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 쟁점은 ‘학력·AI·격차’… 임태희 “미래교육 고도화” vs 안민석 “운영 방식 전환”
장희주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6.05.21 11:00
  • 임태희 후보(좌), 안민석 후보(우). / 공식 SNS.
    ▲ 임태희 후보(좌), 안민석 후보(우). / 공식 SNS.

    약 160만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전국 최대 규모 경기도교육청의 수장을 뽑는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선거가 정책 경쟁 국면에 들어섰다.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은 기초학력 회복, AI 기반 맞춤형 교육, 교육격차 해소, 교권 보호, 돌봄·안전, 공약 실현 가능성으로 압축된다.

    특히 기초학력 향상률과 AI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을 둘러싼 공방은 경기교육의 방향성을 가를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안민석 후보 측은 임태희 후보가 내세운 학력 성과를 ‘셀프 성과’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임 후보 측은 재임 기간 구축한 경기미래교육 정책의 연속성과 실행 기반을 강조하고 있다.

    두 후보가 맞붙는 지점은 ‘성과 검증’과 ‘정책 방향’이다. 임 후보는 AI 기반 맞춤형 교육과 경기미래교육 정책의 고도화를 내세우며, 이미 구축한 정책 기반을 학교 현장에 더 안착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교육격차 해소와 교사 권리 회복을 중심으로 경기교육 운영 방식의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임 후보가 ‘정책 연속성과 고도화’에 방점을 둔다면, 안 후보는 ‘교육격차 해소와 거버넌스 개편’을 전면에 내세우는 구도다. 두 후보의 공약은 ▲기초학력 ▲AI·디지털 교육 ▲교육격차 ▲교권 ▲돌봄·안전 ▲재원과 실현 가능성 등 6개 분야에서 차이를 보인다.

    ◇ 기초학력 회복… ‘61.19%’ 둘러싼 성과 공방

    기초학력 회복은 두 후보가 모두 강조하는 공통 과제지만, 해법과 성과 평가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임 후보는 AI 기반 진단과 맞춤형 학습관리 체계 고도화를 핵심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재임 기간 도입한 경기형 AI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을 발전시켜 학생별 학습 지원을 강화하고, 기초학력전담교사제와 AI 튜터, 대학생 멘토 등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임 후보는 4월 30일 1호 공약으로 ‘학력 향상’을 제시하며, 2025년 책임 학년인 초3·중1의 학기 말 기초학력 미도달 향상률이 61.1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임 후보 측은 이를 기초학력 미도달 학생 10명 중 6명가량이 학습 결손을 해소한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안 후보 측은 해당 수치의 산출 방식과 검증 절차에 문제를 제기했다. 안 후보 정책위는 5월 6일 분석 자료를 통해 “61.19%는 외부 검증 없이 자의적으로 설계·산출한 셀프 성과”라고 비판했다. 기초학력 지원 예산이 2024년 43억 원에서 2025년 159억 원으로 약 3.7배 늘었지만, 학력 향상률 증가는 1.89%p에 그쳤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 후보 측은 해당 수치가 단일 사업이 아니라 ‘기초학력향상 학교맞춤선택제’와 하이러닝을 결합한 맞춤형 지원 체계에서 나온 결과라는 입장이다. 도내 초·중학교 2050교 중 1797교가 ‘두드림학교’로 운영됐고, 학습지원튜터와 학습도약 계절학기 등 다중 학습 안전망을 통해 학습 결손을 보완했다는 설명이다.

    안 후보는 기초학력 문제를 교육격차와 연결해 접근한다. 학생 성취도를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계층별 교육 여건 차이를 줄여야 학습 결손 해소도 가능하다는 인식이다.

    결국 기초학력 공약의 검증 지점은 두 가지다. 임 후보의 AI 기반 맞춤형 지원 체계가 실제 학력 향상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안 후보의 교육격차 해소 구상이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측정 가능한 성과 지표를 갖추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 AI·디지털 교육, 확장이냐 검증이냐

    AI·디지털 교육은 임 후보 공약의 중심축 중 하나다. 임 후보는 경기형 AI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을 중심으로 학생별 학습 수준과 진로에 맞는 진단·추천·평가 체계를 고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하이러닝을 서·논술형 평가와 창의력 중심 교육 전환 등 대입 개혁의 기반으로도 연결하고 있다.

    임 후보 캠프는 2025년 10월 31일 기준 도내 학생 97만9994명과 교사 9만4815명이 하이러닝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처럼 학생 수가 많고 지역 여건이 다양한 교육청에서 도 단위 AI 학습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점은 임 후보 측이 내세우는 대표 성과다. 다만 이 수치가 가입자 수인지, 접속자 수인지, 실제 수업 활용자를 기준으로 한 것인지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안 후보 측은 현장 활용도에 의문을 제기한다. 안 후보 정책위는 경기교사노조가 지난해 6월 교사 43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교사 88%가 해당 플랫폼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매일 사용한다는 응답은 1%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통신 불량, 접속 오류 등 기술적 문제도 현장 활용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따라서 AI·디지털 교육을 둘러싼 쟁점은 도입 여부가 아니라 효과와 접근성이다. 임 후보가 AI 교육의 확장성과 정책 연속성을 강조한다면, 안 후보는 현장 체감도와 디지털 격차 해소를 앞세우는 구도다. 향후 검증 과정에서는 하이러닝의 실제 수업 활용 빈도, 학생 학습 효과, 교사의 업무 부담 변화, 학교별 디지털 인프라 격차, 플랫폼 운영비와 교원 연수비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교육격차, 직접 지원이냐 생태계 확장이냐

    교육격차는 경기교육의 구조적 과제다. 경기도는 신도시와 원도심, 도시와 농촌, 과밀학교와 소규모학교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지역별 교육 여건과 학생 지원 체계의 차이가 크다.

    안 후보는 교육격차 해소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 지원, 농산어촌·도시 취약계층 학생 지원 등을 통해 지역·계층 간 격차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중학교 1학년 입학생에게 100만 원의 펀드를 지급해 졸업 시점에 사회 첫 출발 자금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씨앗교육펀드’도 대표 공약이다.

    안 후보는 지자체 협력형 교육투자도 제시했다. 반도체 관련 세수 증가 가능성을 근거로 용인·수원·화성·평택·이천 등 지자체가 일반 예산의 5%를 교육 예산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실제 세수 규모와 지자체별 참여 여부, 교육 예산 편성 권한과 절차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보편 지원 방식이 교육격차 해소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도 따져볼 대목이다.

    임 후보는 ‘경기공유학교’와 ‘경기온라인학교’, 디지털 기반 맞춤형 지원 등을 통해 지역별 교육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방향이다. 특정 취약지역에 대한 직접 지원보다 학교 밖 지역 자원과 학생의 배움 기회를 연결해 교육 생태계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이미 운영 중인 공유학교와 온라인학교를 기반으로 지역 간 교육 기회 차이를 줄이겠다는 점에서, 정책의 지속성과 확장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안 후보가 취약지역·취약계층에 대한 차등 지원과 지자체 협력형 교육투자를 강조한다면, 임 후보는 지역 교육자원을 연결하는 시스템 확장을 강조한다. 안 후보 공약은 재원 조달 방식과 대상 선정 기준, 실제 격차 완화 효과가 핵심 검증 대상이다. 임 후보 공약은 지역별 체감 성과와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관건이다.

    ◇ 교권, 교육청 책임 강화냐 보호체계 고도화냐

    교권 문제도 주요 쟁점이다. 교육활동 침해와 악성 민원, 생활지도 부담이 커지면서 교사를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안 후보는 교사의 권리 회복과 교육청 차원의 민원 대응 체계 강화를 강조한다. 지난 15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와 함께 발표한 공동 정책에서는 ‘가르칠 권리’, ‘교원의 시민권’, ‘보호받을 권리’를 중심으로 한 교권 3대 회복을 제시했다. 현장체험학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 대해서도 교육지원청의 행정 지원과 교원안전공제 등을 통해 교사를 보호하겠다는 구상이다.

    임 후보는 재임 기간 추진해 온 교권보호 정책과 상호존중 학교문화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교권보호지원센터 원스톱 지원, 교육활동 보호 안심콜, 교원 심리상담 지원 ‘마음8787’ 확대 운영 등을 통해 예방과 회복 중심의 교육활동 보호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마련된 지원 체계를 바탕으로 학교 현장의 민원 대응과 심리 회복 지원을 더 촘촘하게 운영하겠다는 방향이다.

    안 후보가 교사 권리 회복과 교육청 책임 강화를 선명하게 내세운다면, 임 후보는 기존 교권보호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과 고도화를 강조한다. 두 후보 모두 교육청 책임 강화를 말하고 있는 만큼 실제 민원 대응 권한, 지원 인력, 법률 지원 범위가 구체적으로 제시되는지가 관건이다.

    ◇ 돌봄·안전·건강, 체감도 높은 생활형 공약 경쟁

    돌봄과 안전, 학생 건강은 학부모 체감도가 높은 생활형 공약이다. 맞벌이 가정 증가와 통학 안전, 학생 마음건강·신체 건강 문제가 맞물리면서 교육감 선거에서도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안 후보는 ‘학부모 안심 6대 약속’을 통해 학습·통학·건강·돌봄·권리·환경 분야 공약을 제시했다. 통학 분야에서는 전문 인력이 학생들과 함께 등교하는 워킹스쿨버스 도입, 실시간 위치 확인 기능을 갖춘 무상 통학버스 ‘안심에듀버스’ 확대 등을 내세웠다. 돌봄은 지자체 협력형 거점 돌봄 체계 확대로 풀겠다는 구상이다.

    학생 건강 공약으로는 AI 기반 자세 진단, 교실 환경 개선, 치료 지원을 연계한 학생 척추 건강 관리 체계를 제시했다. 중등도 이상의 척추측만증·거북목 진단을 받은 학생에게 재활·운동치료를 연계하는 ‘경기형 바른 자세 성장 바우처’ 도입도 포함됐다.

    임 후보는 늘봄·돌봄 책임 체계의 안정적 운영을 강조한다.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긴급돌봄은 밤 10시까지 운영하는 돌봄 체계와 학교복합화를 통한 돌봄센터 설치 등이 핵심이다. 기존 제도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돌봄의 지속 가능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안전·인성 영역에서는 신체 활동 강화를 내세운다. 임 후보는 지난 19일 출입기자단 공동인터뷰에서 “‘지덕체’의 순서를 ‘체덕지’로 바꿔 우리 교육의 우선순위로 삼고자 한다”며 신체 활동과 인성, 역량의 균형을 강조했다. 돌봄과 신체 활동을 별도 생활 지원이 아니라 학교 교육의 기본 여건으로 보겠다는 접근이다.

    다만 돌봄 시간 확대는 학교 인력 부담과 공간 확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안 후보의 통학·건강 공약도 지원 대상과 시행 범위, 재원 분담 구조가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 재원과 실현 가능성… 안민석은 제도화, 임태희는 현장 안착 과제

    공약 경쟁의 마지막 기준은 실현 가능성이다. 방향성이 선명한 공약일수록 재원 조달 방식과 실행 계획이 함께 검증돼야 한다.

    안 후보의 교육복지·격차 해소 공약은 정책 메시지가 분명하지만, 씨앗교육펀드, 학생 건강 지원, 교사 처우 개선 등은 상당한 예산이 수반될 수 있다. 안 후보는 지자체와 교육청의 협력을 통해 교육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벽깨기’ 정책을 핵심 재원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지자체 협력과 세수 연계 구상이 실제 제도화될 수 있는지, 지역별 재정 여건 차이가 또 다른 교육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할 장치가 있는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거버넌스 개편도 과제다. 안 후보는 ‘경기교육위원회’ 신설, 25개 교육지원청 교육장 공모제 전면 도입, 교장 임명권 일부 이양 등을 제시했지만, 교육청 조직 운영과 인사 권한 조정은 이해관계가 복잡해 실제 추진 과정에서 조정력이 요구된다.

    임 후보의 AI·미래교육 공약은 기존 정책의 보완과 확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이러닝, 경기공유학교, 기초학력 지원 정책 등을 고도화하겠다는 방향이다. 새 제도를 처음 설계하기보다 이미 도입된 정책을 보완·확장하는 방식인 만큼 예산과 행정 체계 측면에서 예측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임 후보 측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2026 전국 교육감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경기도교육청이 최고등급인 SA를 받은 점을 행정력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이는 현 교육감 임기 중 경기도교육청의 공약이행 평가라는 점에서, 향후 공약의 효과를 그대로 보장하는 지표로 보기는 어렵다.

    현직 후보인 만큼 기존 정책의 성과와 현장 체감도, 하이러닝 등 AI 기반 정책 확대에 따른 운영비와 교원 연수비, 디지털 인프라 보완 예산도 함께 검증해야 한다. 결국 안 후보 공약의 핵심 검증 지점은 재원 조달과 제도화 가능성이다. 임 후보 공약의 핵심 검증 지점은 구축된 정책 기반을 학교 현장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안착시키느냐다.

    ◇ 경기교육의 선택지… 새 정책 설계냐, 구축된 기반의 고도화냐

    이번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안 후보와 임 후보는 경기교육의 향후 방향을 두고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안 후보는 교육격차 해소와 교사 권리 회복, 돌봄·안전 강화를 앞세워 교육정책의 전환을 강조한다. 반면 임 후보는 AI 기반 맞춤형 교육과 경기미래교육 정책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기존 정책을 고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두 후보의 접근 방식도 다르다. 안 후보는 씨앗교육펀드, 지자체 협력형 교육투자, 경기교육위원회 신설 등 새로운 정책과 거버넌스 개편을 제시하고 있다. 임 후보는 하이러닝, 경기공유학교, 늘봄·돌봄 체계, 교권보호 시스템 등 이미 구축된 정책 기반의 보완과 확장을 강조한다.

    향후 공약 검증의 핵심은 안 후보 공약의 재원 조달과 제도화 가능성, 임 후보 공약의 성과 입증과 현장 안착도다. 경기교육의 다음 4년은 두 후보가 제시한 정책 구상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얼마나 실현 가능한지에 따라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