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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수업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이다. 분명히 책을 두 번이고 세 번을 읽었는데 정작 글의 핵심은 남지 않는다. 아이들은 책에 있는 글자만 읽은 것이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다.
또, 국어 시험에서는 지문을 읽은 후 “가장 옳은 답을 고르시오.”처럼 문제가 출제된다. 이때 아이들은 옆에 지문을 읽고도 창의적으로 해석하여 자신의 주관으로 문제를 푸는 경우가 있다. 국어 시험은 작가나 출제자의 의도를 잘 파악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많은 이야기 중 가장 적절한 정보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독서 교육에서는 읽기를 단순한 해석이 아니라, 텍스트, 맥락이 상호작용을 하며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으로 본다. 즉, 읽기는 글자를 따라가는 일이 아니라 글쓴이의 생각을 재구성하는 사고의 과정이다. 그런데도 많은 학생이 여전히 읽기를 ‘문장 해석’ 수준에 머물러 이해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학생이 저자의 생각을 온전히 파악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사용을 비판하는 글을 읽으면 “스마트폰은 나쁘다”라고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많은 비판적 글은 사용 방식이나 태도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지, 특정 대상을 온전히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글의 맥락과 저자의 의도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의도대로 읽는다. 결국 글쓴이의 의도와 어긋나는 결과를 낳는다.
비문학 도서를 읽을 땐, 어려운 문장이나 낯선 개념에 집착하다가 전체 흐름을 놓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수능 국어에서 요구하는 독해는 개별 문장의 이해를 넘어, 글의 구조와 논리 전개를 파악하는 능력이다. 결국 부분적 이해에 머무르는 읽기로는 글 전체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빨리 읽지 않아야 한다. 쉬운 책을 주든 어려운 책을 주든 후딱 읽고 끝내는 경우가 있다. 훑어봤을 때 어려워 보이면 건성으로 읽고 지나친다. 어려운 어휘가 많거나 배경지식이 없으면 책 한 권을 온전히 읽어내기가 어렵다. 그냥 지나치지 말고, 문맥을 살펴 뜻을 유추하고 직접 찾아보는 게 중요하다.
저자의 의도를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질문하며 읽어야 한다. 글을 읽을 때는 ‘왜 이 말을 했는가?’, ‘앞뒤 내용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이 글의 핵심 주장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주장과 근거, 예시로 이어지는 글의 구조를 파악하며, 글쓴이 입장에서 사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독해 기술이 아니라 사고력의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읽기의 차이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에서 비롯된다. 글자를 따라가는 데 그치는 읽기와 그 속에 담긴 생각을 헤아리는 읽기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 이제 학생들은 ‘읽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헤아리는 읽기’로 나아가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읽은 내용이 자기 생각으로 남고, 책 한 권을 이해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초·중등 문해력 공부법] 독서의 궁극적 효과는 ‘사고력에서 차이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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