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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교실의 복잡한 수업
전교생이 많지 않은 농촌의 소규모 학교에서 나와 함께 수학을 배우는 아이는 일곱 명이다. 주변에 학원이 많지 않아 방과 후에 수학을 따로 배우거나 가정에서 별도로 공부하는 아이도 드물다. 누군가는 소규모 학급의 수학 시간이 한없이 평화롭고 여유로울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일곱 명과 함께하는 수학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분주하게 흘러간다. 같은 교실에 앉아 있지만 아이들의 수학 수준과 학습 속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자릿수의 기본 개념이 아직 불안한 아이, 자신이 왜 틀렸는지 모르겠다며 수시로 질문하는 아이, 문제를 다 풀었는지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멍하니 앉아 있는 아이가 있다. 반면 문제를 모두 풀고 다음 활동을 기다리는 아이도 있고, 혼자 다음 페이지까지 미리 풀어나가는 아이도 있다. 일곱 명은 각자의 방식과 속도로 수학 시간을 보낸다.
소규모 학급이면 학생 한 명 한 명을 지도하기 쉬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 한 아이의 어려움이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만큼 배움이 느린 아이를 돕는 동안 먼저 문제를 푼 아이가 교사를 기다리는 모습도 고스란히 눈에 들어온다.
수학 시간마다 누군가는 설명을 기다리고, 누군가는 다음 문제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아이도, 기다리게 하는 교사도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 일곱 명에게 필요한 서로 다른 수학
스쿨플랫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올해 초였다. 지난해에는 디지털 기기 사용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2학년 담임을 맡아 AI 코스웨어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4학년 담임을 맡으니 생각이 달라졌다.
큰 수와 각도, 분수처럼 이전보다 복잡한 개념이 본격적으로 등장하자 학생들 사이의 이해도와 학습 속도 차이가 더욱 뚜렷해졌다. 모든 학생에게 같은 설명과 같은 문제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각자의 어려움과 학습 욕구를 충분히 채워주기 힘들었다.
그러던 중 스쿨플랫 교사단 모집 공고를 접했다. 처음부터 거창한 기대를 품었던 것은 아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여러 교육 도구와 비교해 유료 AI 코스웨어는 무엇이 다른지 궁금했다. 교사단에 선정된 후 4월부터 ▲학습지 제작 ▲실시간 학습 현황 확인 ▲챌린지 ▲AI 튜터 등 여러 기능을 하나씩 수업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기능을 모두 사용하는 일이 아니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 판단하고, 각자의 학습 속도에 맞게 수업을 다시 설계하는 일이었다.
◇ 채점 이후가 아닌 문제 푸는 순간에 보이는 아이
스쿨플랫을 처음 본격적으로 활용한 것은 4학년 1학기 ‘큰 수’ 단원평가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웨일북에 직접 풀이를 적으며 문제를 풀었고, 나는 교사 화면에서 일곱 명의 진행 상황과 풀이 과정을 확인했다.
그때 자릿수 개념이 불안했던 한 아이가 네 자리마다 끊어 읽어야 하는 수를 세 자리마다 끊어 표시한 것을 발견했다. 종이 학습지였다면 수업이 끝난 뒤 채점하면서 확인했을 실수였다. 하지만 학생이 문제를 풀고 있는 동안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었고, 곧바로 아이에게 다가갔다.
“여기를 같이 볼까? 큰 수는 몇 자리마다 끊어 읽기로 했지?”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선생님, 제가 틀린 걸 어떻게 아셨어요?”
그 뒤로 아이는 문제를 풀 때마다 자신의 풀이를 다시 확인하며 이전보다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순히 정답과 오답을 빠르게 확인한 것이 아니라, 잘못 이해한 개념이 반복되기 전에 교사가 적절한 질문을 건넬 수 있었다는 점이 의미 있었다.
실시간 데이터는 교사를 대신해 아이를 가르치는 답안지가 아니었다. 교사가 어느 아이에게 언제 다가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신호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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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끝낸 아이도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았다
수학 수업에서는 문제를 어려워하는 아이뿐 아니라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아이에게도 적절한 학습 경험이 필요하다.
어느 날 익힘책 문제를 모두 푼 한 아이가 물었다.
“선생님, 저 다 풀었는데 챌린지 해도 돼요?”
아이가 챌린지 문제를 풀기 시작하자 먼저 문제를 마친 다른 아이들도 자신의 학습 상황에 맞춰 복습하거나 새로운 문제에 도전했다. 교사의 다음 안내를 기다리거나 혼자 교과서의 다음 진도를 미리 풀던 풍경이 조금씩 달라졌다.
누군가는 부족한 개념을 다시 연습하고, 누군가는 배운 내용을 복습하며, 누군가는 조금 더 어려운 문제에 도전했다. 같은 교실에서 같은 단원을 배우면서도 일곱 명이 각자에게 필요한 수학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학생별 학습을 제공한다는 것은 일곱 개의 수업을 따로 진행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하나의 수업 안에서 아이들이 불필요하게 기다리지 않고, 자신의 학습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서로 다른 길을 마련하는 일에 가깝다.
◇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지켜주는 AI 튜터
최근에는 AI 튜터 기능도 조심스럽게 활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문제를 충분히 고민하기 전에 튜터가 제공하는 도움에 의존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이에 학생들에게 모든 도움을 한꺼번에 제공하기보다, 먼저 개념을 떠올리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개념 힌트 중심으로 기능을 설정했다. 정답으로 곧장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막힌 지점에서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작은 단서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아직 활용 초기이지만 작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문제를 조금만 어려워해도 바로 손을 들던 아이들이 이제는 힌트를 참고해 자신의 풀이를 한 번 더 살펴본다. 틀린 문제 앞에서 곧바로 포기하거나 교사를 기다리는 대신, 조금 더 오래 문제를 붙잡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AI 튜터의 역할은 아이를 대신해 문제를 풀어주는 데 있지 않았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지켜주면서도 막힌 자리에서 다시 출발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었다.
◇ 기다림을 배움으로 바꾸는 수업일곱 명의 수학 시간은 여전히 복잡하고 분주하다. 스쿨플랫을 사용한다고 해서 아이들의 수준 차가 사라지거나 모든 수업이 단숨에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교실 안에서 발생하던 기다림의 모습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먼저 문제를 푼 아이는 새로운 문제에 도전하고, 개념에서 헤매는 아이는 어려움이 쌓이기 전에 도움을 받는다. 틀린 문제 앞에서 교사만 기다리던 아이는 힌트를 참고해 스스로 다시 생각한다.
스쿨플랫은 교사 대신 일곱 명을 가르치는 도구가 아니다. 교사가 일곱 명 모두의 학습을 더 빠르게 살피고, 필요한 순간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기다리는 아이도, 아이를 기다리게 하는 교사도 없는 수업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곱 명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배움을 멈추지 않는 수업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만큼은 분명하다.
수업을 마치고 자리를 정리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오늘도 생각한다. 좋은 수업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매일 조금씩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AI 기반 수학 수업 혁신] 일곱 명이 모두 배우는 수업, 기다리는 아이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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