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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정근식 후보와 윤호상 후보가 각각 진보·보수 진영 단일후보로 나서면서 공약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방선거 본후보 등록 첫날인 14일, 두 후보는 나란히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갔다.
정근식 후보는 진보 진영 단일후보로, 윤호상 후보는 보수진영 단일후보로 선출된 인물이다. 두 후보 모두 후보 등록 과정에서 ‘품격 있는 선거’를 강조하며 네거티브보다 정책 경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은 기초학력 회복과 학력평가, 입시 및 고교체제, 사교육비 부담 완화, 돌봄 확대, 교권 보호, 학생 인권과 생활지도 등으로 압축된다. 두 후보 모두 학부모 체감도가 높은 생활밀착형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해법은 뚜렷하게 갈린다.
정 후보가 공교육 안의 지원 체계 확대와 무상교육 강화에 무게를 둔다면, 윤 후보는 사교육비 절감형 모델과 학교 안전, 교권 강화를 앞세우고 있다. 특히 두 후보 모두 학부모 부담 완화를 핵심 메시지로 내세우면서 선거 과정에서는 공약의 재원 마련 방안과 교육청 권한 내 실행 가능성이 핵심 검증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 기초학력
- 정근식 “학습지원 체계 확대” vs 윤호상 “진단센터 신설·맞춤 보장”
기초학력 분야에서 두 후보는 모두 진단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정근식 후보가 기존 서울시교육청의 학습지원 체계를 확대하는 데 방점을 둔다면, 윤호상 후보는 ‘느린 학습자’를 위한 별도 진단센터 신설과 공교육 내 보완 체계 구축을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정 후보는 현재 11개 교육지원청에 설치된 학습진단성장센터를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로 확대하고, 맞춤형 학습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난독·난산 학생과 느린 학습자 지원을 강화하고, 기초학력 전담교사 확충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인 S-PLAN을 도입해 학습 부진의 원인을 분석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윤 후보는 기초학력 공약을 사교육비 경감의 일환으로 강조하고 있다. ‘느린 학습자’를 위한 기초학력 진단센터를 신설해 학생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점진적 개선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체계에 학생을 끼워 넣는 방식이 아니라 학습 속도가 느린 학생을 위한 전용 진단 체계를 마련해, 공교육 안에서 학습 격차를 줄이겠다는 방향이다.
두 후보 모두 학습 부진 학생을 조기에 진단하고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다만 정 후보는 기존 지원 체계의 확대와 세분화에, 윤 후보는 학부모가 체감할 수 있는 기초학력 보장과 사교육비 경감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초학력 공약의 경우 진단 이후 지원 체계가 과제로 꼽힌다. 학습 부진 진단이 실제 보정 교육으로 이어지려면 전문 인력, 운영 공간, 프로그램 예산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센터 확대나 별도 진단센터 신설 과정에서 교원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검토될 필요가 있다.
◇ 입시·고교체제
- 정근식 “수능 폐지·고교서열화 해소” vs 윤호상 “자사고·특목고 폐지 반대”
입시 및 고교체제 분야에서 두 후보는 모두 ‘대입 내신 절대평가 전환’에는 찬성하지만, 수능 개편과 고교체제 방향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정근식 후보는 수능·내신 절대평가 전환을 거쳐 장기적으로 수능을 폐지하고,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해 고교서열화를 완화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서울교육감 재임 당시 발표한 ‘3단계 미래형 대입제도 개편안’에서도 2028학년도 진로·융합 선택과목 절대평가 전환, 2033학년도 수능·내신 전면 절대평가, 2040학년도 수능 폐지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교체제와 관련해서는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주장했다. 2030년 이후에는 학교 유형별 특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특성화 유지형 일반고로 운영하고, 자사고 학급당 인원도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3일 진보 진영 교육감 예비후보들과 함께 발표한 공동 공약에서도 내신·수능 절대평가 전환, 특수목적고 폐지를 통한 고교서열화 해소, 대입자격고사 도입 등을 제시했다.
윤호상 후보는 자사고·특목고 폐지에 반대하고 일반고 역량 강화를 내세웠다. 보수진영 단일후보로 선출된 직후 발표한 입시·고교체제 정책에서 자사고·특목고 폐지 반대, 일반고 역량 강화, 대입 내신 절대평가 전환 찬성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는 “이념이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하는 균형으로 서울교육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수능 폐지론에 대해서는 정 후보의 구상을 비판했다. 윤 후보는 “수능 폐지는 교육감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국가교육 정책 차원에서 봐야 한다”며 “입장이야 밝힐 수 있지만 제대로 된 준비 없이 꺼낸 건 교육감으로선 하면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는 내신 절대평가 전환에는 뜻을 같이하지만, 정 후보는 수능 폐지와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포함한 구조 개편에, 윤 후보는 자사고·특목고 존치와 일반고 역량 강화를 통한 균형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입제도와 고교체제 개편은 교육감 권한만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사안도 포함돼 있다. 수능 폐지나 대입자격고사 도입은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 차원의 제도 개편이 필요한 사안이다. 자사고·특목고 정책 역시 정부의 고교체제 방향과 맞물려 있어, 중앙정부 정책과의 연계 여부가 실제 추진 과정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방과후·돌봄
- 정근식 “유아교육 무상화·이동 지원” vs 윤호상 “24시간 응급돌봄·사교육비 절감”
방과후·돌봄 분야에서 정근식 후보는 유아교육 단계의 실질 무상화와 공적 비용 부담 확대에, 윤호상 후보는 24시간 응급돌봄 체계와 사교육비 절감형 방과후 모델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 후보는 만 3~5세 유아교육 완전 무상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유아교육비뿐 아니라 급식비, 방과후 교육비, 돌봄비를 포함한 표준교육비의 실질적 무상화를 추진하고, 이를 유보통합과 연계해 어린이집과 유치원 간 교육비 격차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방과후·돌봄 운영 인력 부족 문제와 관련해서는 교원 정원이나 기간제 교사를 확보해 현장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상담교사·변호사·경찰관으로 구성된 교원 보호 3종 세트도 유아교육 영역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초·중·고 등하교 교통비 전면 지원, 현장체험학습비 100% 무상화 등을 통해 방과후 활동과 체험학습에 필요한 이동 비용까지 공공이 책임지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보수진영 단일후보로 선출된 직후 발표한 ‘3대 교육 혁명’ 가운데 하나로 돌봄 혁명을 제시했다. 핵심은 갑작스러운 돌봄 수요에 대응하는 24시간 응급돌봄 체계 구축이다. 긴급 상황이 생겼을 때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인력풀을 조성하고, 0세부터 고교 졸업 후 4년까지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방과후 운영 방향은 사교육비 절감 대책과 연결된다. 윤 후보는 공립형 학원, 공립형 과외, 초등 영어 시작 학년 낮추기 등을 제시했다. 공립형 학원은 관내 우수 학원이나 관련 플랫폼을 활용해 사교육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구체적인 비용 부담 구조와 교육청·지자체의 역할은 추가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와 함께 공립형 학원 수준의 플랫폼인 TFS 구축을 통한 교육격차 해소도 제시했다.
두 후보의 돌봄 공약은 모두 학부모 부담 완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정 후보의 무상지원 확대는 지속적인 예산 투입이 필요하고, 윤 후보의 공립형 학원·과외 모델은 민간 사교육 기관에 공적 재원이 투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 지원 대상과 범위, 지자체와의 비용 분담 방식, 기존 방과후학교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 교권 보호·학교 민원 대응
- 정근식 “교원 보호체계 확대” vs 윤호상 “전담 조직·교육 3주체 조례”
교권 보호와 학교 민원 대응 분야에서 두 후보는 모두 교권 침해를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교육활동 전반의 문제로 보고 있다. 다만 정근식 후보는 기존 교원 보호 체계 확대와 교육청의 즉각 개입에, 윤호상 후보는 전담 조직 신설, AI 행정 시스템 도입, 새 인권조례 제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 후보는 교권 보호를 주요 공약 중 하나로 꼽았다. 정 후보는 “선생님이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면서 “교권이 곧 학생의 학습권”이라고 밝혔다.
상담교사·변호사·경찰관으로 구성된 교원 보호 3종 세트를 유아교육 영역까지 확대하고, 민원 대응 창구와 근무 외 연락 차단 가이드라인도 유치원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악성 민원과 교육활동 침해에 대해서는 긴급교실안심SEM과 서울SEM119 등 긴급 지원 체계를 확대·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활동 침해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교육청이 신속하게 개입해 교사를 보호하는 대응 체계를 갖추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교원 정원 및 기간제 교사 확보, 교원 성과급의 수당화, 현장체험학습 안전사고와 관련한 교사 면책 법안 개정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는 존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후보는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침해나 학력 저하, 특정 이념 확산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객관적 근거가 없는 일방의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교권 침해를 교육 시스템 전반의 문제로 규정하며, 교원연수원 내 교권 보호 전담 부서 신설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악성 민원 대응과 관련해서는 AI 행정 시스템을 도입해 교사의 행정업무를 줄이고, 별도의 전담 시스템이 민원에 대응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는 정 후보와 입장이 갈린다. 윤 후보는 현행 학생인권조례를 폐지·개편하고, 학생·교사·학부모 등 교육 3주체를 포괄하는 새 인권조례를 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교사·학생·학부모가 상호 존중하는 ‘서울교육가족 인권조례’ 제정도 제시했다.
윤 후보는 학교 자율성 강화도 내세웠다. 서울 시내 교장과 원장 2100여 명을 ‘명예 교육감’으로 위촉하고, 학교 경영 자율권을 확대해 교육청의 불필요한 간섭과 공문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교권 보호 공약은 두 후보 모두 방향성에서는 이견이 크지 않지만, 실제 작동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다. 정 후보의 긴급 대응 체계는 교육활동 침해 발생 시 개입 속도가, 윤 후보의 AI 행정 시스템과 전담 조직은 민원 대응의 실효성과 현장 수용성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입장 차는 선거 과정에서 교권과 학생 인권의 관계를 둘러싼 주요 쟁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교육복지 확대 경쟁… 예산 규모·지속 가능성 쟁점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의 공약은 여러 분야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공통적으로 학부모 부담 완화와 교육복지 확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재원이다.
2026년도 서울시교육청 예산 규모는 11조 4773억 원 수준이다. 해당 예산은 노후 교육시설 보수와 학교 개축·증축, 안전시설 정비, 돌봄 및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 등 교육 현장 전반에 투입된다. 교육감이 대규모 비용 지원 공약을 추진하려면 신규 재원 확보뿐 아니라 기존 사업과의 우선순위 조정도 불가피하다.
정 후보는 ▲만 3~5세 유아교육 완전 무상화 ▲초·중·고 등하교 대중교통비 지원 ▲현장체험학습비·수학여행비 100% 지원 등을 제시했다. 유아교육비와 이동 비용, 체험학습 비용까지 공공이 부담하는 방식인 만큼, 공약 이행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 특히 무상지원은 한 번 도입되면 중단하기 어려운 성격이 강해 단년도 예산보다 중장기 재정 계획이 중요하다.
윤 후보는 ▲공립형 학원·과외 ▲초등 1학년 영어교육 시작 ▲24시간 돌봄 체계 구축 등을 내세웠다. 이 가운데 공립형 학원은 사교육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지만, 교육청과 지자체에 재정 부담이 뒤따를 수 있다. 또한, 민간 학원 선정 기준, 지원 대상의 형평성, 지자체와의 비용 분담 방식도 구체화돼야 한다.
교육청 권한을 넘어서는 공약도 검증 대상이다. 대입제도 개편, 수능 폐지, 고교체제 전환 등은 교육감의 정책 방향 제시만으로 실현되기 어렵다. 중앙정부와 국가교육위원회, 국회 입법, 지자체 협력 등이 필요한 사안은 선거 공약 단계에서 실행 경로를 더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후보가 학부모 부담 완화를 내세운 비용 지원 공약을 확대하면서, 재원 마련 방안은 선거 과정의 주요 검증 과제로 꼽힌다. 학생 수 감소에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내국세에 연동돼 배분되는 구조인 만큼 교육재정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공약별 소요 예산과 재원 조달 방식, 교육청 권한 내 추진 가능성도 쟁점이다. 지자체나 중앙정부와 협력이 필요한 사업은 비용 분담 방식과 실행 절차를 구체화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서울교육감 선거, 정근식 “무상지원” vs 윤호상 “사교육비 절감”
장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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