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학 혁신과 풀리캠퍼스] 충북대 : AI 시대 대학 교육혁신, 결국 답은 ‘학습 지원 체계’에 있다
유선영 학사 주무관 | 충북대학교 교수혁신본부 교수학습혁신센터
기사입력 2026.03.23 13:00
  • 대학 교육은 지금 새로운 전환점 앞에 서 있다.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오는 배경은 더욱 다양해지고, 학업 준비도와 전공 적응 수준의 차이도 한층 커지고 있다. 같은 강의실 안에 앉아 있어도 누구는 수업 내용을 곧바로 이해하지만, 누구는 기초 개념부터 다시 짚어야 한다. 여기에 무전공 확대, 외국인 유학생 증가, 학령인구 변화까지 겹치면서 대학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조건 속에서 교육의 질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런 현실에서 대학이 다시 묻게 되는 질문이 있다. 학생 맞춤형 교육은 과연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 질문 자체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맞춤형 교육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문제는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아니라, 그것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방식에 있다. 학생마다 다른 출발선과 학습 속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하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대학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서 맞춤형 교육은 자주 강조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선언적 구호로 남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대학들이 AI 기반 학습 지원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여기서 분명히 할 점이 있다. 대학 혁신의 핵심은 AI라는 이름의 기술 자체에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이 학생의 학습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돕고, 교수의 판단과 지원을 얼마나 정교하게 뒷받침하느냐에 있다. 더 나아가 대학 차원에서는 그것이 일회성 시도에 머무르지 않고, 수업과 학사 운영, 학생 지원과 성과 관리 속에서 어떻게 연결되고 축적되는지가 중요하다.

  • 바로 이 지점에서 충북대학교의 사례는 의미 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충북대학교는 CBNU AI-Tutor를 통해 AI를 단순한 학습 보조 수단이 아니라, 학생 지원 체계 안으로 연결되는 실제 운영 모델로 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기초학력 보완을 넘어 전공과 어학 학습 지원, 교수자의 수업 운영 지원, 데이터 기반 교육 개선으로까지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들여왔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기술이 대학의 교육 운영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도록 설계되고 있느냐인데, 충북대는 이 점에서 분명한 방향성과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 성과도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용자 수와 학습 시간, 콘텐츠 활용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교과 연계 운영 이후 참여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는 자율학습 권고 수준을 넘어 정규 수업과 연결된 학습 지원이 실제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시스템을 도입한 데 그친 것이 아니라,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다시 지원과 개선으로 환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기에 더해 중요한 것은 이 체계가 실제 지원이 절실한 학생층에 정확히 닿고 있다는 점이다. 이용자 구성에서 이공계열 학생과 1학년 신입생의 비중이 높게 나타난 것은, CBNU AI-Tutor가 보편적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고 기초학력 보완과 초기 적응 지원이 필요한 집단을 중심으로 정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충북대학교는 AI 기반 학습 지원을 단순히 도입한 것이 아니라, 필요한 학생에게 실제로 연결되는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이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면 대학 교육의 모습도 달라진다. 교수자는 막연한 인상이나 경험에만 기대지 않고 학생의 학습 상태를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학생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다 분명하게 확인하면서 학습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 대학 역시 기초학력 보완, 교육 기능 강화, 학사경고 예방, 중도 이탈 관리와 같은 과제를 더욱 정밀하게 다룰 수 있게 된다. 결국 이는 편리한 시스템 하나를 추가하는 문제가 아니라, 대학이 학생의 성장을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실제로 답하는 방식이 된다.

    주목할 부분은 확장성이다. 기초 학습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교양, 전공, 어학, 비교과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학습 지원의 범위를 넓혀간다면, AI 기반 지원은 일부 학생을 위한 보완 프로그램이 아니라 대학 전체의 교육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도구의 추가가 아니라 정교한 학습 지원 체계의 구축이며, 대학의 경쟁력 또한 여기에 달려 있다.

    물론 과제도 있다. 학습 데이터의 신뢰성과 활용 기준, 개인정보 보호, 교수자의 활용 역량, 학생 참여의 지속 가능성은 결코 가볍게 다룰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시도를 미뤄서는 안 된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을 서둘러 소비하는 일이 아니라, 기술을 교육적으로 해석하고 대학의 운영안에 책임 있게 안착시키는 일이다.

    AI시대일수록 대학 교육의 본질은 오히려 더 선명해진다. 기술이 교육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 기술의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대학의 경쟁력은 더 많은 기능을 갖춘 플랫폼을 들여오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학습을 얼마나 세심하게 살피고, 그 차이를 얼마나 정교한 지원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결국 대학 교육혁신의 답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학생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 학습 지원 체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