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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육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오랫동안 공고했던 ‘시험’의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 과거의 점수가 학생의 위치를 정하는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학생의 출발점을 확인하고 학습 경로를 설계하는 ‘데이터 엔진’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 기초학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
과거 대학은 일정 수준 이상의 학습 능력을 전제로 전공 심화 교육을 제공하는 공간이었으나, 현재는 학생들의 학습 배경과 경험이 매우 다양해졌다. 고교 교육과정의 다양화와 학습 격차 확대는 대학에 ‘기초 역량 관리’라는 새로운 과제를 남겼다.
학습 격차를 방치할 경우 전공 교육의 질이 하향 평준화될 위험이 크지만, 모든 강의를 기초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대학은 ‘평균’을 기준으로 수업을 설계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학생 개인의 결손 지점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진단 인프라’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 AI-CAT, 시험을 ‘판별’에서 ‘이해’로 전환하다
이러한 요구에 응답한 것이 풀리캠퍼스의 ‘AI 기반 적응형 진단 평가(AI-CAT, AI-based Computerized Testing)’다. AI-CAT는 고정된 문항을 일률적으로 푸는 기존 방식과 달리, 학생의 응답 패턴에 따라 다음 문항의 난이도를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역동적인 탐색 과정’을 거친다.
이는 시험이 일방적인 판정이 아니라 일종의 ‘대화 구조’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험이 끝난 뒤 결과가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진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로소 최적의 학습 설계가 시작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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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숫자 이후의 데이터, ‘학습 설계’로 환류되다
AI-CAT의 핵심 가치는 진단 이후의 환류(Feedback) 구조에 있다. 진단 결과는 단순히 점수로 남지 않고, 영역별 성취도 분석을 통해 보충 학습 경로 설계를 설계하거나 교수자의 수업 전략을 수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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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대학 현장에서는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정밀 지도가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부산대학교에서는 학생의 강점과 취약점을 진단한 후 보충 학습을 연계하고,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수료증을 발급하는 ‘진단-보강-수료’ 중심의 체계적인 학습 관리 모델을 구축했다. 또 강원대학교는 신입생 및 재학생의 진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초 교양 과목의 난이도를 조절하고, 맞춤형 튜터링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 대학은 지금 ‘평가’를 다시 정의하고 있다
AI-CAT를 통한 적응형 진단은 학생 간 차이를 지우려 하기보다, 그 차이를 정확히 인식하고 지원 방향을 결정하는 데 목적을 둔다. 이는 대학이 점수를 통해 서열을 확정하는 공간에서 학습 과정을 설계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활용하는 관점이다. 시험을 통해 줄을 세우던 방식에서 벗어나, 시험을 통해 학생의 출발점을 확인하고 성장을 돕는 방향으로 대학의 평가 구조는 조용히, 그러나 근본적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기획] 대학은 지금 시험을 다시 설계하고 있다…기초학력 진단의 전환 ‘AI-CAT’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 점수 중심의 ‘판별’에서 데이터 기반의 ‘이해’로 평가 패러다임 변화
- 부산대·강원대 등 주요 대학, AI 진단 결과를 수업 설계 인프라로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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