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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 과학부터 지구과학1까지 학습하면서, 고기압 및 저기압에서 부는 바람의 방향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북반구 고기압에서 시계 방향으로 바람이 발산하며, 저기압에서는 반시계 반향으로 바람이 수렴한다는 내용이다. 교육과정상 이는 단순히 암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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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과학1에서는 이것이 지구 자전에 의한 가상의 힘 ‘전항력’ 때문이라고 학습하지만, 그 구체적인 원리는 학습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기압과 저기압에 대해 학습하는 ‘기압과 날씨’라는 단원에서 그 구체적인 원리를 직접 학습하지 않을 분, 사실 전향력이라는 힘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는 다른 단원에서 구체적으로 학습한다. 이것만 잘 이해해도 고기압과 저기압에서의 바람 방향에 대해 원리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최근에는 관련 내용이 추론형 문제로도 출제되고 있다. ‘전향력’이 무엇이며,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알아보고, 이를 통해 고기압 및 저기압에서 바람의 방향에 대해 원리적으로 이해해 보자.
일단, 전향력은 ‘지구 자전에 의한 효과로 나타나는 가상의 힘’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어떤 관찰자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원반 위에 서 있는 것을 상상해 보자. 원반 밖에 있는 어떤 사람이 이 관찰자에게 공을 던졌다. 실제 공은 직선으로 날아갔지만, 관찰자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날아오던 공이 자신의 원판으로 비껴갔으니, 공의 경로가 진행 방향의 오른쪽으로 휘어진 것처럼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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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공이 실제로 어떤 힘을 받아 경로가 휘어진 것이 아니다. 관찰자가 회전하는 원반 위에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겉보기 효과일 뿐이다. 원반 위의 관찰자는 편의상 공에 어떤 힘이 작용하여, 공의 경로를 휘어놨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이 힘이 ‘전향력’에 해당한다.
지구는 북반구를 내려다보는 반시계 방향으로 자전하고 있다. 따라서 북반구에서 운동하는 물체는 진행 방향의 오른쪽으로 경로가 휘어진다. 이는 지구 자전에 의한 겉보기 효과이다. 그러나 편의상 가상의 힘인 ‘전향력’이 작용해 경로를 휘어놓았다고 생각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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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기본적으로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향해 분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전향력의 영향을 받아, 경로가 진행 반향의 오른쪽으로 틀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아래 그림의 검은색 화살표 방향으로 진행하려던 바람이 전향력의 영향을 받아, 보라색 화살표와 같이 진행된다.
북반구에서는 고기압에서 시계 방향으로 바람의 발산이, 저기압에서는 반시계 방향으로 수렴이 일어나며, 남반구에서는 고기압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발산이, 저기압에서는 시계 방향으로 수렴이 일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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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북반구 저기압에서 바람의 방향을 표시할 때 아래 그림과 같이 표현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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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을 보면 ‘왜 북반구임에도 바람의 경로가 진행 방향의 왼쪽으로 휘어지느냐’는 의문이 들 것이다. 이는 원래 검은색 방향으로 진행하려던 바람이 전향력의 영향을 받아 진행 방향의 오른쪽으로 경로가 틀어진 후, 저기압의 중심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이 역시 결국은 진행 방향의 오른쪽으로 경로가 틀어진 것임에 유의하자.
최근 수능 지구과학에서는 이러한 고기압 및 저기압에서 바람의 방향에 대한 원리적 이해를 통해 새로운 문제 상황에서 추론을 요구하는 등 관련 문제가 고도화되고 있다. 이러한 추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념에 대한 원리적 이해가 매우 중요함을 잊지 말자.
[안성진의 본투비 지구과학 이야기] 고기압·저기압의 바람 방향에 대한 원리적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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