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천] 주·월단위 계획 세워 공부… 성적 '쑥'

By최재용 기자Posted2011/06/28 22:50

"내 장래의 꿈(장기 목표)은 역사 선생님.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우선 1년 안에 해야 할 단기 목표는 삼국지 읽기, 한문과 세계사 공부, 대학 역사교육과에 대한 정보 알아보기, 매사에 의욕을 갖고 성실히 공부하기이다. 또 해야 할 중기 목표는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부족한 과목인 수학·영어에 열중하고, 항상 시험 기간이라는 마음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인천 검단고등학교 2학년 김모(17)군이 '자기주도학습 셀프 다이어리'에 적어 놓은 글이다.

이 학교는 2009년부터 학생들에게 200여쪽 분량의 이 책자를 나눠주고, 스스로 목표를 정해 생활해 나가도록 하고 있다.

책자는 나의 인생 목표부터 시작해 희망하는 대학과 학과, 내신성적과 모의고사 목표를 적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어 자신의 주간-월간 학습 계획을 세우고, 이를 매일매일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일기처럼 적어 나가도록 만들었다. 이름 그대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자신을 이끌어 가는 '자기 주도 학습'이다.

간호사나 디자이너가 꿈이라는 2학년 엄나연(17)양은 "이전에는 공부를 계획 없이 그냥 닥치는 대로 했는데 이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매일매일 계획을 세워 공부하고, 계획이 밀리지 않도록 시간을 쪼개가며 부지런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고 이끌어 가는 각자의 계획에 대해 학교는 담임 선생님은 물론 상담 전문교사나 대학생 멘토를 통해 수시로 의견을 나누고, 격려도 해주도록 했다. 하루하루 적고 실천해 나가는 학습계획표 밑에는 '교사 멘토링'난이 있어 학생이 만들고 실천하는 계획을 보고, 얘기를 나눈 뒤 의견을 쓰도록 해놓았다.

"이번 주간에도 공부 많이 했구나! 과목별로 골고루 정리하고 있었네. 공부하랴, 노트 정리하랴 많이 힘들지? 그래도 힘내~."

인천 검단고 학생들이 교사와 학습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학생들은 이 같은 조언과 격려에 많이 힘을 얻는다고 했다.

이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은 학생들에게 공부보다 계획성 있는 생활습관을 길러주고, 삶의 꿈을 갖게 하자는 뜻에서였다. 지역적으로 성적이 상당히 뒤떨어질 뿐 아니라 생활 형편도 좋지 않은 학생이 많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선생님들끼리 머리를 맞댄 결과였다.

"공부 계획을 세워보라 하니 그런 걸 해본 적이 없어 어쩔 줄 모르는 학생들, 단기 계획은 세우는데 삶의 꿈이 없어 장기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학생들. 이런 학생이 많았어요. 공부보다 우선 꿈과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강용재 교장은 "아이들이 아무 것도 안 쓴 내용을 가져와도 격려의 글을 남겨주고, 성적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방과 후에 따로 지도해주는 선생님들의 열정 덕분에 기초학력 미달자가 상당히 줄어들고 아이들이 자신감도 갖는 좋은 열매를 맺게 됐다"고 말했다.

강 교장의 말대로 성적이 최하위 등급이라는 한 학생의 하루 학습계획표는 여러 날이 아무것도 쓰지 않은 빈칸이었다. 하지만 그 아래 교사 멘토링난에는 격려의 글들이 계속 실려 있었다.

이 같은 학교의 노력은 학생들의 자발적 노력을 이끌어내 2009년 86명이었던 우수학력 학생이 지난해에는 113명으로 늘고, 75명이었던 기초학력미달 학생은 43명으로 줄어드는 결실을 얻었다. 지난달 12일에는 인천시교육청이 주최한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 협의회에서 이 프로그램이 우수 지도사례로 발표되기도 했다.

강 교장은 "처음에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했다가 올해는 좀더 관리에 내실을 기하고 학생들간의 경쟁심도 일으키기 위해 학력 수준별로 100명만 뽑아 시행하고 있다"며 "아이들의 계획서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줄 수 있는 전문 상담사를 교육청에서 학교에 2~3명씩 배치해 준다면 하루 내내 상담이 가능한 체계를 갖추게 돼 한결 효과를 볼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