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엠의 독서논술] AI 시대, 질문하는 힘을 키워 주는 독서
이상준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역삼교육센터 원장
기사입력 2026.02.04 09:00
  • 이상준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역삼교육센터 원장.
    ▲ 이상준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역삼교육센터 원장.

    ◇ 특이점이 온다

    AI 혁명이 세상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각종 미디어에서는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특이점이 오고 있다’, ‘인류는 유례없는 격변에 직면할 것이다’ 등 수많은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제미나이’나 ‘챗GPT’ 등 생성형 AI가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잡은 것을 보면, 흘려듣기엔 의미심장한 말들이 너무나 많다.

    지난 1990년대 이후 인터넷이 본격화되며 인류는 정보화 시대를 맞이했다.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수많은 정보와 그에 기반한 기술들이 세상의 모습을 크게 변화시켰다. 정보의 양이나 깊이가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는 시대였던 것이다. 그런데 생성형 AI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며 그동안 귀하게 여겨지던 정보 습득 능력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 AI는 답을 하고, 인간은 질문을 한다

    AI는 어마어마한 속도와 양으로 정보를 찾아내고 정리하여 정답을 제공하는 면에서 인간을 압도한다. 그러나 AI에게도 한계는 있다. 문제 자체를 의심하거나 질문의 전제를 뒤집어보는 일, 가치 판단이 필요한지 의문을 품는 일을 AI는 하지 못한다. 여기서 우리 인간이 할 일이 결정된다. ‘똑똑하게 질문하는 것’, 인간이 질문을 잘해야 AI가 내놓는 답변의 품질이 올라간다.

    ‘정답을 잘 말하는 시대’에서 ‘질문을 잘 던지는 시대’로의 전환이다. AI는 기존 데이터를 조합해 최적의 답변을 내놓지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 질문은 우리 인간의 영역이다. 따라서 우리는 질문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 질문하는 힘을 키워 주는 독서

    단순한 호기심이 좋은 질문을 만들지는 못한다. 수준 높은 질문은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힘이며 오랜 사유 훈련의 결과인데, 이는 파편화된 정보 검색이 아닌 맥락을 이해하는 독서의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독서는 타인의 생각과 충돌하는 역동적 경험이자 다른 시대, 다른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탈일상적 활동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읽는 이는 머릿속에 절로 물음표를 떠올린다. ‘왜 저 인물은 저런 선택을 했을까?’, ‘그 관점은 지금도 유효한가?’,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이처럼 질문이란 책의 여백을 채우는 가운데 자라난다.

    또한 책을 읽다 보면 다양한 어휘들을 접하고 이를 맥락 속에서 이해하게 되는데, 풍부한 어휘력은 사고의 외연을 확장시켜 더 세밀한 질문을 가능하게 해준다. 독서 활동은 긴 호흡의 글 속에서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는 훈련이자, 저자의 생각에 ‘왜?’라고 반박하며 나만의 논리를 세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역시 AI에게 복잡하면서도 명료한 질문을 세련되게 던지는 밑바탕이 되어 준다.

    ◇ AI 시대에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예단하긴 쉽지 않다. 한 가지 분명한 건, AI는 정답을 대신 제공할 뿐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대신해 주진 못한다는 사실이다. AI는 도구일 뿐 그 도구를 활용하는 주체는 우리 인간이다. 주체로서의 자리를 맥없이 내어주는 순간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따라서 ‘AI에게 무엇을 물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인간만이 미래를 주도할 수 있다. 결국 독서는 AI 시대에 인간 고유의 존엄과 탁월한 지성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