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이화여자외국어고 고사장에서 수험생 책상에 수능 샤프가 놓여 있다. 해당 샤프는 동아연필의 제품이다. /조선일보DB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 수험생에게 지급되는 ‘수능 샤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바뀔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수험생 정보 공유사이트에는 ‘수능 샤프가 동아연필에서 다시 유미상사 제품으로 바뀐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유미상사는 2006년학년도 이후 한 차례를 제외하고 재작년까지 13년간 수능 샤프를 제공한 업체다. 작년 수능에서는 동아연필의 제품이 사용됐다.
수험생들은 광고 문구를 증거로 내세웠다. 일부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에서 ‘2021 수능 샤프 확정’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유미상사의 e-미래 샤프를 팔고 있어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2021학년도 수능 샤프 계약 체결을 마친 7월 이후에 나오기 시작한 광고 문구라 신빙성이 높다는 게 수험생들의 주장이다.
e-미래 샤프 판매 글마다 수험생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온라인 캡처
한 수험생은 e-미래 샤프 판매 문의글에 올라온 글을 캡처해 공유하기도 했다. ‘2021학년도 수능 샤프로 확정된 게 맞느냐’는 고객의 질문에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가 ‘제조 업체로부터 입찰 확정 통보를 받았다’고 답한 글이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이미 e-미래 샤프로 실전에 대비하는 수험생도 많다. 대구에 사는 고등학교 3학년 김모양은 “혹시 몰라 작년과 재작년 수능 샤프를 모두 구매해 쓰고 있다”고 말했다.
평가원은 수능 샤프에 대한 내용은 보안 사항이라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필기구에 카메라를 다는 등 부정행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평가원 관계자는 “제품업체와 보안 서약서까지 작성했고 해당 업체에서 판매업체들에 관련 내용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 쪽에서도 매일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시험 당일까지 샤프 교체 여부나 업체명을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유미상사 역시 “소문을 듣긴 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확답을 피했다.
한편 지난해에도 정부의 공식 발표 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샤프 교체 소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평가원이 공식적으로 응시자들에게 지급되는 샤프가 8년 만에 바뀐다고 발표한 시기는 수능을 닷새 앞둔 9일이었다. 다만 구체적인 업체와 제품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험 당일에야 동아연필의 제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수능 이후 ‘샤프심이 잘 부러진다’, ‘샤프 누를 때 나는 소리가 크다’, ‘고장이 나서 계속 바꿨다’ 등의 불만이 잇따르며 미리 제품 적응을 위해 수능 샤프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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