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리 다시 할 수 있어요”… 새출발을 이끄는 ‘경기재도전학교’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6.04.03 17:15

- ‘2026 대한민국 교육대상’ 교육 프로그램 부문 수상

  • 취업과 창업의 환경이 빠르게 재편되는 시대, 실패는 더 이상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닿을 수 있는 현실이 되고 있다. 산업 구조의 변화와 고용 불안정성이 맞물리면서 비자발적 실업이 늘어나고, 창업 역시 낮지 않은 실패 확률 속에서 많은 이들이 좌절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실패’ 그 자체보다 실패 이후를 다시 설계할 수 있는 기회와 구조가 충분하지 않다는 데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의 필요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단순한 기술 습득이나 정보 제공을 넘어 무너진 자신감을 회복하고 방향을 재설정할 수 있도록 돕는 통합적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특히 실패 경험으로 인해 심리적 위축과 사회적 고립을 겪는 이들에게는 다시 사회로 연결되는 과정 자체가 또 하나의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

    경기도가 운영하는 ‘경기재도전학교’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이다. 취·창업 실패를 경험한 청년과 중장년을 대상으로 심리 회복과 직무 역량 강화를 함께 지원하며, 재도약의 출발점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힐링과 직무교육을 결합한 교육 방식과 공공기관 간 협업을 통한 정책 연계 등 차별화된 접근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경기재도전학교는 최근 ‘2026 대한민국 교육대상’ 교육 프로그램 부문을 수상하며, 교육의 공공성과 실효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실패를 끝이 아닌 출발로 전환시키는 이 프로그램이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확장될지에 대해 들어봤다.

    - ‘2026 대한민국 교육대상’ 교육 프로그램 부문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경기재도전학교가 이번 수상을 통해 어떤 의미를 갖게 되었는지 소감과 함께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2008년부터 19회에 걸쳐 교육산업 전반의 우수 성과를 발굴·지원해온 ‘대한민국 교육대상’에서 ‘경기재도전학교’가 경기도 사업 최초로 수상한 것은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합니다.

    경기재도전학교는 취·창업 실패로 어려움을 겪는 도민을 발굴해 교육을 제공하고, 수료 후 6개월 내 22.5%가 재도전에 성공하는 등 높은 효과를 보였습니다. 또한, 힐링과 직무를 결합한 교육 방식, 다양한 홍보를 통한 대상자 발굴,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협업을 통한 정책 연계 등 혁신성과 공공성을 함께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통한 취·창업의 실질적 성과를 이끌어온 점을 인정받은 데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 경기재도전학교는 취업이나 창업에 실패한 청년과 중장년의 재도약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배경과 목적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산업 발달로 직종의 생성과 소멸 속도가 빨라지면서 청년·중장년의 비자발적 실업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 통계에 따르면 창업기업의 5년 생존률은 30~34% 수준에 그치며, 노하우와 지식 부족으로 창업 2~3년 내 폐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기도는 취업·창업 실패 이후 우울증, 불안장애 등 심리적 문제와 사회적 고립을 겪는 사례에 주목해, 노동시장으로의 건강한 복귀를 위한 심리 지원과 취·창업 역량 강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좌절을 경험한 도민이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경기 재도전학교’를 기획·운영하게 됐습니다.

    - 경기재도전학교는 힐링 프로그램, 심리 회복 과정, 취·창업 직무교육, 전문가 특강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참여자들의 재도전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경기 재도전학교는 힐링 프로그램을 통해 부정적 경험과 기억을 비우는 단계에서 시작합니다. 이후 ‘비움과 채움’을 기반으로 힐링과 직무교육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힐링을 넘어 심리 치유와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퓨처맵핑(미래지도)’ 과정을 단계적으로 구성해 참여자들이 교육 수료 시점에는 자신감을 회복한 상태에 이르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취·창업 실패로 위축된 도민들이 용기를 갖고 다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참여자들이 일정 기간 합숙형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이 인상적입니다. 이러한 집중형 교육 방식이 참여자들에게 어떤 교육적 효과를 가져온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합숙형 교육은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실패 경험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위로와 치유가 이루어진다는 점이 큰 강점입니다. 참여자 모두 취업·창업 실패를 경험한 만큼 고립되기 쉬운 상황에서 공감과 지지를 통해 심리적 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집중형 교육 환경이 프로그램 효과를 높이는 시너지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합숙 과정에서 취업과 창업 트랙을 분리해 맞춤형 역량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참여자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게 실질적인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 지난해 4기수 운영을 통해 200명이 수료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로 변화하거나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참여자들의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올해 1월 수료생 취·창업 현황 조사 결과, 200명 중 45명이 평균 6개월 이내 재도전에 성공했습니다. 창업은 진입장벽이 높아 취업보다 비율은 낮지만, 의미 있는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로 폐업 후 어려움을 겪던 ‘이사부가’ 중식당 대표는 교육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해 양주에 가게를 재오픈했고, 현재는 줄을 설 정도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대가 흑염소’, ‘카페 플레이븐’, ‘똠뚠’, ‘온기닮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료생들이 현업에 복귀해 활동하고 있으며, 재도전을 통해 새로운 출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취·창업 실패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직무교육뿐 아니라 심리적 회복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재도전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 경험을 자산으로 전환하는 인식 변화입니다. 가족이나 주변에도 말하기 어려운 경험을 트라우마가 아닌 재도약의 발판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또한, 일반 직무교육이 기술 습득에 초점을 둔다면, 경기 재도전학교는 자신에게 맞는 직무와 교육 방향을 찾고 취·창업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부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참여자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올해는 5기수, 250명으로 참여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 경기재도전학교 프로그램을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키고 확대해 나갈 계획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경기 재도전학교의 강점인 ‘감정의 공감’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몰입형 교육을 통해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상처 치유와 재도전 의지를 동시에 높이는 데 집중할 예정입니다.

    또한 경기도일자리재단,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경기신용보증재단 등과의 협업을 통해 일자리, 창업, 자금 지원을 연계하는 실질적인 정책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수료생들이 재도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지만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청년과 중장년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그냥 하다 보니 되었다”고 말하지만, 그 ‘그냥’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속에서 첫걸음을 내딛기 쉽지 않습니다. 경기 재도전학교는 ‘우리 다시, 할 수 있어요’라는 메시지로,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드리고자 합니다. 힘들 때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우리 다시,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