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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초·중등 학생들의 일상을 지배하는 것은 단연 ‘게임’이다. 로블록스(Roblox)와 마인크래프트(Minecraft)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사회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로블록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전 세계적으로 2억 명을 넘어섰으며, 국내 초등학생의 상당수가 방과 후 ‘메타버스’라는 가상 세계에서 조우한다. 아이들이 이토록 이 게임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화려한 그래픽 때문이 아니다. 핵심은 바로 ‘게임 설계’의 자율성에 있다. 주어진 시나리오를 따라가는 과거의 게임과 달리, 지금의 게임은 아이들이 직접 세계관을 설정하고, 규칙을 만들며, 자신만의 섬세한 설계도를 그릴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한다.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게임 속에서는 방대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캐릭터의 서사를 막힘없이 풀어내는 아이들이, 막상 원고지 앞에만 서면 “뭐부터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아우성이다. 게임 시나리오를 짤 때 발휘되던 그 놀라운 상상력이 왜 ‘논술’이라는 형식 앞에서는 멈춰버리는 것일까? 그것은 아이들이 논술을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정답을 맞혀야 하는 ‘따분한 글짓기’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의 서사를 완성하는 힘은 논리적 개연성에서 나온다. 훌륭한 게임일수록 세계관이 치밀하다. 예를 들어 ‘마법이 존재하는 세상’이라는 설정을 했다면, 그 마법의 원천은 무엇인지, 왜 누군가는 마법을 쓰고 누군가는 쓰지 못하는지에 대한 논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 개연성이 무너지면 유저는 흥미를 잃는다. 논술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는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논리적으로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결국 게임 속 세계관 설정과 창의적 논술은 ‘개연성 있는 세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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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의 대사 한 줄에도 논술의 원리는 숨어 있다. 캐릭터가 “나는 이 전쟁을 끝내러 왔다‘고 말할 때, 이 한 줄에는 그가 처한 상황(배경), 전쟁에 반대하는 이유(근거), 평화를 찾겠다는 의지(주장)가 압축되어 있다. 사건의 전개 방식 또한 ’기-승-전-결‘의 구조를 따른다. 아이들이 게임 시나리오를 구상하며 고민하는 ”이 사건이 왜 일어났는가?“에 대한 질문은 논술에서 ”이 현상의 원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동일한 사고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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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창의적 논술은 ’나만의 세계를 만드는 설계도 작성‘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글쓰기는 백지를 채우는 고통이 아니라, 내가 창조한 세계관을 타인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리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첫 글자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게임의 ’튜토리얼‘을 만들듯 가볍게 시작하면 된다. 내가 다루고자 하는 주제를 하나의 ’게임 테마‘로 설정하고, 독자를 내 세계관에 입성시키기 위한 ’첫 번째 문지기(도입부)‘를 세우는 것이다. ”만약 ~라면 어떨까?“라는 가상의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딱딱한 논술문은 생동감 넘치는 설계도로 변모한다.
리딩엠의 수업은 아이들이 가진 이 창조적 본능을 논리적인 문장으로 치환하는 과정이다. 다양한 추천 도서를 읽으며 얻은 지식은 게임 속 세계관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아이템‘이 되고, 토론을 통해 다듬어진 논리는 견고한 ’설계도‘가 된다.
논술은 지루한 숙제가 아니다. 아이들이 로블록스에서 성을 쌓듯, 자신의 생각을 문장이라는 벽돌로 쌓아 올리는 즐거운 창작 활동이다. 아이들의 손에 들린 펜이 단순한 필기구가 아니라 자신만의 세계를 건설하는 '마법의 도구'가 될 수 있도록, 리딩엠은 그 논리적 설계의 시작을 함께할 것이다.
[초·중등 문해력 공부법] 게임 속 세계관 설정하기 : 논술은 ‘상상’의 설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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