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고학년 40% 스마트폰 과의존… 학년 높을수록 통제 어려워해
강여울 조선에듀 기자 kyul@chosun.com
기사입력 2026.05.06 16:25
  • 어린이의 72%가 AI를 사용하고, 이 중 약 40%는 스마트기기 사용을 멈추기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전국 초등학생 4·5·6학년 2804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9일부터 22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은 어린이날 104주년을 맞아 어린이들의 스마트폰·AI 이용 실태와 인식, 정보 리터러시, 디지털 과의존 실태와 어린이가 바라는 정책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설문 결과, 초등 고학년의 절반이 하루 2시간 이상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며, 통제 어려움 호소했다.

    방과후 하루 스마트기기 사용 시간이 ‘2시간 이상’인 어린이는 전체의 49.2%로, 절반에 육박했다. 특히 6학년의 16.5%는 하루 4시간을 초과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혼자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의 4시간 이상 사용 비율(16.52%)이 부모와 함께 있는 어린이(9.71%)보다 1.7배 높았다.

    스마트기기를 멈추기 어려웠던 경험이 ‘자주 있다’ 또는 ‘가끔 있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 41.0%에 달했다. 어린이 10명 중 4명이 스마트기기 사용을 스스로 멈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스마트기기 과사용으로 인해 ‘너무 오래 사용하게 됨’(21.1%), ‘공부에 집중 안 됨’(16.8%) 등의 불편을 호소했다.

    ChatGPT,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를 사용한다는 응답도 72.0%에 달했다. 6학년은 84.1%가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용도로는 ‘궁금한 것 물어보기(41.2%)’와 ‘공부·숙제 도움받기(10.5%)’를 꼽았다.

    AI 사용 시 가장 우려하는 점은 ‘틀린 답이나 이상한 답을 알려줄까 봐(31.0%)’, ‘믿어도 되는지 헷갈림’(25.7%)으로 나타나 정보 신뢰성에 대한 불안을 안고 있었다. 출처를 찾아보는 능동적 검증은 21.2%에 불과해 디지털리터러시 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디지털 과의존은 어린이 스스로도 인식하고 있었다. 스마트폰·인터넷·AI 과의존을 걱정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3.1%로 나타났다. 어린이 3명 중 1명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어린이들이 건강한 성장을 위해 어른들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쉬는 시간과 놀이 시간 보장(42.4%)’과 ‘공부 부담 줄이기(42.0%)’였다. ‘학교폭력 없는 안전한 환경’(34.8%), ‘충분한 수면 보장’(30.1%) 역시 주요 요구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은 단순한 습관이 아닌, 공부 과부하와 놀이 환경의 부족과도 관련돼 있었다. 어린이의 대부분이 디지털 과의존에 대한 원인을 ‘놀 시간과 공간의 부족’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전교조는 이번 설문 결과와 함께 ▲교육용 AI 사용 등 국가 단위 기준 제도화 ▲학교-가정 연계 스마트기기 사용 규칙 표준안 개발 ▲어린이 대상 플랫폼 개인정보 보호 강화 ▲방과 후 자유 놀이 시간 보장 제도화 ▲선행학습 규제 및 학원 시간 제한 등 사교육 완화 정책 ▲접근 문턱을 낮춘 어린이 상담 인프라 확충 등을 요구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라 자고, 놀고, 쉴 수 있는 일상의 기본권”이라며 “디지털 기기에 잠식되고 과도한 학업에 억눌린 아이들에게 진짜 놀이와 쉼을 돌려주기 위한 사회적 차원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