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다시 올랐다는데, 지금 준비를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공무원 시험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높은 경쟁률은 부담스러운 숫자다. 수십 명이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고 생각하면,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합격이 멀게 느껴진다. 반대로 경쟁률이 낮은 시험을 보면 그만큼 쉽게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올해 국가직과 지방직 시험을 함께 보면 어느 쪽도 경쟁률 숫자 하나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국가직 경쟁률은 올랐지만 지방직은 내려갔고, 합격선도 직렬마다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금 시작해도 될지 고민한다면, 경쟁률의 높고 낮음에 앞서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국가직은 경쟁률이 올랐지만, 지방직은 달랐다
2026년 국가직 9급 평균 경쟁률은 28.6대 1이었다. 3,802명 선발에 10만8,718명이 지원했다. 지난해보다 지원자는 3,607명 늘었고 선발예정인원은 줄었다. 지원자가 늘어나는 동안 채용 규모가 축소됐으니, 국가직 전체의 경쟁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지방직은 정반대였다. 올해 지방공무원 9급 공채 등 필기시험의 선발 예정 인원은 2만3,390명이었고, 14만1,546명이 지원했다. 채용 규모가 크게 늘면서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8.8대 1에서 올해 6.1대 1로 낮아졌다. 같은 해에도 국가직 시험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졌고, 지방직 시험에서는 선발 기회가 넓어진 것이다.
이는 지원자가 얼마나 몰렸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몇 명을 선발하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는 뜻이다. 지원자가 늘어도 채용인원이 더 큰 폭으로 늘면 경쟁률은 내려간다. 반대로 지원자가 비슷해도 채용인원이 줄면 경쟁률은 올라간다. 경쟁률 상승을 곧바로 ‘공무원 준비생이 크게 늘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다.
물론 국가직 28.6대 1과 지방직 6.1대 1을 나란히 놓고 지방직이 그만큼 쉬운 시험이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두 수치에는 서로 다른 직렬과 모집단위가 포함돼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어느 쪽의 숫자가 더 작은지가 아니라, 전년과 비교했을 때 각각의 채용 여건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다.
공무원 시험을 시작할지 고민하는 사람에게 올해 지방직 결과는 의미가 있다. 국가직 경쟁률 상승만으로 공무원 시험 전체의 기회가 줄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채용 확대가 나타난 시험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다만 올해 늘어난 인원이 내년에도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으므로, 앞으로 발표될 채용계획을 확인하는 일은 별개로 남는다.
-
◇ 원서접수한 사람 4명 중 1명은 시험장에 오지 않았다
원서접수 뒤 발표되는 경쟁률에는 실제 시험을 치르지 않는 사람도 포함돼 있다. 인사혁신처의 시험 당일 잠정 집계에 따르면, 올해 국가직 9급 응시 대상자 10만8578명 가운데 실제 응시자는 8만1479명이었다. 응시율은 75.0%로, 응시 대상자 4명 중 1명은 시험장에 오지 않은 셈이다.
◇ 2026년 국가직 9급, 계산 기준에 따른 경쟁률 차이
실제 응시 인원을 선발예정인원 3,802명으로 나누면 약 21.4대 1이다. 28.6대 1과 21.4대 1은 시험이 달라져서 생긴 차이가 아니다. 같은 시험을 원서접수 인원으로 계산했는지, 실제 응시 인원으로 계산했는지에 따른 차이다.
그렇다고 결시자를 제외한 경쟁률이 곧 자신의 합격 확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시험장에는 준비 기간과 성적 수준이 서로 다른 수험생이 함께 있다. 시험은 그중 한 명을 무작위로 뽑는 방식이 아니므로, 경쟁률의 역수를 개인의 합격 확률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응시율을 살펴보는 목적은 경쟁률을 낮춰 보이게 하려는 데 있지 않다. 원서를 낸 사람의 수와 실제로 시험을 치른 사람의 수를 구분하기 위해서다. 이후 필요한 것은 남은 응시자들이 어느 정도 점수를 받았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인원에 관한 정보만으로는 자신이 합격을 위해 몇 점까지 준비해야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 경쟁률이 올라도 합격선이 함께 오르는 것은 아니다
올해 국가직은 전체 경쟁률이 상승했지만 행정직군의 필기합격선 평균은 지난해 88.1점에서 84.5점으로 낮아졌다. 지방직 일반행정의 지역별 합격선 평균도 내려갔다. 그러나 지방직 지방세는 오히려 상승했다. 경쟁률과 합격선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합격선에는 채용 규모뿐 아니라 시험 난도와 응시자 성적이 함께 반영된다. 지원자가 늘어도 문제가 어려워져 점수대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면 합격선은 내려갈 수 있다. 반대로 경쟁률이 낮아졌더라도 높은 점수를 받은 응시자가 충분히 많으면 합격선이 오를 수 있다. 다만 위 수치만으로 각 직렬의 합격선이 달라진 원인을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다.
낮아진 합격선을 ‘덜 공부해도 합격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어려운 시험에서 얻은 80점과 쉬운 시험에서 얻은 80점은 준비 수준까지 같다고 보기 어렵다. 지난해 합격선이 80점이었다고 해서 다음 시험도 80점만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평균을 자신의 목표점수로 옮겨 쓰는 데도 주의가 필요하다. 표의 지방직 일반행정 79.9점은 여러 지역의 합격선을 묶은 값이지, 모든 지역에서 적용된 하나의 합격선이 아니다. 전체적인 변화를 파악할 때는 평균이 유용하지만, 실제 준비에 들어가면 자신이 지원할 모집단위의 합격선과 과목별 성적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경쟁률과 합격선은 어느 하나를 버리고 다른 하나만 볼 관계가 아니다. 경쟁률은 선발 규모에 비해 지원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려주고, 합격선은 그 시험에서 필기합격에 필요한 점수가 어디에서 형성됐는지 보여준다. 두 자료를 함께 읽어야 채용 기회와 준비할 성적 수준을 혼동하지 않을 수 있다.
◇ 결국 중요한 건, 경쟁률보다 내가 얼마나 준비했는지
그렇다면 지금 공무원 시험을 시작해도 될까? 올해 경쟁률만 보고 ‘이미 늦었다’고 결론 내릴 이유는 없다. 국가직과 지방직의 채용 흐름은 달랐고, 전체 경쟁률의 변화가 모든 직렬의 합격선에 똑같이 나타난 것도 아니었다. 막연히 어렵다고 생각했던 시험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여지는 충분하다.
처음부터 모든 직렬의 통계를 외울 필요는 없다. 관심 있는 시험에서 몇 명을 선발하는지, 실제 몇 명이 응시하는지, 최근 합격선은 어느 수준에서 형성됐는지부터 확인하면 된다. 그 다음 현재의 과목별 기초 수준과 공부에 쓸 수 있는 시간을 점검해야 한다. 경쟁률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과목이나 업무가 맞지 않는 시험을 고르는 것은 순서가 바뀐 판단이다.
최근 기출문제나 진단평가를 활용할 때도 당장의 점수로 가능성을 단정할 필요는 없다. 처음 배우는 전문과목에서 점수가 낮게 나오는 것은 앞으로 채워야 할 부분을 알려주는 출발점일 수 있다. 일정 기간 공부한 뒤 다시 풀어보며 어느 과목에서 점수가 오르고 무엇이 여전히 부족한지 확인하는 편이, 경쟁률만 찾아보는 것보다 준비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무원 시험에 도전할지 여부는 누구에게나 중요한 선택이다. 그 결정을 경쟁률 하나에 맡길 필요는 없다. 내가 준비할 시험의 채용 여건을 확인하고, 필요한 점수에 도달하려면 무엇을 얼마나 공부해야 할지 따져보는 것. 시작을 고민하는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막연한 낙관이나 포기가 아니라, 판단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 정보다.
[공무원 시험, 시작해도 될까?] 공무원 시험, 요즘 정말 합격하기 더 어려워졌을까?
Copyrightⓒ Chosunedu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