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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시험공부를 떠올리면 아직도 익숙한 책상 위 풍경이 먼저 그려진다. 단어장, 형광펜으로 줄 그은 문법책, 귀퉁이가 접힌 기출문제집. 틀린 문제 옆에는 빨간 펜으로 표시해두고, 시험이 가까워지면 그 부분만 다시 넘겨봤다.
공부법은 단순했다. 많이 외우고, 많이 풀고, 시험 직전 다시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공부하고 있다는 감각은 분명했지만, 정작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는 끝까지 흐릿했다. 오답 노트를 만들어도 그 실수가 조사 활용 때문인지, 유사 문형을 헷갈린 탓인지, 어휘나 한자에서 막힌 것인지는 결국 스스로 판단해야 했다.
일본어능력시험(JLPT)은 문법, 어휘, 한자, 독해가 함께 출제되는 시험이다. 어느 한 부분만 약해도 점수는 쉽게 흔들린다. 공부를 꽤 했는데도 점수가 오르지 않는다면 학습량보다 취약점의 위치를 제대로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외국어 시험 학습은 이 지점에서 달라지고 있다. 인공지능(AI)이 학습자의 풀이 데이터를 분석해 약한 개념을 찾아내고, 정답률에 따라 다음 문제와 복습 시점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AI 회화 학습 서비스로 출발한 위버스마인드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시험 대비 학습으로 영역을 넓혔다. 10년 전 문제집 중심의 JLPT 공부법과 비교해 AI 기반 시험 대비 학습은 실제로 어떤 차이를 만들까. 직접 체험해봤다.
◇ 공부를 시작하기 전, AI가 먼저 약점을 묻다
뇌새김 일본어 JLPT 학습은 강의 시청이나 단어 암기가 아니라 문제 풀이로 시작됐다. 첫 단계에서 주어진 문항은 12개였다. 처음에는 흔한 레벨 테스트처럼 느껴졌지만, 막상 풀어보니 조금 달랐다.
이 12문항은 단순히 “몇 점짜리 학습자인가”를 가르는 테스트라기보다, 이후 어떤 개념을 더 반복해야 하는지 정하기 위한 진단 단계에 가까웠다. 업체 측에 따르면 서비스는 조사 활용, 유사 문형 구분, 경어 표현, 접속 표현 등 JLPT에서 자주 출제되는 세부 개념을 기준으로 취약 영역을 분류한다.
예전 같으면 문제를 풀고 난 뒤 “문법이 약한가 보다” 정도로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문법 안에서도 약한 부분은 제각각이다. 조사에서 흔들리는지, 비슷한 표현을 구분하지 못하는지, 문장 연결 표현에서 실수하는지에 따라 공부 방향은 달라져야 한다.
체험해 본 바로는 이 진단이 막연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교재의 첫 페이지가 아니라, 나의 취약점이 공부의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다만 이 분류가 실제로 얼마나 정교한지는 단기간 체험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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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오답이 다음 문제를 정해
첫 세션이 끝나자 다음 학습은 이전 풀이 결과를 바탕으로 이어졌다. 정답률이 낮은 개념은 유사 문항 비율이 높아지고, 정답률이 높으면 한 단계 높은 난이도의 문제가 제시되는 구조다.
기존 문제집 학습에서는 모든 학습자가 같은 순서로 같은 문제를 풀었다. 1과를 공부한 뒤 2과로 넘어가고, 문법 파트가 끝나면 독해 파트로 이동하는 식이다. 교재가 정한 순서가 곧 공부의 순서였다.
이 서비스에서는 그 순서가 달라졌다. 틀린 문제를 그대로 다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같은 개념을 묻는 다른 문항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비슷한 문제를 또 푸는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문항이 바뀌자 단순 반복과는 달랐다. 정답 번호를 외워 맞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개념이 다른 문장 안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다시 확인해야 했다.
‘틀린 문제 다시 풀기’보다 ‘틀린 개념 다시 만나기’에 가까웠다. 많이 푸는 것과 필요한 문제를 푸는 것은 다르다. 이 방식은 이미 알고 있는 유형을 반복하는 비효율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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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문제씩 풀고, 영역별 실력까지 바로 확인
기존 문제집 공부는 책을 펴고, 정답지를 따로 넘기고, 오답을 표시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준비 단계였다. 뇌새김 일본어 JLPT는 태블릿으로 한 문제씩 풀고 바로 정답과 오답을 확인하는 방식이라 짧은 자투리 시간에도 학습을 시작할 수 있었다.
영역별로 원하는 공부를 골라 풀 수 있다는 점도 실용적이었다. JLPT는 문법, 어휘, 한자, 독해가 함께 출제되는 만큼 학습자마다 막히는 지점이 다르다. 이 서비스는 그날 보완하고 싶은 영역을 직접 선택해 공부할 수 있었다.
풀이 결과는 영역별로 따로 집계됐다. 기존 문제집에서는 여러 파트를 풀고 난 뒤 스스로 오답을 분류해야 했다면, 이 서비스는 내가 어디에서 점수를 잃고 있는지를 비교적 빠르게 보여줬다.
누적 풀이 결과를 바탕으로 예상 점수를 보여주고, 이를 합격 기준과 비교해볼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예전에는 문제집을 어느 정도 풀고 나서야 “이 정도면 합격권일까”를 감으로 판단했다면, 이 서비스는 학습 중간에도 합격점까지 남은 거리를 수치로 가늠할 수 있게 했다.
다만 화면으로 한 문제씩 푸는 방식에는 한계도 있었다. 독해 지문처럼 긴 글을 다룰 때는 화면을 오가며 앞뒤 내용을 다시 확인해야 해 종이 위에 표시해가며 읽는 것보다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들었다. 예상 점수와 영역별 평가도 실제 시험 결과를 보장하는 수치라기보다는 학습 방향을 점검하는 참고 지표로 보는 편이 적절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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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는 쓰기보다 의미와 이미지로
JLPT 학습에서 한자는 늘 부담스러운 영역이다. 단어의 뜻과 읽는 법을 외워도 비슷한 모양의 한자가 나오면 헷갈린다. 예전에는 한자를 여러 번 쓰며 외우는 방식이 익숙했다.
이 서비스는 한자를 부수로 나누고, 부수의 의미를 이해한 뒤 이를 형상화한 이미지와 연결하는 구조다. 글자를 통째로 외우기보다 글자가 어떤 요소로 구성돼 있는지 먼저 보게 했다. 한자를 하나의 덩어리로 받아들이는 대신 구성 요소를 쪼개 보고 의미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물론 반복은 여전히 필요하다. 다만 무작정 쓰기보다 의미와 이미지를 함께 연결하는 이 방식은 한자를 처음 마주할 때의 부담을 낮춰준다.
◇ 잊을 때쯤 다시 등장한 취약 개념
업체 측 설명에 따르면, 뇌새김 일본어 JLPT는 망각곡선 이론을 바탕으로 복습 시점을 설계했다. 학습자가 잊기 쉬운 시점에 취약 개념을 다시 마주하도록 구성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같은 유형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유형을 번갈아 학습하는 교차학습법도 적용했다고 밝혔다.
체험 과정에서도 이전에 본 개념이 다른 문항 속에서 다시 등장했다. 처음에는 “또 이 부분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시험에서는 같은 개념이 늘 같은 형태로 나오지 않는다. 표현이 바뀌고, 문맥이 달라지고, 선택지가 달라진다. 같은 개념을 여러 문항 속에서 반복하는 구조는 실전 문제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
복습 시점을 학습자가 일일이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편리했다. 다만 복습 주기가 망각곡선 이론을 어느 정도 정교하게 반영하는지는 이번 체험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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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 추천은 강점, 해설은 아쉬움
아쉬운 점도 있었다. AI가 취약한 개념을 찾아 반복적으로 문항을 제시하는 방식은 효율적이었지만, 문제를 틀렸을 때 제공되는 해설은 다소 간략하게 느껴졌다.
외국어 시험에서 오답은 정답을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왜 이 선택지가 오답인지, 비슷한 문형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떤 문법 개념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지까지 이해해야 다음 문항에서 같은 실수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체험 과정에서는 추가 설명이 필요한 문항이 적지 않았다.
전체 학습 흐름이 문제 풀이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한계로 보였다. 기본 개념을 알고 있고, 시험을 앞두고 취약 유형을 줄이고 싶은 학습자에게는 효율적인 약점 보완 도구가 될 수 있다. 반면 문법이나 어휘 개념을 처음부터 정리해야 하는 초·중급 학습자에게는 인풋 과정이 부족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있다.
맞춤 반복도 효율적이지만 학습자 입장에서는 진도가 빠르게 나간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교재에서는 몇 페이지를 넘겼는지, 몇 단원을 끝냈는지가 눈에 보인다. 반면 맞춤형 학습에서는 같은 개념을 다른 문항으로 반복하다 보니 실제로 실력이 나아지고 있는지 바로 체감하기 어려운 순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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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진 것은 공부 순서
뇌새김 일본어 JLPT를 체험하며 확인한 변화는 공부량보다 공부의 순서였다. 10년 전에는 교재의 순서가 곧 학습의 순서였다. 첫 장부터 끝까지 공부하고, 틀린 문제는 표시해두고, 시험이 가까워지면 오답노트를 다시 봤다. 학습자는 성실하게 공부했지만,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아는 일은 끝까지 쉽지 않았다.
AI 기반 학습은 이 순서를 바꾸려는 시도로 보인다. 먼저 학습자의 약점을 찾고, 그 약점을 중심으로 다음 문제를 제시한다. 정답률이 낮은 영역은 다시 반복하고, 충분히 맞히는 영역은 난이도를 높인다. 복습 시점도 학습자가 감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잊기 쉬운 시점을 고려해 설계됐다고 업체 측은 설명한다.
다만 문제를 잘 골라주는 것만으로 학습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오답을 이해할 수 있는 해설, 개념을 다시 정리할 수 있는 인풋, 반복 학습의 성과를 보여주는 동기 장치가 함께 갖춰져야 완성도 있는 학습 도구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JLPT를 지원하는 AI 학습 서비스의 등장은 눈여겨볼 만하다. 영어 학습 시장에 비해 일본어·중국어 등 제2외국어, 특히 회화가 아닌 문법·어휘·한자·독해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시험 대비 영역에서는 AI 기반 학습 서비스 사례가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다. 뇌새김 일본어 JLPT는 AI 외국어 학습이 제2외국어 시험 대비 영역으로 확장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10년 전 시험공부가 오래 앉아 많이 외우는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무엇을 틀렸고 언제 다시 봐야 하는지를 정확히 아는 싸움에 가까워지고 있다. 뇌새김 일본어 JLPT는 그 변화를 제2외국어 시험 대비 학습에서 체감하게 한 사례였다.
[체험기] 교재 순서 대신 오답부터…‘뇌새김 일본어 JLPT’ 써보니
장희주
jhj@chosun.com
― 정답률 따라 맞춤 문항 추천
― 영역별 실력과 합격점과의 거리 점검
― 맞춤 반복 학습은 효과적…오답 해설과 성취감 설계는 보완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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