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대학 총장을 만나다]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① "인문학 소양 갖춘 여성 공학 최고경영자 양성할 것"
박기석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5.12.16 10:19

- 이시우 포스텍 교수와 공대 설립 진두지휘
- IT·화공생명 등 2개 전공에서 올해 첫 신입생 선발

  • [대학 총장을 만나다]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

    “공대생은 많지만 ‘쓸 만한’ 공대생은 부족하다는 산업계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내실 있는 공학 교육을 받고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융합 인재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죠.”(황선혜 숙명여대 총장)

    올해 1기 신입생을 모집하는 숙명여대 공과대학에 수험생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수시모집에서 공과대학 전체 경쟁률은 17.02대 1이었다. ▲IT공학과 ▲화공생명공학부 모두 경쟁률이 최상위권이다. 9명을 모집한 화공생명공학부(논술우수자전형)에는 354명이 지원해 무려 39.33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숙명여대는 공대 신설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황 총장이 직접 공대설립추진사업단 단장을 맡았다. 포스텍 화학공학과에서 초빙한 이시우 교수가 부단장이다. 정시모집을 앞둔 요즘 황 총장과 이 교수는 신입생 선발 준비에 여념이 없다. 교원 채용 때문에 한 자리에 모인 두 사람을 캠퍼스에서 만났다.

  •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 임영근 기자
    ▲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 임영근 기자
    ◇포스텍과 협력, 교과과정 설계·교수진 구성 등 함께해

    공과대학 설립은 2년 전 황 총장이 부임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인문사회 비중이 높은 학제를 사회수요 및 외부환경 변화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던 때였다. 황 총장은 지난 2013년 창학기념식을 통해 공대 설립을 공개 선언했다. 그는 “올 초 공대설립추진사업단을 발족해 차별화된 교육과정과 학사제도, 장학 혜택 등을 마련했다”며 “현재는 우수 교원을 초빙하고 실험실을 완비하는 등 신입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포스텍(포항공대)이 인적 교류 및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포스텍은 지난 6월 숙명여대와 학술교류협약을 맺었다. 글로벌 여성 공학인재 양성을 위해 두 대학이 협력을 강화한다는 게 핵심이다.

  • 이시우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임영근 기자
    ▲ 이시우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임영근 기자
    공대설립추진사업단 부단장인 이시우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는 협력의 상징이다. 교과과정을 설계하고 교수진을 꾸리는 등 실무를 도맡았다. 이 교수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취학 아동 수가 줄어들어 남성·여성의 사회적 역할도 변할 수 밖에 없다”며 “양교의 협력은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는 좋은 예”라고 말했다. “이공계 특성화대학인 포스텍과 인문사회·예체능계열에 강점을 가진 숙명여대가 협력하면 학문의 융합과 균형잡힌 인재 양성이라는 추세에 부합한다”고도 덧붙였다. 올 한해 포항과 서울을 바쁘게 오고 갔던 그는 2016학년도부터 숙명여대에서 교편을 잡는다.

    신설 공대는 IT공학과(40명)와 화공생명공학부(60명) 두 학과에서 총 100명 정원으로 출발한다. IT공학과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빅데이터 ▲스마트기기 애플리케이션 ▲인간과 컴퓨터 간 상호작용(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등을 교육한다. 화공생명공학부는 소재와 에너지, 의(바이오)공학 교육·연구에 초점을 둔다. 이 교수는 “후발 주자지만 사회 변화를 빠르게 수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섬세한 여성의 특성에 적합한 분야를 중점적으로 키울 수 있어요. 화공생명공학부에서 바이오라든가 첨단소재,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시작으로 미래지향적이고 여성친화적인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경영·디자인 등 융합교육으로 여성 공학 최고경영자 양성

    숙명여대는 공대를 중심으로 융합 교육을 확대하려 한다. 공대생에게 타 계열 융합연계 교육과정을 대폭 지원한다. 비공학계열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도 확산한다. 산업계 수요에 맞는 학생을 배출하려는 목적이 있다. 학부·대학원 신입생이 입학하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화학, 바이오,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경영학, 디자인 등의 협업이 이뤄진다. 융합적 사고를 갖춘 글로벌 여성 공학 최고경영자(CEO) 양성이 목표다.

    신설 공대는 진로 교육에서 다른 대학과 차별화한다. 1학년 때부터 지도교수가 진로지도 교육을 돕는다. 취업이나 대학원 진학 등 본인이 원하는 대로 정하면 된다. 학부생도 실험실 인턴을 통해 연구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과 교류하고 학술대회에 참여하는 등 글로벌 역량을 키울 기회도 있다. 영어와 함께 제2외국어 교육까지 제공한다. 신입생 전원에게 등록금의 최소 50%를 지원한다. 상위 50% 학생은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

    이 교수는 공대에 지원하려는 수험생에게 폭넓은 독서를 권했다. 과학 분야에 대한 기초 지식은 필수다. 전공 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도 대학에 입학하고 배울 수 있다. 청소년기에는 독서에서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라는 뜻이다. 그는 “공학은 실생활에 적용가능한 과학기술을 배우고 이를 이용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실용학문”이라며 “경제성의 판단, 사람 간 인화력을 바탕으로 한 자질이 공학자에게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여성 중 뛰어난 공학도와 산업계 지도자가 많다”고 말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1. 황 총장이 2년 전 처음 ‘공대 설립’을 언급한 이후 상황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설명해 달라.

    “2012년 9월 총장에 부임하면서 곧바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우리 대학의 현황을 분석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던 중 인문사회 비중이 높은 숙명여대 학제를 사회수요 및 외부환경 변화에 맞춰 개편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공대 설립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2013년 5월 창학기념식을 통해 공대 설립에 대해 공표했다. 곧바로 공대신설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산업계 동향 및 미래인력수요를 반영한 신설 전공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시작했다. 올 초 공대설립추진사업단을 발족시켜 우리만의 차별화된 교육과정과 학사제도, 각종 장학혜택 등 신입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현재는 우수교원 초빙 및 실험실 완비 등 시설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황선혜 총장)

    <②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