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탐런’에 이어 ‘확통런’까지… 선택과목 쏠림, 입시 전략 변수로
장희주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6.06.10 09:43
  • ◇ 탐구 영역에서의 ‘사탐런’

    2025학년도부터 각 대학이 수능 응시 지정 과목을 본격적으로 폐지하기 시작하면서, 탐구 영역의 조합별 응시 인원과 과목별 응시 인원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자연계열을 중심으로 과학탐구 응시 지정을 폐지하는 대학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이 적다고 인식되는 사회탐구 응시자가 크게 증가했다.

    실제로 2024학년도 수능에서 전체 응시자의 3.7%에 불과했던 ‘사탐+과탐’ 혼합 응시자 비율은 2026학년도 17.2%까지 늘었다. 이처럼 ‘사탐런’ 현상에 따른 혼합 응시자 증가도 주목할 만하지만, 사회탐구 2과목 응시자 비율이 2025학년도 대비 9.7%p 증가한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과학탐구 2과목 응시자 비율 감소분 16.2%p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회탐구 2과목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2027학년도 전형계획안 기준으로 정시 모집에서 서울대 및 의약학 계열, 일부 지방 거점 국립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은 사탐 응시자의 자연계열 지원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탐구 영역의 과목별 응시 인원 증감 결과는 다음과 같다.

  • [표 2]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불과 1년 사이 사회탐구 전 과목에서 응시 인원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특히 ‘생활과 윤리’, ‘세계지리’, ‘세계사’, ‘사회·문화’ 과목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과목은 ‘사회·문화’로, 2026학년도 수능 탐구 응시자 473,911명 중 50.5%에 해당하는 239,403명이 응시했다. 이는 2025학년도 대비 45.6% 증가한 수치다. 응시 인원 절댓값 기준으로는 ‘생활과 윤리’가, 증가율 기준으로는 ‘세계지리’가 그다음으로 큰 증가 폭을 보였다.

    반면 과학탐구 과목의 응시 인원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그 내역은 다음과 같다.

  • 과학탐구 과목별로 2025학년도 대비 2026학년도 증감률을 살펴보면, 물리학Ⅱ와 생명과학Ⅱ의 소폭 증가를 제외하고 전 과목에서 응시 인원이 줄었다. 특히 화학Ⅰ은 2025학년도 대비 47.1% 감소해 가장 큰 감소율을 보였다. 응시 인원 수 기준으로는 지구과학Ⅰ 응시자가 35,943명 줄어 감소 규모가 가장 컸다.

  • ◇ 수학 영역에서의 ‘확통런’

    수학 영역에서는 ‘확률과 통계’ 선택 응시자 비중 증가가 두드러진다. 특히 2026학년도 수능에서 확률과 통계 응시 인원은 크게 늘어, 2025학년도 대비 10.5%p 증가한 56.1%의 선택 비율을 기록했다. 최근 3개년 가운데 확률과 통계 선택 비율이 미적분 선택 비율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단순한 선택 과목 선호 변화로만 보기 어렵다. ‘사탐런’과 마찬가지로, 미적분의 높은 학습 부담을 느낀 학생들이 확률과 통계로 이동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미적분 선택이 표준점수에서 유리하다는 인식이 오랫동안 입시 전략의 정설처럼 받아들여져 왔음에도 이러한 전환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같은 흐름은 국어 영역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동일 원점수 기준으로 대체로 표준점수가 높게 형성되는 ‘언어와 매체’보다 ‘화법과 작문’ 선택 비율이 증가하는 현상과도 맞닿아 있다.

  • 그러나 여기서 핵심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응시 집단이 커지면 정말 유리한가.’

    이 물음이 사탐런과 확통런 전략을 판단하는 출발점이다.

    수능 탐구와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는 응시 집단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응시자가 늘어나면 집단 내 상위권 비중도 함께 증가하고, 평균 성적 역시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고득점을 받더라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아지거나, 같은 원점수에서의 표준점수가 하락할 수 있다. 즉, ‘쉬워서 몰린 과목’이 오히려 표준점수 경쟁에서는 더 치열해지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 사탐런·확통런, 6월 모평 이후 대응 전략

    - 아직 선택하지 못했거나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면

    과목 선택은 6월 모의평가 원점수만을 기준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학습 정도에 따라 원점수는 이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목을 변경할 경우 목표 점수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학습 시간과 현재 학습 상황을 함께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희망 과목의 최근 2~3년간 수능 기출문제를 직접 풀어본 뒤 결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순히 과목의 난도나 응시자 수 변화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문항 유형과 본인의 학습 적합도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현재 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대학의 수시 및 정시 수능 과목 지정 현황, 가산점 부여 여부 등을 반드시 확인한 뒤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이미 선택해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면

    6월 모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그동안 학습한 범위에서의 정답률을 점검하고, 이후 학습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해 실천해야 한다. 자신 있는 단원이나 유형에서 실수는 없었는지, 틀린 문항의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분석해 안정적인 점수 확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탐구 영역에서 사회탐구를 선택했다는 것은 단순히 과학탐구보다 적은 노력으로 동일한 성적을 얻기 위한 선택이 아니다. 과학탐구를 선택했을 때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사회탐구 선택자 역시 학습 집중도를 높여야 하며, 그래야 정시 모집에서 과학탐구 가산점이 적용되는 대학에 지원할 때 그 영향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