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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대한민국의 교육 현장을 회복하기 위해 창설된 교권보호국이 교권 추락을 일으키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을 참교육한다는 통쾌한 이야기. 최근 화제에 오른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의 내용이다.
교권 침해에 대한 문제가 몇 년째 쉬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등장한 드라마 ‘참교육’은 각종 학교 현장의 사건·사고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강한 통쾌함과 대리 만족감을 불러일으키며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참교육’은 드라마로의 제작이 확정된 이후부터 꾸준히 도마에 올라왔다. 원작의 일부 에피소드에서 인종차별과 성차별 논란이 제기된 데 이어, 작품의 전반적인 내용이 과하게 폭력적이라는 점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배우가 출연을 고사하거나 교육단체에서 제작 중단을 요구하는 등 드라마는 방영 전까지 몇 차례 난항을 겪어왔다.
드라마 제작이 진행 중이던 지난 2025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넷플릭스 한국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드라마 참교육의 제작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정부를 향해 교육이나 아동·청소년 관련 콘텐츠 제작 시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도 함께 요구했다.
당시 전교조는 “‘체벌 금지법으로 교권이 붕괴됐다’는 설정과 폭력적인 내용은 지금까지 체벌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했던 교사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때려야 말을 듣는다’라는 식의 폭력을 폭력으로 해결하는 응보적 내용은 혐오의 연쇄만 낳을 뿐”이라고 말했다.
‘참교육’을 중심으로 한 논쟁은 종영 이후 더 거세졌다. 드라마 속 교권 침해를 해결하는 교권보호국과 같은 기관이 현실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 민선 9기 교육감들 “교사 보호·교권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지난 1일,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취임 선포식에서 교육감 직속의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계획을 공식화했다. 안 교육감은 “교사들의 든든한 방패가 되고, 학생의 학습권이 보장받는 성숙한 학교 문화를 만들겠다”며 “교사 교육 활동 면책권 또한 보장해 수학여행, 체험학습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민석 교육감의 교권활동보호국은 아동학대 신고, 학교폭력 분쟁, 생활지도 관련 소송 등을 전담하는 통합 지원 체계 구축에 중점을 두고 운영될 전망이다.
교권 보호를 위한 이 같은 움직임은 전국 시도교육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병도 충남교육감 은 취임 후 첫 결재로 교원들의 교육 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교권보호관 신설을 택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 1일 교육감 직속 기구로 운영되는 교권보호관 추진단 발족서에 서명했다. 교권보호관은 악성 민원, 학부모 갈등 등으로 위축된 교육 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전담 기구로, 권 침해 사안 대응, 법률 지원, 현장 조사, 갈등 조정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제주교육청 또한 내년부터 교육활동보호 담당관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교육활동보호 담당관은 교권보호를 전담하는 기구로서 장학사, 갈등조정관, 상담사 등 전문인력을 확대해 정당한 교육 활동 보호를 강화할 전망이다. 기존 교육활동보호센터를 확대 개편하는 방식으로 오는 2027년 3월 1일 정식 출범을 목표로 한다.
◇ 교권보호국이 해답일까?… 갈리는 교육계 의견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드라마 종영과 함께 떠오른 이른바 ‘참교육 열풍’에 교권 침해와 같은 복잡한 학교 문제를 단순하게만 바라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달 25일 청소년·인권 단체들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공동체 회복 없이 교사를 보호할 수 없다”고 외쳤다. 앞서 안민석 교육감이 언급한 ‘특수부대 출신 교사의 계도와 훈계’로는 복잡한 학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영 청소년녹색당 비상대책위원은 “문제 학생을 응징하는 권위 있는 교사라는 극적 해결책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줄 수는 있어도, 학교 현장의 진짜 문제를 바로잡지는 못한다”며 “학교 구성원의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경기 교육활동보호국 제도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옥성 교육희망네트워크 대표는 “작은 갈등이라도 일어나면 무조건 신고하고 전부 매뉴얼대로 움직인다”며 “교육이 이미 사라진 상황에서 교권국을 세워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교권보호국 신설이 오히려 학교 내 사법 대응만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토론회에 참가한 교사들은 교권 전담 기구의 필요성에 대해 호소하기도 했다. 교사들은 “민원 대응책이 마련됐음에도 교사들이 실질적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한 지원만 있을 뿐 이를 책임지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또한 지난 2일, 새로 취임한 민선 9기 교육감들에게 교권 보호와 과한 행정업무 부담을 완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교총은 “교권 침해 등에 대해 학교 현장에 신속하고 통합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실천적인 ‘교권보호국’이 필요하다”며 “시·도 교육청 단위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법령에 근거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연구원 또한 지난달 13일 교육부 내부에 교육활동보호국을 신설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교권 침해나 악성 민원, 피해 교원 회복 지원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국가 책임형 컨트롤타워를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안민석 교육감은 특수부대 등의 언급은 과한 표현이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안 교육감은 “‘참교육 열풍’과는 상관없이, 지난 대선 이후부터 교사와 학생을 지키는 보호국에 대해 구상해 왔다”며 “교사를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가 과하게 표현된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교육활동보호국 신설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했다.
교권 침해의 정도가 나날이 거세지는 지금, 교사와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법적 장치가 필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교육 주체인 교사들은 현재의 체계에서는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또한 ‘교권보호과’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참교육 열풍’을 둘러싼 각종 우려와 논쟁 속에서 교육부가 어떤 제도를 내놓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요즘N] 지자체별로 신설되는 ‘교권보호국’… 교육현장 회복 위한 해답일까?
강여울
ky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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