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청산도·완도서 현장 목소리 직접 듣다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6.02.20 09:00

- “2100km를 달려서”… 고객만족은 현장에서 시작됐다
- 현장 피드백 수렴… 조치 여부까지 다시 안내

  • 청산도 뜨락지역아동센터 박수자 센터장. /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제공.
    ▲ 청산도 뜨락지역아동센터 박수자 센터장. /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제공.

    “여기까지 직접 오신 건 처음입니다.”

    전남 완도군 청산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만 닿을 수 있는 섬에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이 건넨 첫인사는 불만이 아니라 감사였다. 

    이번 방문은 단발성 일정이 아니다. 인천 강화를 시작으로 전남 목포·신안·비금도, 강원 춘천·철원·주문진, 그리고 전남 완도까지. 권역을 따라 총 19개 지역아동센터를 직접 찾아가는 현장 소통 여정이다. 지도 위에 경로를 그려보면 약 2100km이다. 이는 서울에서 부산을 두 번 반 넘게 오가는 거리다.

    센터마다 사정은 달랐고, 목소리도 달랐다. 다만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누군가 직접 찾아와 귀를 기울여준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작지 않은 의미였다는 점이다.

    ◇ 첫째 날, 청산도 “얼굴을 보니 오해가 풀립니다”

    완도읍에서 청산도로 들어가는 길은 단순하지 않았다. KTX를 타고, 렌트카로 갈아탔다가, 다시 배에 올랐다. 이동 시간만 꼬박 하루였다. 육지와 섬 사이의 거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실제로 몸이 감당해야 하는 무게로 다가왔다.

    현장은 의외로 따뜻했다. 예상과는 달리 딱딱한 간담회 분위기가 아니었다. 농담이 오갔고, 테이블 위에 놓인 완도 딸기 한 접시는 대화가 무르익는 사이 어느새 비워졌다. 긴 이동이 만들어낸 피로가 ‘환대’라는 이름으로 천천히 녹아내리는 순간이었다.

  • 왼쪽부터 이대희 중부지역센터장, 윤상경 고객지원본부장, 김성동 부산경남지역센터 차장. 청산도에서 지역아동센터장들의 ‘희망이음’ 사용 경험과 현장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제공.
    ▲ 왼쪽부터 이대희 중부지역센터장, 윤상경 고객지원본부장, 김성동 부산경남지역센터 차장. 청산도에서 지역아동센터장들의 ‘희망이음’ 사용 경험과 현장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제공.

    윤상경 한국사회보장정보원 고객지원본부장은 인사말부터 목적을 분명히 했다.

    “저희가 고객만족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자 이곳까지 왔습니다. 보고서로 보는 것과 현장에서 체감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한마디가 분위기를 바꿨다. 청산도 뜨락지역아동센터 박수자 센터장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렇게 직접 오신 건 처음입니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니 오해가 풀리는 부분도 있습니다.”

    전화와 게시판으로만 오가던 소통이 한 자리에 모였다. 왜 이런 구조인지, 무엇이 가능한지, 어떤 절차로 개선되는지. 운영 배경과 보안·제도적 맥락이 공유되자, 막연한 답답함은 조금씩 함께 풀 과제로 옮겨갔다.

    현장에선 최근 제공된 FAQ 숏츠 영상에 대한 반응도 나왔다.

    “막히는 부분을 짧게 찾아볼 수 있어 도움이 된다”는 말은 작은 개선 하나가 실제 체감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신호였다. 보고서 속 수치가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들어야만 알 수 있는 종류의 반응이었다.

    ◇ 둘째 날, 완도 “와주신 것 자체가 큰 의미입니다”

    이튿날은 완도 본섬에서 간담회가 이어졌다.

    문철호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전남협의회장, 늘푸른지역아동센터 조란영 완도협의회장을 비롯해 지역아동센터장 4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개별 센터의 현안을 넘어, 지역 전체의 시각이 더해진 자리였다.

    조란영 회장이 먼저 말을 꺼냈다.

    “현장 이야기를 직접 들으러 와주신 것만으로도 의미가 큽니다. 설명을 듣고 보니 이해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문철호 전남협의회장도 같은 맥락에서 덧붙였다.

    “현장과 운영 기관이 같은 방향을 보려면,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하는 자리가 필요합니다.”

    완도에서도 분위기는 차분했다. ‘왜’에 대한 설명이 오갔고, ‘어떻게’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광주 등 권역 거점 확대 소식에는 “이전보다 교육과 지원이 가까워진 느낌”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도서지역의 물리적 한계는 여전하지만, 지원이 한 걸음 다가오고 있다는 공감대가 조용히 형성되고 있었다.

    ◇ “듣고 끝나지 않겠습니다”

    이틀간 자리를 거치며 가장 자주 등장한 단어는 ‘피드백’이었다. 이대희 중부지역센터장은 현장에서 나온 의견을 꼼꼼히 받아 적으며 말했다.

    “원장님께서 현장의 불만과 건의 사항은 반드시 시스템 부서에 전달하고, 조치 여부를 다시 안내하라고 하셨습니다. 듣고 끝나는 방문이 아니라, 결과를 말씀드리는 소통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이 공기를 바꿨다. 단번에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더라도, ‘전달되고 있다’는 신뢰가 자리를 채웠다.

    간담회 말미, 한 센터장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직접 들으니 또 다르네요. 이런 자리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이틀간의 여정이 남긴 것을 압축하는 말이었다. 보고서가 아닌 얼굴로, 시스템이 아닌 목소리로, 2100km를 달려온 이유가 거기 있었다.

  • 완도 지역아동센터장들과 함께 기념촬영.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이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며 현장 방문의 의미를 나눴다. /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제공.
    ▲ 완도 지역아동센터장들과 함께 기념촬영.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이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며 현장 방문의 의미를 나눴다. /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제공.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2100km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고객만족은 화면 속 기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장으로 걸어 들어가고, 얼굴을 마주하고, 오해를 풀고, 다시 답을 전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시작된다.

    첫날 청산도, 둘째 날 완도에서 확인한 것은 하나였다. 고객만족은 점수가 아니라 관계이며, 관계는 사람이 움직일 때 회복된다는 사실이다.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까지, 꼬박 하루를 달려 도착한 현장까지. 그 물리적 거리가 말해주는 것이 있다. 닿으려는 의지가 있어야 신뢰도 생긴다는 것. 그리고 그 신뢰는, 한 번의 방문이 아니라 계속해서 움직이는 사람들로 인해 쌓인다는 것이다.

    그 여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