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대학 총장을 만나다]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② “바이오 등 여성 친화적 공학분야 육성”
박기석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5.12.16 10:24
  •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오른쪽)과 이시우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왼쪽)/ 임영근 기자
    ▲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오른쪽)과 이시우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왼쪽)/ 임영근 기자
    <①편에서 계속>

    2. 지난 6월 숙명여대는 포스텍과 포괄적인 학술교류협약을 맺었다. 두 대학의 협력이 신설 공대에 어떤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까.

     “포스텍은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력이 있는 철강회사인 포스코가 수익을 가치있게 사회에 환원하고, 과학기술분야의 인재양성을 통해 나라에 봉사하고자 설립된 대학이다. 숙명여대도 조선 왕실에서 여성의 교육을 통해 나라를 구하겠다는 취지하에 설립됐다. 양교의 협력은 과학기술분야에 여성인재를 양성하여 나라의 발전에 이바지 한다는 철학에 잘 부합한다. 포스텍은 30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성장했다. 숙명여대는 오랫동안 국가가 필요로 하는 여성인재를 성공적으로 육성해 왔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취학 아동 수가 줄어드는 추세에서 남성·여성의 사회적인 역할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양교의 협력은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좋은 예다. 이공계가 강한 포스텍과와 인문사회·예체능계가 강한 숙명여대의 협력은 학문의 융합과 균형 잡힌 인재의 양성이라는 추세에 적합하다. 지방에 대학을 세움으로써 국토의 균형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철학이 포스텍 건학 이념에 포함돼 있다. 포스텍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백지에서 세계적인 공과대학으로 발전한 경험이 있다. 새로 출발하는 숙명여대 공대에 잘 접목하면 숙명여대 공대의 시작과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이시우 교수)

    3. 신설 공대를 자세히 소개해 달라. IT공학과 화공생명공학부 두 전공의 커리큘럼, 교육의 강조점, 학과 비전 등을 위주로 말해 달라.

    “IT공학과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스마트기기 어플리케이션,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빅데이타(Big Data)의 교육과 연구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화공생명공학부는 소재, 에너지, 의(바이오)공학에 초점을 둔다. 생활 속에 IT 기기가 공존하는 스마트 시대에 발맞춰 더욱 발전된 IT 신기술과 여성 친화적인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교육한다. 미래의 신성장 산업과 IT 융합 분야 등에서 요구하는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3가지 트랙으로 특성화한다. 모바일과 웨어러블 장치 등 각종 스마트 기기의 ‘솔루션 트랙’, 데이터의 수집 관리부터 분석 활용을 위한 기법을 다루는 ‘데이터 공학 트랙’, 인체의 특징과 감성을 소프트웨어 및 지능형 IT 기기에 최대한 반영시키는 ‘감성 컴퓨팅 트랙’으로 나눠 집중 교육한다. 특화된 스마트 기기 솔루션, 데이터 공학, 감성 컴퓨팅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에는 인턴 캡스톤 프로젝트, 6개월 실무 인턴, 졸업 프로젝트 등을 통해 IT공학인으로서 확고한 실력을 쌓는다.

    화공생명공학부는 자연과학과 공학 지식에 기반한 대표적 융합 학문이다. 화학, 전자소재, 에너지공정의 설계·분석·제어와 함께 분자 수준의 미세공학적 접근이 요구되는 차세대 첨단소재,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질병진단 및 인공생명체, 복합용도 화장품 등 분야를 아우른다. 특히 미래지향적 분야에 초점을 맞춰 실용적이고 산업친화적인 연구와 전인적·여성친화적인 공학교육을 수행한다. 실험 및 실무 능력 향상을 위해 계절학기를 이용해 연구에 참여하고 현장실습을 경험할 수 있다.

    더불어 공대 신설을 통해 대학 전반적인 학사구조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공과대학을 중심으로 타 계열과의 융합연계 교육과정을 대폭 지원하고 대학원의 융합연구를 확대하려 한다. 비공학계열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확산함으로써 산업계 수요에 맞는 학생을 배출하고자 한다.

    공과대학 학부 및 대학원 신입생이 입학하게 되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화학·바이오·IT·소프트웨어·디자인·경영학 등과 협업하면서 시대적 흐름을 주도하는 학제 간 융합을 이뤄낼 예정이다.”(황선혜 총장)

    4. 숙명여대가 신설하는 공대는 다른 대학과 어떻게 차별화되는가?

    “숙명여대 공대는 융합적 사고를 갖춘 글로벌 여성공학 CEO양성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혁신적인 공학 교육을 통해 전공의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심도있는 교양 교육을 실시해 인문학적 소양을 함께 갖춘 융합형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공대생은 많지만 쓸만한 공대생은 부족하다는 산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캡스톤 교과목을 확대했다. 4학년 인턴과정을 의무화하고 모든 학생에게 인턴실습비를 지원한다. 공학 실무 능력 향상을 위해서다. 매년 전공교육과정을 점검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할 뿐 아니라 공대생을 위한 특화된 교양교육과정을 구성한다. 경영 및 법률 지식을 습득하고 의사소통 및 자료분석 능력을 배양해 미래 여성 CEO를 길러내고자 한다. 입학 후 진로지도를 강화하여 1학년때부터 지도교수와 함께 본인의 원하는 진로 로드맵을 설계한다. 학생이 교육과정 및 비교과 과정을 선택할 수 있다.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은 학부 과정부터 실험실 인턴을 할 수 있다. 연구 경험을 축적하고 각종 학술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학생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공과대학과 교류하면서 글로벌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영어 뿐 아니라 제2외국어까지 확대 교육한다.”(황선혜 총장)

    5. 숙명여대는 여대 중 유일하게 ‘대학창조일자리센터’ 사업을 따냈다. 공대 교육도 취업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것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거라고 기대하는가.

    “미래에는 공학에 기반한 지식융합적 제조산업의 영역이 현재보다 한층 넓어질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 산업계에 여성공학인력 수요도 한층 높아진다. 숙명여대는 산업수요에 따른 준비된 인재를 키우기 위한 방편으로 여대로는 유일하게 선정된 장기현장실습제(IPP)형 일학습병행제를 공대 전 학과에 도입한다. 대학 수업과 산업체 현장훈련을 하나로 통합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올해 2학기부터 전체의 약 30%에 해당하는 학과에서 150명이 넘는 학생들이 산업현장에 나가 실무를 익히고 있다. 현장의 평가가 매우 좋다. 회사 인사담당자가 숙대생들이 졸업하면 바로 채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황선혜 총장)

    6. 현재 2016학년도 입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공과대학 신설 계획을 대외적으로 발표한 뒤 160여 차례 개별 고교설명회, 입학설명회, 박람회 등을 개최했다. ▲공과대학 신설 배경 ▲전공교과 뿐만 아니라 공과대학 학생들을 위한 실무능력강화형 전공교육 ▲공학맞춤형 교육과정운영 ▲장학금지원 및 지도교수제 ▲대학원 진학지원 등 다양한 지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렸다. 지역별로 고교 교사 간담회를 개최해 수험생의 진로진학에 도움될 좋은 정보를 알렸다. 숙명여대 공대는 신입생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준다. 신입생 전원은 최소 절반의 등록금을 지원받는다. 상위 50%는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 한 학기에 160만원 가량 실험실습비도 제공한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미국 UC버클리 등 공대로 유명한 전세계 대학에서 공부할 기회도 줄 예정이다. 2016학년도 수시모집에서 공과대학은 전체 경쟁률이 17.02대 1에 이를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논술우수자전형에서 화공생명공학부는 9명 모집에 354명이 최종 지원했다. 39.33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다가오는 정시모집에서도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정시박람회, 본교 입학설명회 등을 통해서 적극 홍보를 할 계획이다.”(황선혜 총장)

    7. 숙명여대 공대의 인재상은 무엇인가. 신설 공대에 입학하려는 수험생은 어떤 점을 준비하면 좋을 것인지.

    “공학이라는 학문은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과학기술을 배우고 이를 이용해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실용학문이다. 여기에는 과학 분야의 기초지식을 탄탄하게 습득해야 함은 물론이고 경제성의 판단, 큰 규모의 설계, 사람 간의 인화력을 바탕으로 한 지도자적 자질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공과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은 일단 수학, 과학 분야에 흥미를 갖고 있어야 하고 상황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폭 넓은 교양도 갖춰야 한다. 전공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은 대학에서 교육을 통해 기를 수 있다. 수험생에게 부탁하려는 것은 자연계 과목을 열심히 공부하고 폭 넓은 독서를 권하고 싶다. 세계적으로 뛰어난 공학도 중에는 여성이 많다. 산업계에서 지도자가 된 경우도 많다. 산업계에서 공대생을 선호하고 공대생 중에 회사 사장이 많은 것은 공대생의 자질이 산업체에 필요하기 때문이다.”(이시우 교수)

    8. 숙명여대 공대의 운영 방안이나 향후 학교의 비전에 대해 설명해 달라.

    “숙명여대 공과대학은 IT공학과와 화공생명공학부에서 총 100명의 정원으로 출범한다. 위 전공들은 공과대학에서 비교적 여학생 숫자가 많은 분야다. 인재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도 큰 분야기도 하다. 다양한 대학에서 두 분야의 남녀 비율은 50대50 정도다. 공과대학에 여학생 수가 적었던 시기를 비교하면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시대가 변하면서 여성들의 역할도 변하고 있다는 뜻이다. 숙명여대 공대는 후발 주자이기 때문에 풀어야 할 과제도 많지만 사회적인 변화를 빠르게 수용할 수 있다는 유리한 측면이 있다. 화공생명공학부와 IT공학과 중에서 섬세한 여성의 특성에 맞는 분야를 중점적으로 키우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화공생명공학부에서 바이오 분야라든지 첨단소재 분야,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시발점으로 미래지향적이고 여성 친화적인 분야를 육성하려 한다. BT(바이오테크놀로지), NT(나노테크놀로지), ET(에너지 환경), IT(정보기술) 분야에서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햐려 힘쓸 것이다. 필요에 따라 미래지향적인 전공분야를 추가할 것이며 학부 교육과 대학원교육을 균형에 맞게 발전시켜 인재양성 및 새로운 지식의 창출에 노력할 것이다.”(이시우 교수)

    “숙명여대는 나라가 가장 어려웠던 1906년, 여성교육을 통해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창학 이념 하에 설립됐다. 민족여성사학으로 수많은 여성인재를 배출하며 대한민국 여성교육의 중심으로 그 역할을 다했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사우디아라비아 왕립대학(프린세스 노라 빈트 압둘 라흐만 대학·PNU대학)’에 우리대학의 교육프로그램이 수출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도 6개 국립대를 신설하면서 그중 한 곳을 여대로 만드는데 숙대를 모델로 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숙명여대는 내년에 창학 110주년을 맞이한다. 이때 설립되는 숙명여대 공대는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여성 기술 인력을 확보하고 공학 분야의 여성 리더를 양성하며 여성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이다.”(황선혜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