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장애 유형별 대입 지원 제한은 차별”… 13개 대학에 시정 권고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6.01.21 12:19
  • 대학들이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장애 유형에 따라 지원 자격을 제한해 온 관행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시정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20일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에서 장애 유형별 지원 제한을 두고 있는 13개 대학에 해당 관행을 개선하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장애인 지원자의 장애 유형을 사전에 구분해 지원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단은 중증 자폐성 장애가 있는 A씨의 진정을 계기로 이뤄졌다. A씨는 한 대학의 2025학년도 수시모집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에 지원했으나 해당 전형이 지체장애인과 뇌병변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이유로 ‘장애조건 불일치’ 판정을 받아 불합격 처리됐다. 이에 A씨는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던 바 있다.

    해당 대학은 “모든 장애 학생이 불편 없이 수업받을 수 있는 시설과 지원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교육 여건상 불가피한 조치였다”라고 해명했다.

    인권위는 “학생마다 장애 유형이 다르다는 이유로 교육받을 기회 자체를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라며, “교육환경 미비의 책임을 학생에게 전가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은 장애 학생에게 공정한 경쟁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특정 장애 유형으로 지원 자격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헌법과 특수교육 관련 법령, 국제 인권 규범에서도 장애를 이유로 한 교육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해당 대학이 2027학년도부터 모든 장애인이 지원할 수 있도록 전형 기준을 변경한 점을 고려해 개별 사건에 대한 구제 조치는 하지 않고 해당 진정은 기각 처리했다.

    대신 동일한 방식의 전형을 운영하는 13개 대학을 대상이며, 장애 유형 제한을 두는 특별전형 운영 방식을 전면적으로 시정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 2004년에도 유사한 시정 권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 조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특별전형은 장애 학생의 교육권 보장을 위한 제도인 만큼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며 “장애 유형에 따른 일괄적 배제는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