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 학생부 기재’ 갑론을박… 학교 안전 이대로 괜찮은가
강여울 조선에듀 기자 kyul@chosun.com
기사입력 2026.04.17 17:15
  • 지난 13일 충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교사를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벌어졌다. 가해 학생 A군은 교장실에서 피해 교사 B씨와의 면담 요청 후, 교장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범행을 저질렀으며, 범행에 사용된 흉기를 집에서 챙겨 나오는 등 계획적 범행이라는 점에서 세상에 충격을 안겼다. 교사 B씨는 피습 직후 병원으로 이송돼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로 알려졌으며, A군은 범행 후 학교를 벗어나 112로 자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달 27일, 광주광역시에서는 교사와 대화를 나누던 학생이 교사를 밀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해당 교사는 책상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뇌진탕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내 교권침해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최근 들어 그 양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과거의 교권침해는 대부분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었지만, 이제는 교내 학생들이 직접적인 가해자가 됐다. 특히, 교사를 향한 폭행 사례가 늘어나면서 큰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다.

    ◇ 교육부, 교사 보호 나서… 실효성은?

    교권 피해 사건의 정도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정부가 나섰다. 교육부는 지난 1월, ‘학교민원 대응 및 교육 활동 보호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교사들의 교육 활동 보호에 나섰다. 

    해당 방안은 교권 신장과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목표로, 학교 민원 대응 체계와 교육 활동 보호 제도를 보완한 교권 보호 종합대책이다. 내용에 따르면, 상해·폭행·성폭력 범죄 발생 시 학교장이 우선적으로 출석정지나 학급교체 등 분리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 또한 학부모가 교육 활동 침해에 따른 특별교육을 이수하지 않을 경우 부과되는 과태료를 3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피해 교원에게는 기존 특별휴가 외에 5일 이내의 추가 휴가를 부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민원 처리 시스템도 교사 개인 대응에서 기관 차원의 대응으로 전환했다. 교사 개인 연락처나 SNS를 통한 민원 접수를 금지하고, 민원대응팀을 법제화한다는 것이다. 학교 내 전용 민원상담실도 2026년까지 750실을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정부의 대책에도 교사들은 학교 현장의 상황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방안 발표 이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라 전교조)은 “이번 방안은 교사를 보호하는 방안이 아닌, 허울뿐인 보호장치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표했다. 전교조는 이어 “민원창구는 단일화했으나 정작 그 창구를 운영할 민원대응팀을 누구로 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빠져 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민원대응팀 구성원에 교사가 포함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교총 “중대한 교권침해 사안 학생부 기재해야”

    교권 보호 방안을 발표한 지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문제가 불거지자, 교원들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지난 15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유·초·중·고 교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내용에 따르면, 교권침해를 당했을 때 지역교권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고 답한 비율은 13.9%에 불과했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는 ‘실질적인 해결이나 도움이 되지 않아서’가 26.9%로 1위를 차지했다. 정부의 대책에도 교원들은 실질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중대 교권침해 사항을 학생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것에 대해서도 찬성하는 교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방안에 76%가 ‘매우 찬성’했으며 16.1%가 ‘찬성’해 전체 응답자의 92.1%가 찬성 의사를 보였다.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에서도 ‘중대 교권침해 학생부 기재’를 선택한 비율은 42.9%로 2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교권침해의 수준이 정도를 지나치면서 학생에게도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주요 논의 사항이었던 교권침해 생활기록부 기재 여부를 교권 보호 강화 방안에서 제외한 바 있다. 해당 사안에 대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향후 입법 과정에서 더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학생부 기재, 실질적 해결책 아냐

    그러나 실제 교권침해 학생부 기재 정책이 시행되기까지는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부 기재를 통해 학생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실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의견 또한 다수를 차지한다. 학생부 기재를 통해 실제 학생이 입시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소송이 잦아지고, 결국 교원 보호보다는 법적 대응에 더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교원 단체 사이에서도 학생부 기재에 대한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학생부 기록보다 안전한 교육 환경을 만드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해왔다. 가해 학생의 책임이나 엄벌을 논하기 전에, 학교의 안전과 교원 보호를 우선적으로 확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교사 흉기 피습 사건과 같은 중대 사건은 ‘교권침해’와 별도로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전교조 측은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범죄 행위는 단순 교권침해 사안으로 볼 수 없다”며 “학교 안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이러한 고위험군 학생들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내 교권침해의 정도가 심각해지며, 단순 교내 사건과 형사 사건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 최교진 교육부장관은 “중대한 교권침해 발생 시 관할청이 신속하고 엄중하게 고발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약 4개월이 지난 지금, 교사들은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교사들이 원하는 것은 하나다. ‘교사와 학교의 안전 확보’. 학생부 기재 갑론을박 또한 정당하게 보호 받고자 하는 교사들의 간절한 마음일 것이다. 교사는 물론, 우리 사회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학교의 안전을 위한 명확한 보호 체계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