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엠의 독서논술] 오답과 친해지기
손지혜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원장
기사입력 2026.04.01 09:00
  • 손지혜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원장.
    ▲ 손지혜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원장.

    글을 쓰다 보면 맞춤법이든, 띄어쓰기든, 호응이든 오류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선생님의 첨삭을 보고 고치기도 하지만 얼른 밀어내고 차라리 새로운 내용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든다. 실수를 마주하는 것은 참 뼈아픈 일이기 때문이다.

    국어, 수학, 영어, 과학 등의 시험에선 안 그런가? 둥글둥글한 정답 표시와 달리 한 줄로 내리그은 오답 표시는 그 생김새만으로도 얼마나 마음을 시리게 하는지. 심지어 그 문제지를 나 혼자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옆 자리 친구, 선생님이 함께 보고 있다면 얼른 덮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꿈틀댈 것이다.

    그러나 이때 오답을 반갑게 여기는 것이 필요하다. 단언컨대 오답의 자리에서부터 글쓰기 실력도, 시험 성적도 뛰어오르기 때문이다. 반가운 오답을 마주한 다음 우리는 몇 가지 명심할 것이 있다.

    첫째, 해설을 의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문제를 열심히 푼 뒤, 채점을 하고, 틀린 문제가 있으면 해설지를 보고 ‘아 그래서 답이구나’라고 생각한 후 또 다음 문제를 푸는 일을 우리는 수도 없이 반복해 왔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실력이 잘 향상되지 않는다. 글을 쓴 후에도 ‘선생님이 첨삭한 내용이 왠지 모르지만 더 잘 쓰인 것 같네’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반복되는 실수가 바뀌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글에 첨삭된 내용을 볼 때에는 첨삭이 포함되지 않은 자신의 ‘원래 문장’을 다시 읽어 보아야 한다. 뭔가 이상하면 왜 잘못 썼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어디를 어떻게 바꾸면 될지 이리저리 ‘끙끙대며 생각할 때’ 문장을 보는 눈과 글에 대한 감각이 자라난다. 

    문제를 풀 때도 마찬가지이다. 답이 이해가지 않으면 지문을 다시 읽고, 그래도 안 되면 ‘개념’ 중 놓친 부분이 없는지 살펴 보고, 내가 논리를 전개하는 과정을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힘들게 공부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학습의 방법이라는 것을, 많은 선배들이 공통적으로 말하지 않는가! 적어도 해설을 보기 전에 2분은 문제와 씨름해보기를 추천한다.

    둘째, 오답이 발생했다면 아무리 쉬운 이론, 개념이더라도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 ‘아 이거, 깜빡했었네!’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깜빡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꼭 체크해 두었다가 다시 정리하고 가능하면 말로 표현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암기가 필요하다면 놓치지 말고 외운 후 넘어가자.

    사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삶에서 스스로의 크고 작은 실수를 마주할 때면 직면하기 어렵다. 마치 시험지에 그어진 빗금을 보기 어렵듯, 오류 앞에서는 도망갈 길을 찾기 바쁘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 오답 앞에 서고, 바른 방향으로 생각을 수정해나가기를 주저하지 않을 때 정답 동그라미도 하나 하나 늘어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