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에이든 FSA 총교장 “STEM 교육, 학생이 직접 만들고 검증해야” (인터뷰)
장희주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6.05.20 09:02

— 데이비드 에이든 풀턴 사이언스 아카데미 총교장 인터뷰
— 2028년 제주에 첫 해외 캠퍼스 개교 목표… “한국 교육 수요와 FSA 모델 맞닿아”

  • 풀턴 사이언스 아카데미 애서튼(FSAA) 조감도.
    ▲ 풀턴 사이언스 아카데미 애서튼(FSAA) 조감도.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또 하나의 국제학교가 들어선다. 이번에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STEM 교육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풀턴 사이언스 아카데미(Fulton Science Academy, 이하 FSA)’의 첫 해외 캠퍼스다. 2028년 8월 개교를 목표로 하는 ‘풀턴 사이언스 아카데미 애서튼(FSAA)’은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다섯 번째 국제학교이자, 국내 첫 순수 민간자본 국제학교로 추진되고 있다.

    FSAA가 내세우는 핵심은 STEM이다. 과학·기술·공학·수학을 개별 교과로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배운 지식을 실제 문제 해결과 프로젝트로 연결하는 교육을 지향한다. 드론, 로보틱스, 소형 위성 제작, AI 기반 프로젝트 등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경험을 통해 지식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활용하고 검증하는 힘을 기르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본교인 FSA는 미국 연방 교육부의 ‘내셔널 블루 리본 스쿨’과 인성교육 분야의 ‘내셔널 스쿨 오브 캐릭터’를 동시에 획득한 STEM 중심 사립학교다. 최근에는 세계적 교육 인증기관 코그니아(Cognia)가 선정하는 ‘2025 Cognia School of Distinction’에도 이름을 올렸다.

  • FSAA 기공식 세레모니.
    ▲ FSAA 기공식 세레모니.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약 8만 2645㎡ 부지에 조성되는 FSAA는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총 1354명 규모로 운영될 예정이다. 본교 파견 교사와 동일한 채용·관리 시스템, 교사 간 순환 프로그램, 공동 트레이닝 등을 통해 미국 본교와 교육 수준을 맞춰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4개 국제학교가 자리 잡은 제주영어교육도시에 후발주자로 들어서는 만큼 FSAA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따라온다. 

    데이비드 에이든(David Aiden) FSA 총교장은 이에 대해 “좋은 STEM 교육은 시설을 갖추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학생들이 그 안에서 무엇을 설계하고, 만들고, 검증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데이비드 에이든 FSA 총교장.
    ▲ 데이비드 에이든 FSA 총교장.

    — 이번 한국 방문의 목적은 무엇이며, FSA의 첫 해외 캠퍼스 설립지로 한국과 제주를 선택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이번 방문은 FSAA 설립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한국의 교육 환경과 학부모 수요를 더 직접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다. FSA는 2012년 개교 이후 꾸준히 성장해왔고, 그 과정에서 교육 모델에 대한 외부 관심도 커졌다. 해외 캠퍼스 설립을 검토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본 기준은 하나였다. 이 결정이 학생들의 웰빙과 성공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가였다.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FSA가 추구하는 방향과 한국 가정의 교육적 관심이 잘 맞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FSA는 STEM을 중심에 두되 인성교육, 창의성, 글로벌 리더십, 테크놀로지 활용 역량을 함께 강조한다. 한국 학부모들 역시 이공계 역량뿐 아니라 창의적 사고, 글로벌 감각, 책임감 있는 태도를 중요하게 본다.

    제주는 이 모델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지역이라고 봤다. 좋은 교육 프로그램은 커리큘럼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설, 인력, 지역사회, 학교 문화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한국 측 운영 파트너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교육 철학과 비전이 잘 맞는다고 느꼈고, 제주가 FSA의 모델을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 제주에는 이미 4개 국제학교가 있습니다. 후발주자로 들어서는 데 대한 부담은 없습니까?

    부담보다는 책임감이 크다. 기존 학교들이 제주영어교육도시의 기반을 다져온 것을 존중한다. 우리가 같은 자리에서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려는 것은 아니다.

    FSAA의 가장 큰 차별점은 STEM 교육을 학교의 일부 프로그램이 아니라 전체 교육 경험의 중심에 둔다는 점이다. 많은 학교가 과학, 기술, 공학, 수학을 강조한다. 그러나 우리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학생들이 실제로 무엇을 만들어내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느냐다.

    FSA의 교육은 어려운 과목을 많이 가르치는 방식이 아니다. 학생들은 수업에서 배운 개념을 실제 프로젝트와 연결한다. 로보틱스, 드론, 소형 위성 제작, 데이터 분석, AI 활용 프로젝트처럼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거친다. 학업 성취와 인성교육을 분리하지 않는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내셔널 블루 리본 스쿨’과 ‘내셔널 스쿨 오브 캐릭터’를 함께 인정받은 것은 이 같은 방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 FSA 이노베이션 랩.
    ▲ FSA 이노베이션 랩.

    — 한국에서도 STEM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FSAA가 말하는 STEM은 실제 수업에서 어떻게 구현됩니까?

    지금 STEM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STEM을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에는 STEM을 도입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었지만, 이제는 충분하지 않다. 기술과 AI가 빠르게 발전한 만큼 어떤 주제를 다루고 학생들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는지가 훨씬 중요해졌다.

    많은 학교가 메이커 스페이스나 이노베이션 랩을 갖췄다고 말한다. 공간은 중요하다. 그러나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 좋은 STEM 교육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서 어떤 프로젝트가 운영되는지, 학생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가 핵심이다.

    FSA에서 AI와 로보틱스는 별도 특별 과목으로만 다뤄지지 않는다. 일상 수업과 프로젝트 안에 연결된다. 컴퓨터 과학 수업에서는 환경 모니터링이나 자동화 시스템처럼 현실과 맞닿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로봇을 설계하고 프로그래밍한다. 수학·과학 수업에서는 데이터를 분석하며 AI 개념을 이해하고, 인문학 수업에서도 연구 지원, 비판적 사고, 기술 윤리에 대한 토론에 AI 도구를 활용한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기술을 사용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다시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기술의 작동 원리와 한계, 윤리적 의미까지 함께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 프로젝트 기반 학습이 입시에 불리하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한국 학부모들은 입시 결과에 민감한데요.

    좋은 교육과 입시를 서로 선택해야 하는 문제로 보지 않는다. 좋은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면 학생들은 대학이 원하는 역량을 자연스럽게 갖추게 되고, 입시 성과도 따라온다고 본다.

    물론 한국의 입시 환경은 미국과 다르다. 그래서 FSAA의 진학 지원은 학생 개인의 목표에 맞춰 설계할 계획이다. 해외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 국내 대학이나 특정 전공을 목표로 하는 학생, 각각의 경로가 다르다. 중요한 것은 학생이 자신의 방향을 일찍부터 탐색하고, 그에 맞는 학업과 활동을 체계적으로 쌓아가도록 돕는 것이다.

  • FSA Music Classroom.
    ▲ FSA Music Classroom.

    이를 위한 핵심 장치가 ‘패션(Passion) 패스웨이’ 프로그램이다. 학생의 관심사와 강점, 장기적 목표를 바탕으로 설계되는 개인 맞춤형 학습 경로다. 학생들은 9학년부터 공학, 비즈니스, 예술, 의료 등 자신이 관심을 가진 분야를 탐색하고 선택한다. 심화 수업, 연구 기회, 멘토링, 경진대회, 인턴십까지 포함하는 구조화된 진로 경로다.

    FSA의 강점은 학생들이 고등학교 단계에서 이미 대학 수준의 학업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AP 과정뿐 아니라, 조지아텍과 연계해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실제 대학 수업에 참여하고 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졸업 시점에는 학업 역량과 함께 자신이 선택한 분야의 명확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우리가 말하는 대학 준비는 입학 조건을 맞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 대학 진학 이후 마주할 학업적 어려움까지 이겨낼 수 있는 준비력을 기르는 것이다.

  • FSA 천문 동아리.
    ▲ FSA 천문 동아리.

    — 미국 본교의 교육 수준을 한국 캠퍼스에서도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은 무엇입니까?

    커리큘럼만 옮기는 것이 아니라 FSA의 학업 기준과 학교 문화를 함께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본교에서 검증된 교사 채용·관리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한다. 본교와 FSAA 간 교사 순환 프로그램, 공동 트레이닝, 정기적인 커리큘럼 점검을 통해 두 캠퍼스의 교육 수준을 맞춰갈 계획이다.

    FSA는 스스로를 ‘College Prep School’로 본다. 학생들이 고등학교 단계에서 AP 과목이나 대학 수준의 수업을 경험하고, 대학 진학 이후에도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교사가 갖춰야 할 역량도 명확하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배움 안으로 들어오고 싶게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교사들이 FSA의 교육 철학, 커리큘럼, 프로젝트 운영 방식, 학생 지도 방식을 충분히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 데이비드 에이든 FSA 총교장.
    ▲ 데이비드 에이든 FSA 총교장.

    — FSAA가 향후 한국 교육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십니까?

    FSAA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영재·STEM 교육의 허브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모으는 학교가 아니라, 미래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학교가 되고자 한다.

    학제 간 학습, 심화 STEM 교육, 학생 중심 교수법을 바탕으로 한국 교육 현장에도 의미 있는 사례를 제시하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다른 학교, 대학, 여러 기관과 협력하며 전문적인 학습과 교육 연구, 협업의 중심지 역할도 해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 끝으로 개교까지의 일정과 입학 절차를 정리해 주시겠습니까?

    현재 FSAA는 캠퍼스 준비, 교직원 채용, 프로그램 최종 확정 등을 중심으로 기획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26년 3분기 온라인 학교 설명회를 시작으로, 2027년 8월 공식 입학 설명회와 입학 테스트를 거쳐 2028년 8월 개교가 목표다. 지원 절차와 선발 기준, 학비를 포함한 구체 정보는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입학 절차는 학업적 동기가 분명하고 학교의 미션에 잘 맞는 학생을 찾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있다. 다양한 강점과 가능성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 데이비드 에이든(David Aiden) 총교장

    풀턴 사이언스 아카데미(Fulton Science Academy) 총교장. 25년 이상의 글로벌 교육 리더십 경험을 갖춘 교육자다. 튀르키예 보아지치 대학교에서 물리학 학사, 미국 세인트 존스 대학교에서 교육 리더십 석사 학위를 받았다.

    ☞ 풀턴 사이언스 아카데미(Fulton Science Academy, FSA)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Pre-K-12 STEM 중심 사립 교육기관. 미국 연방 교육부의 '내셔널 블루 리본 스쿨'과 인성교육 분야의 '내셔널 스쿨 오브 캐릭터'를 동시에 획득했다. STEM에 예술을 결합한 STEAM 커리큘럼을 운영하며, 프로젝트 기반 학습과 대학 준비 과정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