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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경희대·한국외대는 단순히 대학 간 서열만으로 지원 순서를 정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대학들이다. 세 대학은 비슷한 지원군으로도 묶이지만 선발 방식은 상당히 다르다. 또한 같은 대학 안에서도 모집 단위별로 수시나 정시 입결의 차이가 적지 않다. 위 대학들의 전년도 종합전형 입결 평균은 계열별로 크게 차이가 났다. 인문계열은 중앙대 2.95등급, 경희대 3.04등급, 한국외대 3.40등급이었다. 자연계열은 중앙대 2.84등급, 경희대 1.98등급, 한국외대 3.78등급이었다.
그런데 이 숫자만을 보고 “한국외대 종합은 3등급 후반도 가능하다”거나 “경희대 자연계 종합은 1등급 대만 합격한다”고 단정하면 안 된다. 한국외대는 어문·지역학 일부 모집단위와 LT· LD·자유전공 등 인기 학과의 지원자 구성이 크게 다르고, 경희대 자연계에는 의약학계열이 포함돼 평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대학 입결 평균은 지원 가능성을 판단하는 출발점일 뿐, 실제 원서에서는 반드시 모집 단위별로 결과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같은 대학의 종합 전형끼리도 합격선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2026학년도 중앙대 인문계열의 전형별 70% 컷 평균은 융합형 인재가 2.25등급, 탐구형 인재가 3.66등급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평가 요소와 고교 유형, 지원자 특성이 서로 달랐다는 의미로 읽어야 한다.
◇ 중앙대, ‘성장형 인재’ 신설이 지원 구도를 바꾼다
2027학년도 중앙대의 가장 큰 변화는 학생부종합 성장형 인재전형 신설이다. 기존 CAU융합형인재와 CAU탐구형인재는 각각 융합형인재와 탐구형인재로 명칭을 바꾼다. 이들 세 전형은 이름뿐 아니라 평가 방향도 다르다. 융합형과 성장형은 학업역량 50%, 진로역량 30%, 공동체역량 20%다. 탐구형은 학업역량 40%, 진로역량 50%, 공동체역량 10%로 전공 관련 교과 이수와 탐구 성과를 더 중시한다.
2026학년도 입결에서 융합형과 탐구형의 합격자 성격은 확연히 달랐다. 융합형 70% 컷은 경제학부 1.91등급, 심리학과 1.77등급, 소프트웨어학부 1.72등급, 약학부 1.16등급이었다. 같은 모집 단위의 탐구형은 경제학부 4.06등급, 심리학과 2.61등급, 소프트웨어학부 2.53등급, 약학부 2.72등급으로 차이가 컸다.
탐구형에는 특목·자사고 등에서 높은 수준의 과목을 이수하거나 전공 탐구가 깊은 학생들이 포함될 수 있다. 일반고 학생이 단순히 “내신이 낮으므로 탐구형”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하다. 전반적인 교과 성취와 균형이 강하면 융합형, 전공 관련 탐구와 면접 경쟁력이 강하면 탐구형을 선택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한편 새로 생긴 성장형을 단순히 융합형의 대체 전형으로 봐서는 안 된다. 수능 최저와 면접이 동시에 적용되므로 실질 경쟁률이 낮아질 가능성은 있지만, 최저 충족과 면접 준비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오히려 위험한 카드가 된다.
◇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전형, ‘교과 성취’와 ‘진로 탐색’의 균형이 중요
경희대 종합 전형인 네오르네상스 전형은 학업 역량 40%, 진로 역량 40%, 공동체 역량 20%로 평가한다. 학업 역량과 진로 역량을 동률에 놓은 셈이다. 교과 성취와 진로 탐색이 균형 잡힌 학생이 유리한 전형이다. 교과 이수와 관련 탐구에서도 활동을 몇 개 했는지가 아니라, 어떤 과목을 선택해 어떤 탐구로 이어갔는지가 핵심이다. 즉 과목 선택의 적절성과 더불어 ‘왜 이 과목을 선택했고, 수업에서 어떤 질문으로 어디까지 탐구를 확장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2단계 면접 30%가 더해지므로, 학생부에 적힌 탐구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2026학년도 종합전형 네오르네상스 인문계 70%컷은 정치외교학과 1.93등급, 빅데이터응용학과 1.71등급, 미디어학과 2.38등급이었지만 국제학과 3.96등급,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4.35등급 등 모집단위별 편차가 컸다. 자연계는 기계공학부 1.87등급, 신소재공학과 1.85등급, 컴퓨터공학과 1.86등급이었고, 의예과 1.46등급, 치의예과 1.56등급, 약학과 1.34등급으로 나타났다. 수년 전 학업 역량의 비중을 확대한 이후 특히 이공계에서 학종 합격생의 내신등급이 높아지는 경향이 보인다.
교과 지역균형 전형도 정량 성적만 보는 전형이 아니다. 학생부 70%에 교과종합평가 30%를 반영하고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교과 70% 컷은 의약학계열을 제외한 다수 모집 단위가 1등급대 중반에서 2등급대 초반에 형성됐지만, 학과별 편차가 적지 않았다. 경희대 지역균형은 내신 환산 점수와 함께 교과 종합평가,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을 동시에 점검해야 한다.
◇ 한국외대, 서류형과 면접형의 평가 중심이 다르다
한국외대 종합 전형의 핵심은 평가 비율의 차이다. 서류형은 학업 역량 50%, 진로 역량 30%, 공동체 역량 20%다. 반면 면접형 서류평가는 학업 역량 30%, 진로 역량 50%, 공동체 역량 20%로 진로 관련 교과 이수와 탐색 경험을 더 중시한다. 2027학년도 면접 평가도 기존의 학업·진로·공동체 역량 평가에서 진로개발역량 60%, 협력적 소통역량 40%로 개편된다.
따라서 내신 평균 등급이 우수하고 주요 교과의 성취가 안정적이라면 서류형이 상대적으로 적합하다. 전공 관련 탐구와 활동의 맥락이 분명하고 학생부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면접형에서 강점을 살릴 수 있다. 특히 어문 계열은 해당 언어 활동의 양만 보지 않는다. 언어를 지역학·외교·경제·문화·데이터 등과 어떻게 연결했는지도 평가의 대상이 된다.
2026학년도 서울캠퍼스 학종 70% 컷은 자유전공학부가 면접형 2.25등급, 서류형 2.29등급, 경영학부가 각각 2.17등급과 2.21등급으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는 면접형 2.26등급, 서류형 1.97등급으로 서류형 합격자의 교과 성취가 더 높았다. ELLT학과는 면접형 3.68등급, 서류형 2.38등급으로 차이가 컸다. 글로벌 캠퍼스는 자연·융합계열까지 포함돼 분포가 더 넓다. 2026학년도 서류형 70% 컷은 AI데이터 융합학부 3.75등급, 반도체전자공학부 반도체공학전공 3.48등급, 생명공학과 2.95등급이었다.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 간, 전공별. 전형별로 차이가 큰 사례가 많으므로 단순히 등급 기준으로만 비교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중앙대·경희대·한국외대 등은 비슷한 내신성적 대의 학생들이 함께 검토하는 대학이지만, 학종 평가의 중심은 각각 다르다. 중앙대는 균형·탐구·성장이라는 세 유형을 평가 요소별로 세분화했다. 경희대는 과목 선택과 전공 관련 학업 과정을 촘촘히 평가한다. 한국외대는 서류형의 학업 역량과 면접형의 진로 역량을 중점적으로 차별화했다. 같은 내신이라도 대학이 평가하는 방식과 학생부의 강점이 맞으면 적정 지원이 되고, 맞지 않으면 안정 지원이라 여겨도 불합격할 수 있다. 수시 지원을 앞둔 수험생들이라면 ‘나를 가장 잘 평가해 줄 전형’을 찾는 데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종환의 입시큐] 같은 내신, 다른 평가? 중앙대·경희대·한국외대 2027 학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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