을 욕심내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독서력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이보다는 아이와 함께하는 독서 시간을 즐기고, 기다려 주며 응원하는 자세가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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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술화랑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죠. 대치동에서 상당한 인기를 자랑하는 논술학원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학부모와 학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대치동에서 학원이 성공하는 비결은 단 하나, 바로 성과입니다. 단기 성과에 의존하는 학원은 잠시 반짝 유행했다가 사라지지만, 논술화랑처럼 장기적인 성과를 기반으로 한 학원은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어요. 결국, 핵심은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얼마나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느냐’입니다.
논술화랑은 독서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진 곳이에요. 하지만 단순한 이상만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신뢰를 얻은 것은 아니에요. 논술화랑은 그 철학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월등한 성과를 입증해 왔기 때문에 대치동에서 신뢰받는 학원이 될 수 있었죠.
논술화랑의 아이들이 저학년 시기에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아 보일 수 있습니다. ‘과연 뭘 배우는 걸까?’싶을 만큼 평범해 보일 수도 있죠. 하지만 고학년이 되면 독보적인 독서력과 사고력을 갖춘 아이로 성장해요. 이러한 성장을 위해 어릴 때부터 전략적인 지도를 통해 아이들의 독서력을 단계적으로 키워나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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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논술 교육기관과 비교했을 때 논술화랑만의 차별화된 교육 방식은 무엇인가요?
“아이의 독서 발달 단계에 맞춘 전문적인 교육이 아닐까 해요. 논술화랑의 교육 과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정독 과정', '다독 과정', 그리고 '생기부 독서 과정'이죠. 이 세 과정에 맞춰 선생님들도 각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시스템이 짜여 있어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논술화랑에는 10년 넘게 1·2학년 정독 과정만 지도해 온 선생님이 계시고, 또 어떤 분은 3·4학년 다독 과정만 전문적으로 지도하세요. 심지어 10년동안 5학년만 전담하는 선생님도 있어요. 한 과정에 오래 집중하다 보니, 각 독서 발달 단계에 대한 전문성이 자연스럽게 깊어지는 거죠.
또 화랑에서는 매년 선생님들이 모여서 진도 조율 회의를 해요. 주로 윗 학년에서 필요한 능력을 아래 학년에서 미리 익힐 수 있도록 협력하는 거예요. 이를테면, 생기부 독서 과정에서 '이런 글쓰기 능력이 필요하니까 중학년에서 미리 키워주세요'라고 요청하는 식이죠.
특히 생기부 독서 과정은 수행평가나 학교 성적처럼 현실적으로 중요한 부분과 맞닿아 있어서 가장 빠르게 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이기도 해요. 이렇게 화랑은 각 학년의 특성을 고려해 유기적으로 교육을 설계하고 발전시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전문성이 쌓이고, 그게 화랑만의 강점이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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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서 ‘독서 습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어요. 논술화랑에서는 이를 위해 어떤 프로그램이나 교육 방식을 적용하고 있나요?
“논술화랑에서는 저학년 아이들이 독서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조금 쉬운 책을 선정해 아홉 번 반복해서 읽게 해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수업 시간에는 책을 바탕으로 다양한 대화가 이뤄지죠. 또, 이야기를 나눈 책에 관해 글로 써보는 시간도 갖고요. 아이들은 이 시간을 책과 함께하는 자유롭고 즐거운 시간으로 느낄 만큼 무척 좋아해요. 책을 깊이 있게 읽고, 생각을 확장하며 자연스럽게 습관을 만들어가는 거죠.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어려움이 있어요. 습관을 만드는 시기에는 눈에 띄는 성과가 바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성과라는 건 ‘습관’이라는 씨앗을 잘 키운 뒤에야 맺을 수 있는 ‘열매’ 같은 거예요. 문제는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부모님들이 불안해하신다는 거죠.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화랑에서는 이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학부모님들과의 소통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해요. 선생님들이 정말 뼈를 깎는 심정으로 부모님과 꾸준히 소통하고, 저 역시도 세미나를 통해 학부모님들과 자주 만나 고민을 나눠요. 사실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수업 외에 이런 소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게 꽤 고된 일이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이런 과정이야말로 ‘가르치는 사람의 사명’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의 소중한 독서 습관을 지키기 위해서는 부모님과 함께 긴 호흡으로 소통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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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술화랑의 목표와 향후 계획하고 있는 주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논술화랑의 가장 큰 목표는 독서를 통한 평생 자기 교육이에요. 독서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존재로 성장하는 것. 그게 저희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방향입니다.
이를 위해 논술화랑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어요. 지금은 특히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독서 플랫폼을 개발 중이에요. 이 플랫폼에서는 아이들의 독서 수준을 30단계로 세분화해서, 수준에 맞는 책을 추천받을 수 있죠. 핵심은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읽고 싶어지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에요. 아이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들을 넣었고, 재미있게 독서를 이어갈 수 있는 요소들도 고민했어요.
─ 끝으로 자녀의 독서 습관을 길러주고 싶어 하는 부모에게 조언해주세요.
“가르치던 아이 중 한 명이 어느 날 제게 ‘선생님, 수능 국어 시험은 대체 왜 보는 건지 모르겠어요. 지문에 답이 다 나와 있는데, 제대로 읽기만 하면 되는 걸 애들이 왜 틀리는지도 모르겠고요.’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이 아이는 초등 저학년 때까지만 해도 남들보다 특별히 뛰어나지 않았어요. 그냥 평범한 아이였죠. 제가 이런 아이들을 많이 봐왔거든요. 그래서 저는 더 확신해요. 독서력에 있어서는 지름길이 없어요. 빨리 가려고 조급해하다 보면, 오히려 엉뚱한 길로 열심히 가고 있는 것일 뿐이에요.
독서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리고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죠. 아이에게 독서가 ‘놀이’나 ‘휴식’처럼 느껴지도록 만들어줄 것인지, 아니면 ‘괴롭고 참아야 하는 공부’가 되도록 할 것인지는 결국 어린 시절, 부모님의 긴 기다림과 정성으로 만들어진 독서 습관에 달려 있어요. 독서 습관은 그야말로 인생의 만능 치트키 같은 존재입니다. 이 소중한 자산을 아이에게 물려줄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값진 선물이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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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미 논술화랑 대표
26년 차 독서교육 전문가이자, 연간 1만 5000명이 대기하는 대치동 대표 독서논술 학원 ‘논술화랑’의 대표이다. 논술화랑은 어려운 책을 읽히는 ‘독서 선행’ 교육을 하지 않고,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는 독서와 독후 활동으로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다.
김수미 대표는 보다 전문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교육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교육문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아울러 수년간 학부모에게 받아온 질문을 토대로 최근 책 《성적 초격차를 만드는 독서력 수업》을 출간했다.
대치동 ‘논술화랑’ 김수미 대표가 전하는 ‘독서교육’ 비법 (인터뷰②)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독서교육, 아이의 평생 학습을 좌우하는 결정적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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