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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먹다’라는 말이 있다. ‘~~하기로 하다’, ‘결정하다’, ‘결심하다’ 등의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마음을 먹다’는 단순히 결심하거나 목표를 세우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관리하고, 의도적으로 행동을 선택하는 과정까지 포괄한다.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마음을 먹곤 한다. 운동, 다이어트, 공부, 금연 등. 모든 일상 행동의 시작은 마음을 먹으면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우리 각자는 어떤 마음을 먹고자 하는 걸까? 한번 점검해 보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불교 철학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모든 현상은 마음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원효대사가 중국으로 불법을 공부하러 가는 도중 칠흑 같은 밤에 쉬어갈 곳을 찾아 동굴로 들어갔다. 자다가 목이 너무 말라 주변을 더듬다가 바가지를 발견했다. 그 안에 물이 있음을 알고 시원하게 들이키고 단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밤사이에 마신 물이 해골에 담긴 것이었음을 알고 구토하며 ‘모든 것은 마음에 의해 이뤄진다’라는 깨달음을 얻고 발길을 돌렸다는 일화에서 나온 말이다. 어떻게 마음을 먹는가에 따라, 똑같은 현상이 고통이 될 수도, 행복이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필자 역시 최근 비슷한 경험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었다. 남편에 대해 답답하고 센스 제로라는 불만을 계속 지니고 살아왔다. 그런데 60대 중반을 바라보는 그가 지난 생일날, 마음에 쏙 드는 팔찌를 선물해 주었다. 그 순간은 놀랍고 기쁨 그 자체였다.
딸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빠의 센스가 요즘 장난 아니다. 어쩜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
딸이 이렇게 말했다.
“아빠가 바뀐 것이 아니라, 엄마가 보는 시각이 달라진 거 아니야?”
그 한마디에 주마등처럼 많은 일들이 스쳐 지나갔다. 우리 가족은 항상 그렇게 그 자리에 있었는데 내 마음속에서 판단하고 재단하고 고통의 시나리오를 만들어왔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내 마음이 바뀌니 그들의 온전함이 드러남을 느끼며 반성하는 마음이 크게 올라왔다.
80년대 후반, S그룹에 여성 공채로 입사한 후, 경쟁이 치열한 직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절이었다. 상하좌우 사람과의 관계, 성과를 내야 하는 데서 오는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심적 스트레스가 많았을 것이다.
회사에서는 억지로 웃으며 일했지만, 귀가하면 쌓였던 감정들이 봇물 터지듯이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자녀나 남편에게 많은 화를 퍼부었다. 나 중심으로 가정사를 돌리면서 판단과 예단이 점철되었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러한 행동이 조금씩 수정되기 시작한 것은 2006년 코칭을 접하면서부터이다. 존재를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애써 그들의 본연의 모습을 보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항상 부족함이 있었다. 2014년 인경스님을 만나 ‘명상심리상담’을 공부하면서 마음의 매커니즘을 알게 되었다.
마음의 3요소를 알아차리면 불편한 감정들이 사라짐도 경험했다. 10여 년간 나의 마음속에 내가 응어리지게 만든 역사들을 하나하나 풀어서 마음의 수레바퀴를 굴려 세상 밖으로 나오게 했다. 그 결과, 나는 마음의 자유를 만끽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자유’란, 극한의 부정적 감정이 올라와도 거기에 휘말리지 않고 처리하는 지혜를 더하게 되었다. 이러는 중에 남편에 대한 나의 해석들이 사라지고 있는 그대로 그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마음을 살펴야 올바르게 마음을 먹을 수 있다는 진리를 몸소 체험한 요즘이다.
고등학생 아들을 둔 엄마를 만났다. 아들 걱정으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들은 어떤 사람인지 묻자, 판단의 문장들이 쏟아져 내려왔다. ‘공부를 안 한다.’ ‘지각을 밥 먹듯 한다.’ ‘도대체 뭐가 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게임에 너무 집착한다.’ 등이다. 그 엄마에게 물었다.
“지금 아드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셨는데, 현재 어떤 감정이 느껴지나요?”
“화가 나요.”
“뭣 때문에 화가 나는 건가요?”
“공부도 안 하고 엄마 말도 안 듣고 너무 막무가내에요.”
“뭐를 원하시나요?”
“아들이 공부에 집중해서 최소한 IN서울 대학 입학만 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이야기하시니, 지금은 어떤 감정이 느껴지나요?”
“불안해요.”
“뭣 때문에 불안한가요?”
“아들도 스트레스가 많아 돌발행동을 할까 봐요.”
“돌발행동이란 어떤 거예요?”
“모르겠어요. 왠지 불길해요.”
“엄마가 원하는 것 뭔가요?”
“아들이 차분하게 자신이 해야 할 학업에 집중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아들에 대해 어떤 감정이 올라오나요?”
“측은하고 불쌍해요.”
“뭣 때문에 그런 감정이 드시나요?”
“공부에는 흥미가 없는데 자꾸 대학교에 가야 한다고 하니까. 아들도 답답하고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 해 주고 싶으세요?”
“일단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들어봐 주고 대화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이야기하니 어떠세요?”
“마음이 정리가 되는 느낌이고 이제 아들이 조금 보이네요. 그 아이도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이미 관계가 흐트러져서 말이 연결될지 모르겠는데 일단 대화를 해봐야겠어요.”
자신의 사고 시스템에 빠져 있으면 내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정답이다. 그 기준으로 상대를 보면 부정적 감정이 올라오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그 순간이 중요하다. 감정을 외면하거나, 모든 것은 자신의 탓이라며 참고 견디거나,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치부하지 말자.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감정, 연결된 생각, 원하는 갈망을 명확히 알아보는 마음의 3줄 일기를 쓰고 말로써 표현해보는 활동을 해보자. 그러는 사이에 마음의 평화가 더해지고, 상대가 온전히 보이고, 선한 마음을 먹게 된다. 그래야 행동으로도 빠르게 연결된다. 우리의 일상의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음을 잊지 말자.
[김상임의 마음 사용 설명서] 마음먹기 위한 조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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