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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지도하다 보면 “공부가 왜 이렇게 힘들어질까요?”라는 질문을 자주 듣게 된다. 많은 부모님이 그 원인을 학습량이나 선행 여부에서 찾는다. 하지만 교실에서 아이들을 오래 지켜보다 보면, 공부를 어렵게 만드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아이가 배워야 할 내용을 ‘이해하고 정리하는 힘’이 아직 자라지 않았을 때, 공부는 양과 상관없이 버거워진다. 그 힘의 중심에 바로 ‘책읽기’와 ‘글쓰기’가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가 배우는 모든 지식은 결국 언어로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학은 수학의 언어로, 과학은 과학의 언어로 표현될 뿐이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배움의 도구가 교과서인 것도 같은 이유다. 교과서는 지식을 체계적으로 엮어 놓은 한 권의 책이다. 이 책을 얼마나 잘 읽고, 이해한 뒤 자기 말로 정리해낼 수 있는지가 공부의 출발점이 된다.
실제로 읽고 쓰는 힘이 자란 아이들은 공부 앞에서 덜 흔들린다. 문제를 많이 풀어서가 아니라, 내용을 ‘붙잡고 생각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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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깊이 이해하는 독서 능력 키우기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종종 받는다.
“아이가 책을 대충 읽는 것 같아요. 몇 번이나 읽혀야 할까요?”
“정독이 좋은가요, 다독이 좋은가요?”
교실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며 느낀 점은 분명하다. 정독과 다독은 반대가 아니라, 다른 목적을 가진 읽기 방식이라는 것이다. 다독은 흐름을 따라가며 빠르게 읽는 연습에 가깝고, 정독은 한 문장, 한 장면을 붙들고 오래 생각하는 읽기다.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아이에게 어떤 읽기가 필요한지의 문제다.
이야기의 흐름을 즐기고 감각을 넓히는 단계라면 다독이 적절하다. 하지만 인물의 마음을 이해하거나 글에 숨은 의도를 파악해야 할 때는 정독이 필요하다. 정독하는 책은 한 번에 쉽게 읽히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가 “이 책 어려워요”라고 말할 때, 그 말은 종종 ‘지금 한 단계 올라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교실에서는 이렇게 지도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으라고 하지 않는다. 먼저 책을 훑어보며 “이 책은 이런 이야기를 하겠구나” 하고 감을 잡게 한다. 그다음 평소 속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읽는다. 중요한 건 완독이다. 다 읽고 나서 다시 읽을 때, 아이들은 스스로 말한다. “아, 이때 이런 의미였구나.” 같은 책이라도 두 번째, 세 번째 읽을 때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 그 이후에야 같은 주제를 다룬 다른 책을 읽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글을 쓴다. 읽으며 떠오른 생각, 궁금해진 질문을 메모해 두었다가 짧게라도 글로 정리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한 권의 책이 아이 안에서 ‘지식’으로 남기 시작한다.
◇공부가 쉬워지는 글쓰기
글쓰기 역시 아이마다 출발점이 다르다. 6학년인데도 몇 줄 쓰는 데 오래 걸리는 아이가 있고, 3학년인데도 자기 생각을 길게 풀어내는 아이가 있다. 그래서 글쓰기는 반드시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게 접근해야 한다.
1~2학년 아이들은 경험이 곧 글감이다. 놀이터에서 있었던 일, 오늘 본 재미있는 장면 하나면 충분하다. 이 시기에는 “내가 겪은 일을 말로, 글로 표현해 보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
3~4학년이 되면 관찰하고 설명하는 글을 연습한다. 본 것을 자세히 쓰고, 들은 내용을 정리해 보는 단계다. “어땠어?”가 아니라 “어디가, 어떻게?”를 묻는 질문이 도움이 된다.
5~6학년이 되면 생각이 분명해진다. 친구와 의견이 다르고, 갈등도 많아진다. 이때 글쓰기는 감정을 정리하고 생각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도구가 된다. 책을 깊이 읽고, 그 생각을 글로 옮길 수 있을 때 아이의 사고력은 눈에 띄게 자란다.
아이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건 당연하다. 어른도 어려운 일을 아이가 쉽게 좋아할 리 없다. 그래서 글쓰기의 출발은 언제나 같다. 일단 써보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작은 성취를 놓치지 않고 인정해 주는 것이다.
공부는 어느 날 갑자기 잘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해 쓰는 시간이 쌓이면 아이의 태도는 분명히 달라진다. 문제를 더 많이 풀어서가 아니라, 읽고 쓰는 힘이 자랐을 때 공부는 비로소 쉬워진다. 결국 공부의 시작은 ‘왜 읽어야 할까’에서 출발해 ‘어떻게 써볼까’로 이어지는 과정일 것이다.
[리딩엠의 독서논술] 초등공부 자신감, 독서로 시작해 글쓰기로 끝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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