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진의 AI 인재전략] 핵심 인재가 계속 머무는 AX 교육 전략
박영진 팀스파르타 AX사업본부장
기사입력 2026.09.10 11:41
  • AI가 빠르게 일상 업무 안으로 들어오면서 기업 교육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기본 사용법 강의를 열고 수강을 독려하는 모습도 흔해졌다. 그러나 교육 뒤에도 현장의 일하는 방식은 크게 바뀌지 않고, 조직 성장을 이끌 핵심 인재가 이탈하는 경우도 잦다. 

    AI 전환에서 기업이 확보해야 할 핵심 자원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새 기술을 사내 업무 맥락과 결합해 성과를 내는 사람이다. 역량 있는 인재일수록 조직 안에서 전문성이 계속 발전하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찾지 못하면 조직에 머물 이유도 줄어든다.

    미국 B2B 교육 기업 에드어시스트(EdAssist)가 미국 근로자 2017명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AI를 스스로 알아서 익히길 바란다고 느낀 근로자는 42%로 전년(32%)보다 10%포인트 늘었다. 일자리 변화에 충분히 준비되지 못했다고 답한 비율도 34%였다. 

    반면 교육에 꾸준히 투자하는 회사에 더 높은 충성심을 느낀다는 응답은 85%, 그런 회사를 우선 고려하겠다는 응답은 86%에 달했다. AI 교육과 자격 취득 기회가 있다면 현재 회사에 더 오래 머물겠다는 응답도 55%였다. 인재를 지켜내는 힘은 구성원이 성장 가능성을 체감할 수 있는 학습 환경에서 나온다. 핵심 인재가 머무는 AX 교육 전략에는 세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 배움의 부담을 개인에게 떠넘기지 않는다

    현업 구성원에게 새 기술을 배울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의 79%는 새 기술을 익혀 직무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문제는 학습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 기준 마련의 책임까지 개인이 홀로 감당해야 하는 구조에 있다.

    회사가 체계적인 AI 교육을 지원하면 적극 참여하겠다는 근로자는 77%였지만, 회사 지원 없이 스스로 교육을 찾아 듣겠다는 응답은 25%에 그쳤다.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업무 외 시간을 쪼개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면, 학습 의지가 있는 직원도 역량 개발을 이어가기 어렵다.

    조직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되면 현장은 달라진다. 회사가 AI 교육을 제공했을 때 조직 내 AI 활용률은 25%에서 76%로 크게 높아졌다. 근로자의 82%는 역량 개발을 돕는 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답했고, 실무 AI 활용법을 사내 교육으로 배우고 싶다는 응답도 58%였다. AX 역량은 개인 노력에만 맡길 수 없다. 조직이 필요한 역량을 정하고, 업무 안에서 학습할 시간과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 툴 사용법이 아니라 ‘내 일’에서 시작한다

    많은 기업의 AI 교육이 현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초점이 도구 자체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최신 모델 기능이나 프롬프트 작성법을 배워도 교육을 마친 직원에게는 결국 ‘이 도구를 내 업무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근로자가 원하는 교육을 보면 방향은 분명하다. 현재 자신의 역할에서 AI를 효과적으로 쓰는 법을 배우고 싶다는 응답은 39%, 반복 업무를 AI로 개선하는 방법은 38%였다. 반면 프롬프트 작성 요령은 24%에 머물렀다. 직원이 필요로 하는 것은 도구 지식보다 업무 효율과 완성도를 높일 구체적인 해결책이다.

    따라서 AX 교육은 ‘어떤 도구를 가르칠 것인가’보다 ‘어떤 업무를 바꿀 것인가’에서 출발해야 한다. 인사 부서라면 채용 공고 작성이나 사내 문의 응대를, 마케팅 부서라면 시장 데이터 분석이나 콘텐츠 초안 작성을 실제 과제로 다루는 식이다. 짧은 학습과 실습을 반복하고 현업 과제를 직접 풀어보는 프로젝트형 학습(PBL)을 결합하면 배운 내용을 실무에 적용하기 쉬워진다.

    ◇ 학습을 커리어 성장의 경로로 만든다

    교육이 인재 유지로 이어지려면 학습이 개인의 커리어 성장과 맞닿아야 한다.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배움이 사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확장해 주는지 보여줘야 한다.

    근로자의 42%는 향후 1년 안에 AI로 자신의 직무와 역할이 크게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19%는 AI가 자신의 직무나 중장기 커리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변화는 체감하지만, 그 뒤 조직 안에서 자신의 설 자리를 구체적으로 그리지 못하는 셈이다. AI 교육을 받은 직원의 커리어 만족도는 91%로, 그렇지 못한 직원(82%)보다 높았다. 특히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은 48%와 29%로 격차가 더 컸다. 회사의 지원으로 직무 경쟁력이 높아짐을 체감하면 조직 안에서 미래도 더 선명하게 그릴 수 있다.

    기업은 AX 교육을 단발성 강의로 끝내지 않고 사내 인증 제도, 직무별 전문가 육성 트랙, 실제 AX 프로젝트 참여 기회와 연결해야 한다. 어떤 역량을 갖추면 다음 단계에서 어떤 역할과 기회를 얻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배움이 추가 업무가 아닌 성장 경로로 인식될 때 사내 교육은 인재를 내부에서 키우고 지켜내는 기반이 된다.

    ◇ 핵심 인재를 붙잡는 힘은 ‘AI 교육 설계’에서 나온다

    AX 시대에는 교육 성과를 보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수강 인원이나 이수율 같은 지표를 넘어  교육을 마친 직원이 조직에 얼마나 머무는지, 새 프로젝트에 얼마나 참여하는지, 다음 단계 학습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 살펴야 한다. 교육과 인재 유지, 직무 성과를 함께 고려할 때 AX 교육은 단순 비용이 아닌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 자리 잡는다.

    핵심 인재가 머무는 조직은 단순히 여러 AI 도구를 제공하는 조직이 아니다. 배움의 책임을 개인에게 넘기지 않고, 현업과 연계된 활용법을 안내하며, 그 배움이 커리어 발전으로 이어지는 길을 보여주는 조직이다.

    기술과 솔루션은 외부에서 언제든 도입할 수 있지만, 업무 맥락과 데이터를 이해하며 AI를 성과로 연결하는 인재는 쉽게 대체할 수 없다. 그래서 AX 교육의 목표는 AI를 다룰 줄 아는 직원을 늘리는 데 머물러선 안 된다. 구성원이 이 조직 안에서 자신의 가치를 계속 높여갈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결국 인재가 계속 머무는 AX 교육 전략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넘어 ‘이 조직에서 어떻게 성장하게 할 것인가’에 답하는 데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