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학습자의 성장과 자립을 지원하는 곳, 별의친구들(인터뷰)
강여울 kyul@chosun.com
기사입력 2026.05.21 09:00
  • 성장학교별의 '설장발표회' 진행 모습./별의친구들 제공.
    ▲ 성장학교별의 '설장발표회' 진행 모습./별의친구들 제공.

    대안학교, 특수학교를 향한 우리 사회의 시선은 아직 차갑기만 하다. 최근 아이들의 마음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느린학습 아동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위한 교육·복지 제도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대안학교, 특수학교를 향한 우리 사회의 시선은 아직 차가운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느린학습·경계선 지능을 가진 청소년과 성인들의 학습과 자립을 지원하는 곳이 있다. ‘별의친구들’은 경계선 지능은 물론, 다양한 정신적 어려움을 가진 이들을 위한 공동체다. 느린학습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 ‘성장학교별’, 청년들이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자립심을 기르는 ‘스타칼리지’, 실제 직무역량을 기를 수 있는 ‘청년작업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성장학교별은 16세에서 19세 경계선 지능 청소년을 대상으로, 프랑스 개혁 교육자 셀레스탱 프레네의 교육철학을 통해 아이들의 주체적인 성장을 지원하며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다.

    별의친구들을 설립한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과 교수는 “대안 교육 현장에도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과 이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는 교직원이 있다”며 “대안학교의 아이들도 충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공교육만큼의 국가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김현수 별의친구들 대표.
    ▲ 김현수 별의친구들 대표.

    ─ ‘별의친구들’ 설립 계기와 더불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소개 부탁합니다.

    ‘별의친구들’은 상처받은 청소년들이 적합한 교육과 치유, 복지를 통해 내면의 힘을 기르고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지난 2002년 설립 후 24년간 프레네 교육철학에 기초해 학교를 운영해왔는데요. ‘프레네 교육’은 프랑스의 셀레스탱 프레네가 창안한 대안교육 사상·실천으로, 학생의 자발성과 협동을 중심으로 학습을 구성합니다. 우리는 ‘진단보다 성처가 중요하다’, ‘우리는 모두 빛나는 별이다’. ‘우리의 목표는 성공이 아니라 사랑이다’, ‘자신의 꿈을 찾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정신 아래 학생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운영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설립 초기에는 설립자인 저의 기부로, 이후 이용자들과 시민들의 후원, 다양한 공모와 시청의 지원 등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운영이 어려울 때마다 후원이나 공모프로젝트가 생겨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별지기’라 불리는 교직원들의 힘도 큽니다. 현재 상근별지기 10여 명이 함께하고 있고, 매 학기 20~30명의 혜성별지기(자원 교사 및 자원봉사자) 분들도 힘을 보태주고 있어요. 모두 별 학교 교육 철학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함께 학교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 성장학교별만의 특별한 수업방식이나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개 부탁합니다.

    자유 표현, 자유 글쓰기 등의 프레네 수업을 기본적으로 운영합니다. ‘별 헌법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과 함께 규칙을 세워 실천하고 있어요. 사회정서학습 위주로 교과과정을 구성하고, 필요에 따라 수업을 개발하기도 하는데요. 학기마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각각 원하는 과목을 구성하는 ‘1/3의 법칙’을 운영합니다. 학생들이 직접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거나 만들면서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 별의친구들 제공.
    ▲ 별의친구들 제공.

    ─ 성장학교별 아이들을 지도하며 어떨 때 가장 보람과 어려움을 느끼나요?

    성장학교별의 발표회를 매 학기 진행하는데요. 이 시간이 가장 보람을 느끼는 시간입니다. 한 학기 동안 수업을 통해 성장한 아이들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시간이니까요. 졸업생이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면서 동문 모임에 오는 것 또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성장과 사랑을 목도할 수 있는 즐거움, 이것이 성장학교별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억에 남는 학생들도 참 많아요. 중학교 1학년 나이에 성장학교 별에 와서 6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낸 아이들입니다. 아이 같은 모습으로 처음 만났는데, 어느덧 학교를 졸업하고 장성한 청년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합니다. 이 아이들은 현재 연설가, 저글링 강사, 화가, 공무원 등 다양한 직업군에서 활동하는데요. 별 학교의 시스템에서 자유와 주체성을 배우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 대안학교나 특수학교를 향한 시선이 아직 따뜻하지만은 않죠. 실제로 서진학교·성진학교 등의 경우 개교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어떻게 개선해나갈 수 있을까요?

    우리 사회가 성숙해지면서 약자를 더 옹호하는 사회가 되길 희망하고, 그렇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그러한 사회에서는 편견도 약해지고 필요에 대한 민감성도 높아질 것으로 생각해요. 부동산이나 편견에 대한 문제들이 해소되고, 약자에 대한 배려와 연대가 더 높아지길 바라죠.

    최근 들어 정서행동장애를 포함한 여러 어려움이 있는 학생이 늘어나는 이유는 사회의 변화에 따른 작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만큼 가장 시급한 지원은 공공적 지원이에요. 이러한 아동·청소년들에 대한 진단과 지원, 치료를 공공적 차원에서 다뤄야 더 직접적인 효과가 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시교육청의 재정 지원들이 공교육에 여러 도움이 되고 있는데요. 대안학교에 대한 지원도 공교육 지원만큼 확대돼야 합니다. 대안 교육 현장에도 교육과 지원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고, 이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교직원이 있어요. 대안학교의 아이들도 공평한 교육 환경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재정 지원과 교육적, 제도적 지원이 있기를 바랍니다.

  • 별의친구들 제공.
    ▲ 별의친구들 제공.

    ─ 성장학교별 혹은 별의친구들에서 올해 계획 중인 교육 활동은 무엇이 있으며, 가장 집중하고 있는 방향은 무엇인가요?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아주 소중한 경험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현재 학생들의 일 경험과 자립적 지향, 미래의 삶에 대한 다양한 것들을 잘 준비해나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어떠한 할 일이 자신에게 주어졌을 때 아이들의 눈은 반짝반짝 빛납니다.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일과 재능을 찾고, 그 일을 아이의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도 개인의 차원에서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합니다.

    정부나 사회가 대안학교를 더 지원하고 돕기를 바랍니다. 지적하고 평가하고 제한하는 방식이 아니라, 교류하고 지원하고 서로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서로를 충만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대안학교는 때로는 보완재로, 때로는 대체재로 역할 하는 우리 사회의 큰 자산입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 문화가 빠르게 형성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