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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새 학기, 전문대학에는 각자의 이유로 ‘다시 시작’을 선택한 입학생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익숙한 경로를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거나, 예상치 못한 좌절 이후 방향을 전환하며 배움의 길을 택한 사례들이다.
해외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유아교육을 선택한 이주민, 프로 진출의 문턱에서 좌절을 겪은 뒤 새로운 성장 경로를 모색한 야구 선수까지. 서로 다른 출발선에 선 이들의 선택은 전문대학이 진로 전환과 재도전의 통로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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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에서 춘천까지…늦지 않은 도전, 유아교육의 꿈
2026년 3월, 한림성심대학교 유아교육과에 입학한 김베라 씨는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새로운 삶을 선택한 이주민이다. 그가 처음 한국을 찾은 것은 2014년, 스무 살의 나이였다. 이후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며 보낸 10년의 시간은, 다시 배움의 길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
김 씨는 우연히 접한 K-팝을 계기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고, 드라마와 신문을 통해 한글을 익혔다. 이어 아르바이트를 통해 언어를 체득하며 한국 사회에 적응해왔다.
육아 경험 속에서 교육 현장을 가까이서 접한 그는 유아교육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 김 씨는 “유아교육은 아이의 미세한 감정 변화를 읽어내는 일로,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알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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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에 모든 것을 건 선택…드래프트 탈락 이후 다시 시작된 도전
안정적인 진로 대신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거는 선택도 이어지고 있다.
2026년 대학야구리그 신생팀 소속으로 한국관광대학교 스포츠트레이너과에 입학한 이시원 씨는 서울고등학교 야구부 주장 출신으로, ‘2025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 고교야구대회’에서 팀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그는 C1스튜디오 ‘불꽃야구’를 상대로 선취점을 기록하며 팀의 12연승을 끊는 데 기여했지만, 2026년 프로야구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이후 서울 소재 야구 명문 대학에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민 끝에 한국관광대학교 진학을 선택했다.
이 씨는 단순한 팀 선택이 아닌 선수로서의 지속적인 성장을 고려했다. 그는 “야구 실력뿐 아니라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스포츠트레이너과를 선택했다”며 “더 오래, 더 강하게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드래프트 탈락의 아쉬움을 다시 시작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모든 것을 걸고 2년 안에 프로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루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26년 전문대학 이색 입학생들 ②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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