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교육부가 영유아 대상을 대상으로 한 인지 학습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아동 발달권 보호를 위한 영유아 사교육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은 일명 4세고시·7세고시라 불리는 영유아 레벨테스트를 금지하고, 주입식 인지 교육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레벨테스트 금지 ▲유해교습행위 금지 ▲과대·허위광고 금지 총 3개 핵심 사항을 내세웠다.
먼저 ‘레벨테스트 금지’를 통해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모든 형태의 모집 시험평가, 수준별 배정 목적 평가를 금지한다. 이에 따라 사교육 영어 학원에 입학하기 위한 입학시험과 분반을 위한 레벨테스트를 운영할 수 없게 된다.
교과목 지식을 주입하는 인지 교습도 제재한다. 36개월을 기준으로 미만의 유아는 인지 교습이 전면 금지되며, 36개월 이상의 유아는 교습 시간을 1일 3시간, 1주 15시간 이내로 제한한다. 학습자 모집 단계와 수강이나 교습 관련 상담 시에도 허위·과장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 또한 제재에 나선다.
교육부의 이번 정책은 과도한 선행학습으로 인해 아이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며 속도가 붙었다. 교육부는 해당 정책에 대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최우선 가치로 두면서, 합리적 규제를 통해 영유아 사교육 시장을 정상화하고 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 ‘정부 차원의 조기 사교육 첫 규제’ 유의미해
이번 방안에 대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정부가 나서서 직접 영유아 사교육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나날이 빨라지는 아이들의 조기 사교육 문제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국회는 영유아 사교육 레벨테스트를 선제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 지난 3월 유아 사교육 입학시험을 금지하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이하 학원법)’이 앞서 국회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에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는 “유아 조기 경쟁과 과도한 사교육 부담을 초래하는 레벨테스트를 제도적으로 규제하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정책에 대해 환영의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영유아 사교육 대응 방안에 찬성하면서도 한편으로 걱정을 표하기도 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측은 “이미 하루 3시간 이내의 인지 교습을 진행하는 영어 학원에게 이번 방안은 그냥 기존대로 운영하라는 의미”라며 “1일 3시간보다 시간을 더 낮추는 수준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실제 맘카페 등에서도 “사실상 현재 체계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 ‘유아 교육 현장의 특성 고려하지 않은 결과’… 반대 의견도
방안 발표 후 한차례 반대의 목소리도 들렸다. 논란의 핵심은 ‘유아 인지 교습 1일 3시간 제한’이다.
여기서 인지 교습은 교습자의 주도로 문자·언어·수리 등 교과목 위주의 지식 습득을 목적으로 행하는 주입식 교습 행위를 말한다. 교구·교재의 성격, 공간 형태, 교수법의 주도성 등이 인지 교습을 구분하는 기준이다.
지난 6일, 한국학원총연합회 전국외국어교육협의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교육부의 방침에 반대하고 나섰다.
한국학원총연합회 전국외국어교육협의회 사무국은 “획일적인 시간 규제가 낳을 심각한 교육적,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며 “영유아 발달권 보호라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나, 이번 3시간 제한 규제는 유아 교육 현장의 특성과 수백만 맞벌이 가정의 돌봄 현실을 철저히 외면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유아영어학원의 일과는 식사 예절, 신체 놀이, 감정 표현 등이 유기적으로 융합되어 운영된다”며 “한정된 3시간 안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구시대적 ‘고강도 압축 주입식 교육’으로 회귀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 규제로 인해 학원의 문이 일찍 닫히면, 맞벌이 가정의 경우 심각한 돌봄 위기에 처하게 된다고도 지적했다.
교육부 또한 돌봄의 공백을 우려해 공교육·보육의 역할을 함께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유치원·어린이집과 초등학교를 연계하는 ‘이음교육’을 확대해 5세 유아의 초등학교 적응을 돕는다. 발달의 기초가 되는 문해력 형성을 위해 유아기부터 그림책 활용 놀이 제공 등 독서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더불어 지역별 사교육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지역 맞춤형 프로그램과 대국민 캠페인을 추진하고, 영유아 성장·발달 단계별 보호자 교육자료를 개발해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방안과 관련해 데이터 기반 맞춤형 대책을 마련한다. 올해부터 ‘유아 사교육비 본조사’를 실시해, 데이터에 기반한 영유아 사교육 맞춤형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방안을 가지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만큼 더 세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요즘N] 조기 사교육 잡는다… 유아 인지교습 3시간 제한 논란
강여울 조선에듀 기자
kyul@chosun.com
Copyrightⓒ Chosunedu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