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의 입시큐] 3월 학평 이후, 탐구 선택의 기로에 서다
이종환 입시전문가, 이오스 러닝 대표, 대치명인 입시센터장
기사입력 2026.03.26 10:18
  • 3월 학평 결과가 화제다. 세간에 쉬웠다는 평과 달리 수능모의고사로는 첫 시험인 만큼, 고3에게는 체감 난도가 높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3월 학평(이하 3평)은 일부 과목 난이도는 조정하나 작년 수능과 유사한 난이도 수준으로 출제하는 편이다. 따라서 전년도 고3과 올해 고3의 수준을 비교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 물론 출제 범위가 수능에 비해 적고, 과학탐구Ⅱ도 빠져있으므로, 여러모로 수능성적 단정의 의미는 없다. 수학 과목에서도 미적분·확통·기하 등의 선택과목에서 실제 난도가 높은 범위는 포함되지 않았으므로, 3평 성적이 잘 나왔다고 해서 섣부른 자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 4월 중순에 성적표가 배부되면 국어·수학·영어 등의 공통과목 경쟁력, 선택과목 조합, 취약 단원 등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한편 3평은 학생이 실제 수능 구조에서 어떤 과목 조합을 선택했고 그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미리 확인하는 시험이라는 의미에서 탐구 선택과목을 바꿔야 할 경우에도 유의미한 판단기준을 제공한다. 이번 호에는 3평 이후 탐구 선택과목에 대해 중점적으로 정리했다.

    3평 가채점 결과에 따라 과학탐구(이하 과탐)를 난도 순으로 보면, 화학Ⅰ>지구과학Ⅰ≒물리Ⅰ>생명과학Ⅰ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도는 생명과학Ⅰ의 난도가 가장 높았다. 사회탐구(이하 사탐)는 한국 지리> 윤리와 사상> 동아시아사> 경제> 세계 지리> 정치와 법> 생활윤리> 사회 문화>세계사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도는 세계지리의 난도가 가장 높았다.

  • 사탐 런 현상은 수험생들 사이에서 소위 대세로 굳어지고 있어, 입시기관 중 상당수가 올해 수험생들의 사탐 선택 비율이 80%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 작년 3월부터 사탐 선택자와 과탐 선택자의 비율이 확연히 벌어지는 추세를 보였다는 것이 진학사 등 입시기관의 설명이다. 

    한편 고3들의 탐구 과목 공부는 주로 1학기 기말고사가 마무리된 7월 중순 이후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짙다. 따라서 이어지는 9월 수능 모의평가에서 탐구 과목 점수가 향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단기간에 탐구 과목의 성적이 올라가게 되면서 탐구 과목은 단기간 공부해도 성적이 오를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이런 이유로 9월 이후 탐구 과목에 대한 학습 집중도가 내려가고 마무리 공부가 소홀해지면, 정작 11월 수능에서 탐구 과목에 대한 패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고3이 재수를 하게 되는 원인 중에 상당수는 바로 그 ‘탐구 한 과목’ 때문이다.

    최근 공개된 중앙대 의/약학부의 26학년도 논술 합격생 분석을 보면, 탐구 과목 선택 현황에 수능 사탐 1과목. 과탐 1과목 응시자가 6%로 나타났다. 의약계열 논술 합격생 중에서도 ‘사탐 런’ 경향이 존재한다는 징표다. 작년 정시에서도 사탐 1과목. 과탐 1과목 응시자 중 상위 점수 대 수험생들은 서울권 대학 약대, 치의예와 일부 의대를 지원하는 성향이 뚜렷했다. 또한 사탐 2과목 응시자 중 상위 점수대 수험생들은 약대. 한의대를 비롯하여 주로 반도체공학과 등 계약학과에 지원하는 경향이 강했다. 올해 정시에서도 이런 경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과탐 가산점을 의식하면서 과탐 선택을 유지할 것인가, 사탐 런 대세에 맞추어 사탐으로 바꿀 것인가의 결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무엇보다 수학과 국어 공부에 앞으로 투자해야 할 시간과 학습량을 가늠해 보기를 바란다. 자신이 원하는 대학이 상위 대학일수록 수학과 국어 등 주요 과목에서 한 과목 이상은 압도적인 성적을 내야 합격이 수월해진다.

    한편 이과 수험생들이 사탐을 선택할 때, 공부 범위가 다소 적을 거라는 생각에 경제, 역사 등의 특정 과목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탐 선택 시에는 어느 정도 자신의 학습 성향도 고려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도표와 통계 등 자료 분석력이 강하다면 사회문화, 국어영역 등 문해력이 강하다면 생활윤리, 철학에도 관심이 있고 분류해서 암기하는 데 자신있다면 윤리와 사상 식으로 사탐 과목의 특성과 본인만의 강점을 매칭해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