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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 시기 그랬듯 6월 모의고사가 끝났다. 내신 1등급을 받아도 전국 최상위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많은 고3이 6월 성적표를 받고 처음 알게 된다. 올해 6월 모의고사는 작년, 재작년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요소가 있다. 바로 응시자다.
학령인구감소 탓에 매년 시험 응시 학생은 줄었고, 올해는 작년 대비 3학년 응시자 수가 2만 명 감소한 39만여 명이 참여했지만, 졸업생 지원자는 9만여 명이 참여해 오히려 대폭 늘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시대에 수능 재도전자는 오히려 늘어난다는 이 역설은 아무래도 사회 변화와 이에 따른 대학 진학 과정에서의 유불리 요소가 어느 때보다 강하게 묻어났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번 칼럼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건 N수생 통계도 아니고 6월 모의고사 분석도 아니다. 시험장에 앉아 있던 고3 재학생들, 그중에서 내신을 열심히 쌓아온 고3 학생들의 입장에 대해 칼럼을 쓰려한다.
◇ 모의고사가 낯선 이유
고등학교 3년의 대부분은 내신으로 돌아간다. 수행평가를 준비하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반복하고, 학교 안의 등수를 쌓는다. 내신 등급표에는 숫자가 찍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같은 학교 학생들과의 비교다. 옆 학교 학생, 우리 지역의 학생, 전국의 학생이 어디쯤 있는지는 보이지 않는다.
그 구조 속에서 모의고사는 오랫동안 '덜 중요한 것'으로 취급되었다. 말로는 중요하다고 했지만 그건 분위기만 그랬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이나 교과전형을 목표로 삼은 학생에게 모의고사는 수능최저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시 준비에 방해가 되는 시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열심히 공부했는데 왜 점수가 이상한지 모르겠다는 막연함, 그게 아이들과 모의고사와의 관계였다.
◇ 6월, 달라지는 단 한 가지
6월 모의평가는 조금 다르다. 3월, 5월과 같은 교육청 주관 모의고사와 달리 6월과 9월 모의평가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직접 출제한다. 문항 구성, 난도 설계, 표준점수 산출 방식이 실제 수능을 고려한다. 그리고 이번 모의고사에서 받는 성적표는 고3에게 있어서 처음으로 졸업생이 포함된 전국 단위의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도 보는 셈이다.
여러 입시기관에서 발표한 과목별 등급 커트라인을 보면 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130점, 수학은 131점으로 1등급 진입 점수로 집계됐다. 영어 1등급 비율은 3.5%에서 4% 중반대로 예측됐다. 처음으로 보게 되는 이 숫자들이 학생에게 말하는 것은 단순히 "넌 지금 몇 등급이야"가 아니다. "전국에서 네가 서 있는 위치가 이쯤이야"라는 말이다.
◇ 서로 다른 두 성적표를 비교하고 해석해보면
내신 성적표와 수능 모의평가 성적표가 나란히 놓이는 순간, 고3 학생들은 이제야 처음으로 두 개의 언어를 비교하게 된다. 학교 안의 언어와 전국의 언어. 내신 2등급인데 수능 4등급이라면, 혹은 반대로 내신은 4등급인데 수능 등급이 훨씬 높다면, 그 간극이 곧 이 학생의 입시 지도가 된다. 내신이 높고 수능이 낮으면 수능최저 충족이 관건인 수시 교과전형이 흔들리고, 반대라면 정시의 가능성이 새롭게 열린다.
특히 올해는 이 번역이 더 복잡하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몇 주 후 받을 성적표는 N수생 9만여 명의 새로운 경쟁자들이 포함된 성적표다. 즉, 내가 보게 되는 백분위는 재학생끼리의 비교가 아닌 고3이 된 후 반년간 보이지 않았던 경쟁자이자, 지금 이 순간에도 공부하고 있는 졸업생들과의 비교다.
◇ 6월 모의고사의 목적, 이정표가 아닌 나침반으로
그럼에도 6월 모의평가 성적표는 결과물이 아니다. 입시라는 지도에서 처음으로 내 위치를 찍어주는 좌표다. 아직 수시 원서 접수까지는 약 3개월이 남아 있고, 성적표를 받는 7월 초순부터 학생부 마감인 8월 31일까지 기말고사와 학생부 마감에 따른 학생부종합전형을 대비하기 위한 마지막 보완도 동시에 진행된다.
결과에 대한 일희일비는 정말 짧게 끝내자. 지금 성적표에서 읽어야 하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방향이다. 내신과 수능이라는 두 언어가 처음으로 같은 책상 위에 놓였을 때,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앞으로의 입시를 결정하기에, 그래서 6월 모의평가가 유독 특별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3년간 쌓아온 내신과 처음 받아든 모의 수능. 이 두 성적과 위치가 일치할수록 앞이 단순해지고, 엇갈릴수록 선택은 복잡해진다. 하지만 그 복잡한 상황도 외면하지 않아야 남은 입시를 올바르게 이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정영주의 도란도란 입시톡] 내신만 봤던 고3, 6월 모의평가가 처음 보여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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