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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새해가 밝았다. 연말 연초를 맞으며 사람들은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거나 준비하곤 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설렘과 걱정을 가지고 정신없을 사람들, 바로 ‘신입생’이다. 특히, 이 시기는 학교에 첫발을 들이는 초등학교 신입생들과 예비 학부모들의 걱정이 늘어가는 때이기도 하다.
부모들에게 자녀를 키우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물으면, 많은 부모가 ‘초등학교 입학 준비부터 학교 적응 기간’이라고 말한다. 이미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원을 겪었음에도 부모들이 초등학교 입학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뭘까.
20년째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하유정 교사는 초등학교 입학에 대해,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찾아오는 커다란 발달 전환기라고 말한다. 하유정 교사는 “초등학교 입학은 아이에게도 첫 사회생활이지만, 부모에게도 ‘학부모로 데뷔하는 순간’”이라며 “아이 못지않게 부모 또한 많은 역할 변화와 성장통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이 되는 아이에 발맞춰 부모 또한 ‘학부모’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에듀는 하유정 교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부모와 아이 모두를 위한 초등학교 적응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입학 준비 사항부터 올바른 생활 태도와 학습 습관 들이기 등 예비 초등 학부모에게 전하는 그의 응원과 조언을 들어보자.
─ 초등학교 입학 준비를 유난히 힘들어하는 부모가 많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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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은 아이에게도 첫 사회생활이지만, 부모님에게도 ‘학부모로 데뷔하는 순간’입니다.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큰 변화가 찾아오는, 하나의 발달적 전환기라고 볼 수 있지요.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걱정은 “친구들과 잘 어울릴까?”, “수업 내용을 잘 알아들을까?” 같은 부분인데요. 이면에는 ‘우리 아이가 집단에서 뒤처지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이 자리합니다. 특히 1학년은 학습보다 생활 습관과 태도가 자리 잡는 결정적 시기이다 보니,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의 역할 변화도 쉽지 않습니다. 돌봄 중심이던 역할에서 아이의 ‘자율성을 키워주는 사람’으로 전환돼야 하기에, 어디까지 도와주고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 혼란을 느끼기도 합니다. 여기에 학습에 대한 불안이 더해지면 걱정은 금세 커집니다. 사실 1학년 교과 내용은 어렵지 않지만, 부모님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중·고등학교, 대입까지의 긴 여정이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글이 느리면 나중에 힘들지 않을까?’, ‘수학을 미리 안 해도 괜찮을까?’, ‘사교육을 안 시키면 손해 보는 건 아닐까?’ 하는 고민이 계속 이어집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지켜본 바로는, 이 시기의 어려움은 환경이 크게 변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성장통인 경우가 많습니다.
─ 초등학교와 유치원·어린이집과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초등학교와 유치원의 가장 큰 차이는 생활이 얼마나 ‘구조화되어 있는가’에 있습니다. 유치원에서는 유연한 일과가 이어지지만, 초등학교는 ‘40분 수업, 10분 쉬는 시간’이라는 정해진 시간표와 교과서를 중심으로 하루가 흘러갑니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갓 입학한 1학년 아이들에게 처음부터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는 유치원의 누리과정과 초등 교육과정을 자연스럽게 잇는 ‘유초이음교육’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고, 3월은 아이들의 연착륙을 돕는 적응기로 운영됩니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이라도 급하면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게 하고, 처음에는 딱딱한 공부 대신 놀이 중심 활동을 활용해 수업을 구성합니다. 아이들이 40분을 온전히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을 선생님들도 잘 알고 있기에,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며 기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하지요.
초등학교는 분명 유치원과는 다른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아이가 그 변화에 놀라지 않고 서서히 스며들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적 장치를 세심하게 마련해 둔 곳이라고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 초등학교 입학 준비 순서를 간략하게 타임라인으로 정리해 볼 수 있을까요?
먼저 12월과 1월은 ‘건강과 생활 습관’을 점검하는 워밍업 시기입니다. 취학통지서를 받으면 마음이 급해져 학습부터 챙기기 쉽지만, 사실 이 시기는 ‘아이의 컨디션’ 점검이 우선입니다. 필수 예방접종 4종을 확인하고, 시력·치아 검진을 통해 학교 적응을 방해할 수 있는 요인을 미리 해결해두면 좋습니다. 또 학교 화장실 환경에 대비해 뒤처리 연습을 하고, 20분 정도 진득하게 앉아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선행학습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2월 초는 ‘등교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연습 시기입니다. 늦잠 습관을 버리고 등교 시간에 맞춰 일어나는 ‘학교 시차 적응’을 시작해야 할 때이지요. 아이와 함께 통학로를 걸으며 횡단보도 건너기 같은 안전 수칙을 익히는 것도 필수입니다. 준비물 구입은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담임 선생님마다 요청 사항이 다를 수 있으니 가방, 실내화 등 필수품만 먼저 준비하면 충분합니다. 대신 연필을 바르게 쥐는 ‘운필력’은 꼭 길러두길 권합니다. 손힘이 약하면 글씨 쓰는 자체가 힘든 노동이 되어, 입학 초반 학습 거부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2월 중순 이후는 ‘시스템 적응’과 ‘마음의 준비’를 하는 시기입니다. 학교 알림 앱을 설치해 공지 확인법을 익히고, 비상 연락망도 아이 가방에 챙겨두면 좋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님의 긍정적인 말 한마디입니다. “학교는 참 재미있는 곳이야”, “선생님은 너를 도와주실 거야” 같은 메시지는 아이가 새로운 환경을 기대하는 마음을 만들어 줍니다.
─ 초등학교 1학년의 일과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이와 관련해 학부모가 꼭 알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유치원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지내던 아이들이, 분 단위로 쪼개진 정해진 일과를 처음 접하면 낯설고 힘들어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보통 2~3주면 아이들의 몸이 ‘학교 시계’에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되니까요. 부모님께서 그 흐름을 미리 알고 계시면 아이를 훨씬 편안하게 도울 수 있습니다.
1학년의 하루는 ‘등교’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저는 이 시간이 하루의 질을 결정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보통 8시 40분 전후가 등교 시간입니다. 이때 허겁지겁 뛰어 들어오는 아이와, 10분 전에 미리 도착해 사물함을 정리하고 아침 독서를 하며 차분히 워밍업을 한 아이의 수업 집중도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여유 있는 등교 습관이야 말로 아이의 학교 적응을 돕는 가장 쉽고도 강력한 방법입니다.
수업은 대체로 9시에 시작되며, ‘40분 수업, 10분 쉬는 시간’의 패턴으로 돌아갑니다. 학교에 따라 쉬는 시간을 묶어 20~30분의 ‘중간놀이 시간’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가장 분주한 시간은 점심시간인데요. 스스로 급식판을 챙기고 식사하는 과정 자체가 1학년에게는 큰 도전이기 때문에 선생님의 손길이 가장 많이 닿는 시간입니다.
하교 시간은 4교시가 있는 날은 오후 1시 전후, 5교시가 있는 날은 2시 이전입니다. 여기서 학부모님이 꼭 아셔야 할 점은 하교 시간에 변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청소나 알림장 쓰기 속도에 따라 반마다 5~10분 정도 차이가 날 수 있으니, 방과 후 학원 일정은 약간의 여유를 두고 잡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입학 초기에는 아이가 “학교 가기 싫어”라고 말할 때도 있습니다. 이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에너지를 많이 쓰는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이럴 때는 “처음엔 누구나 힘들어, 곧 익숙해질 거야”라고 다독여 주시면 아이는 금세 자기만의 리듬을 찾아갑니다.
─ 자녀 초등학교 입학 후 학부모가 흔히 하는 실수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먼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부모님들이 하시는 실수들은 절대 부족한 부모라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아이가 학교에서 상처받지 않고 잘 적응했으면 하는 마음이 과한 방식으로 표현될 때 실수가 생기곤 합니다.
대표적으로 학교를 ‘무서운 곳’으로 묘사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아이가 긴장감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 “초등학교 가면 선생님은 호랑이야”, “그렇게 하면 혼나”라며 겁을 주시곤 하죠. 하지만 이런 말은 아이에게 ‘학교는 나를 평가하는 무서운 곳’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줘 새로운 시도를 꺼리게 만듭니다. “선생님은 너를 도와주시는 분이야”, “처음이니까 실수해도 괜찮아”라며 학교를 안전한 배움터로 느끼게 해주셔야 합니다.
두 번째는 부모가 아이의 ‘해결사’가 되어버리는 경우입니다. 교우 갈등이 생겼을 때 바로 친구 부모에게 연락하면 당장은 편해 보이지만, 아이가 스스로 갈등을 조율해 보는 중요한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네가 직접 말한다면 뭐라고 하고 싶어?”라고 질문해보세요. 아이의 대처력을 키워주는 것이 훨씬 성장을 돕는 방식입니다.
공부와 비교로 불안을 먼저 심어주는 것 또한 흔히 하는 실수입니다. “다른 애들은 벌써 학원 다닌대”, “이제 공부가 어려워질 거야” 같은 말은 학교를 호기심의 공간이 아니라 ‘경쟁의 무대’로 만들어 버립니다. 초등 저학년에게 중요한 건 남과의 경쟁이 아니라, 친구와 함께 배우고 협력하고 소통하는 능력입니다. 이 시기의 학습 기준은 ‘누가 더 잘하느냐’가 아니라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경험이 쌓이고 있는가’에 두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누구랑 놀았어?”라는 질문이 주는 보이지 않는 압박을 주의해야 합니다. 아이가 “혼자 종이접기했어”라고 답했을 때 부모님이 불안한 기색을 보이면, 아이는 ‘친구가 많아야 괜찮은 거구나’라고 오해하게 됩니다. 입학 초기에는 ‘누구(Who)’보다 ‘무엇(What)’에 초점을 맞춰 질문해 주세요. “오늘 뭐가 제일 재미있었어?”, “새로 알게 된 건 뭐야?” 같은 질문은 아이가 활동 그 자체에 집중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맞는 친구를 찾아가도록 돕습니다.
─ 본격적으로 학습이 진행되는 때이기도 하죠. 아직 국가 교육과정이 어려운 학부모들을 위해 현재 교육과정에 대해 설명 부탁합니다.
‘국가수준 교육과정’이라는 말이 참 거창하게 들리시죠? 쉽게 말하면,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떤 사람으로 자라야 하는지를 국가가 정해 놓은 약속이자 설계도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현재 학교에서 운영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협력과 디지털 소양의 강화입니다. 예전에는 혼자 공부 잘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면, 이제는 함께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이 핵심이 됩니다. 국어 시간에는 영상이나 카드뉴스 같은 매체를 읽고 해석하는 법을 배우고, 수학에서는 디지털 교구를 활용해 개념을 익히는 등 디지털 역량이 교과 전반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둘째, 한글 책임교육과 신체활동의 확대입니다. ‘입학 전에 꼭 한글을 떼야 하나요?’라는 걱정을 줄이기 위해 1~2학년 국어 수업 시간이 34시간 늘었습니다. 학교가 한글 해득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한 것이죠. 또한 1학년은 몸을 움직이며 배울 때 학습 효과가 가장 높은 시기입니다. 이를 반영해 ‘즐거운 생활’의 신체활동 시수가 80시간에서 144시간으로 늘어나, 아이들이 충분히 놀고 움직이며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셋째, 평가 방식의 변화입니다. 이제 학교 평가는 ‘정답을 맞혔는가’만 보지 않습니다. 지식뿐 아니라 기능과 태도까지 함께 살핍니다. 예를 들어 글쓰기라면, 글을 정확하게 쓰는 것(지식)뿐 아니라 글을 통해 친구와 소통하는 능력(기능), 수업에 기꺼이 참여하는 태도까지 평가합니다. 그래서 집에서는 점수보다 아이가 어떤 부분에 흥미를 느꼈고, 친구들과 어떻게 협력했는지를 물어봐 주시면 좋습니다.
─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가기 위한 가정 학습도 궁금합니다. 아직 책상이 어색한 아이들의 공부 습관은 어떻게 길러줄 수 있을까요?
아직 어린 1학년 아이를 방에 혼자 두고 “이제부터 여기서 공부해”라고 하는 것은, 아이 입장에서 공부가 아닌 ‘고립’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방문을 닫은 공부방보다 거실 식탁이나 주방 테이블 같은 ‘열린 공간’을 더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기척이 느껴지는 공간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고, 그 안정감이 비로소 집중력으로 이어집니다. 이때 부모님도 옆에서 책을 읽거나 업무를 보며 ‘각자 할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이것이 바로 습관이 잡히기 전까지 부모가 해줘야 할 ‘동행 학습’입니다. 단, 이때 부모님이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금물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배우니까요.
학습 시간은 ‘매일 10분’이면 충분합니다. 많은 분이 ‘10분으로 무슨 공부가 되냐’고 하시지만, 습관 형성의 관점에서 보면 1시간의 부담스러운 공부보다 부담 없는 10분의 꾸준함이 훨씬 강력합니다.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라는 ‘작은 성공 경험’이 쌓여야 아이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내적 동기가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1학년 가정 학습의 핵심은 ‘많은 양’이 아니라 ‘공부에 대한 좋은 감정’을 남기는 것입니다. ‘열린 공간’에서의 안정감, ‘짧은 시간’의 성취감, 그리고 부모와 함께했다는 따뜻한 기억이 쌓일 때, 아이는 비로소 스스로 책상 앞에 앉는 힘을 갖게 될 것입니다.
─ 초등학교 입학 후 교과 사교육에 뛰어드는 경우도 있죠. 1학년부터 사교육을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1학년은 아직 발달적으로 교과 사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는 이른 시기입니다. 이때는 충분히 움직이고 놀이 중심으로 배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죠. 그래서 피아노·미술·태권도처럼 부담이 적은 예체능 활동 정도로 아이의 리듬을 잡아 주곤 합니다.
─ 그렇다면 교과 관련 사교육 진행에 적당한 시기는 언제일까요?
교과 사교육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고려해볼 수 있는 시기는 보통 3학년 이후라고 말씀드립니다. 3학년부터 교과 난도가 높아지고, 수학·국어에서 요구하는 개념적 사고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사교육은 ‘언제 시작해야 한다’는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의 하루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학교에서 돌아와도 표정이 밝고 놀이할 힘이 남아 있다면 아직 여유가 있는 것이고, 조금만 일정이 늘어도 지쳐 보인다면 그 시기는 아닙니다. 아이의 생활 리듬과 정서가 흔들리지 않는 범위 안에서 천천히 결정하셔도 충분합니다.
─ 초등학교 입학 후 잠자리나 식습관, 화장실 뒤처리 등의 문제를 겪는 아이들도 많은데요. 언제부터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요?
건강한 수면습관은 입학 몇 달 전부터 조금씩 생활 리듬을 맞춰주는 것이 좋습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쉽게 예민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씻기–간단한 독서–소등으로 이어지는 고정된 ‘밤 루틴’을 마련해 몸이 자연스럽게 잠들 준비를 하도록 해주세요.
식습관은 학교 적응에서 의외로 중요한 요소입니다. 급식 시간은 아이들에게 즐겁지만, 낯선 음식과 빠른 흐름 때문에 작은 긴장을 느끼는 시간이지요. 집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식사를 마치는 연습을 해두면 시간 감각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쇠젓가락질, 우유팩이나 요쿠르트 뚜껑 따기, 과일 껍질 벗기기 같은 작은 동작들은 급식 시간의 ‘작은 성공 경험’을 만들어 줍니다.
화장실 뒤처리는 많은 아이가 입학 후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입니다. 의외로 휴지를 적당히 뜯어 접는 법이나 닦는 자세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이제부터 혼자 해”라고 맡기기보다, 부모가 먼저 천천히 시범을 보여주고 아이가 부담 없이 따라 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연습시키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집에서 비데에 익숙한 아이라면, 휴지만으로 처리하는 연습이 꼭 필요합니다. 학교에서는 입고 벗기 쉬운 고무줄 바지가 편합니다. 혹시 모를 실수에 대비해 여벌 옷을 작은 지퍼백에 넣어 사물함에 준비해 두면 아이도 훨씬 안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전후 직장을 그만두는 학부모가 많습니다. 직장 생활을 유지하며 아이를 케어할 수 있는 방법도 있을까요?
학부모님들이 퇴사를 고민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유치원과 달리 오후 1시면 하교하는 현실적인 ‘돌봄 공백’, 적응기에는 엄마가 곁에 있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 그리고 일하느라 아이 정보를 놓칠까 봐 두려워하는 ‘죄책감’ 때문이지요. 하지만 퇴사가 유일한 해답은 아닙니다. ‘일 vs 육아’라는 이분법 대신, 두 영역이 무리 없이 공존할 수 있게 작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먼저 학교와 주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돌봄교실이나 늘봄학교를 이용하면 죄책감이 든다는 부모님들이 종종 계시지만, 이 공간은 아이를 ‘맡겨두는 곳’이 아니라 또래와 어울리고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안전한 생활 터전입니다. 부모 혼자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책임지는 방식은 오래 버티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가족과 주변이 조금씩 나누어 맡아주는 구조가 오히려 아이에게도 더 안정적인 환경이 됩니다.
또한 ‘정보력’에 대한 오해를 버려야 합니다. 단체 채팅방이나 엄마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다고 해서 아이가 불리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엄마들 사이의 친밀도가 아이의 교우 관계를 보장해주지는 않으니까요. 진짜 알짜배기 교육 정보는 맘카페의 ‘카더라 통신’이 아니라, 학교 가정통신문과 담임 선생님의 안내에 다 들어있습니다. 엄마 모임은 필수가 아닌 ‘선택’일 뿐이니, 그 시간에 차라리 아이와 눈을 맞추는 것이 낫습니다.
세 번째는 저녁 시간의 ‘밀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워킹맘에게 중요한 것은 하루종일 함께 있는 시간이 아니라, 퇴근 후 2~3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입니다. 아이의 하루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내일 준비물을 함께 챙기고, 잠자리에서 포근하게 안아주는 일. 이 세 가지만 꾸준히 지켜도 아이는 큰 안정감을 느낍니다.
부모의 역할을 ‘매니저’에서 ‘코치’로 바꾸는 것도 중요합니다. 모든 일을 대신 챙겨주려 하면 워킹맘은 쉽게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대신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 주고, 때로는 실수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자립심을 키워줍니다. 실제 교실에서도 약간의 ‘빈틈’이 오히려 아이를 성장시키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자녀의 초등 입학을 앞두고 퇴사를 고민하는 것은 그만큼 아이에 대한 책임감을 깊이 느끼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퇴사하지 않고도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것은 분명 가능합니다.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은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하루 중 잠시라도 마음을 온전히 내어주는 부모입니다.
─ 학부모회나 운영위원회 등의 활동에 꼭 참여해야 할까요?
3월이 되면 학급 대표부터 녹색 어머니회, 급식 모니터링까지 안내장이 쏟아집니다. 이때 많은 부모님이 ‘이걸 안 하면 우리 아이가 혹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시기도 하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모든 학부모 활동은 ‘선택’이며, 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에게 불이익이 생기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활동은 크게 성격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먼저 ‘꾸준한 참여가 필요한 활동’입니다. 학급 대표나 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회가 여기에 속합니다. 학교 운영 전반에 의견을 내거나 행사를 기획하는 등 보람이 크지만, 그만큼 시간과 책임감이 필요하므로 본인의 일정에 여유가 있을 때 지원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요즘 학급 대표는 엄마들 모임을 주도하거나 금전적 부담을 지는 일이 거의 없으니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음은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봉사’입니다. 등하굣길 안전을 돕는 녹색 학부모회, 도서관 업무를 돕는 사서 도우미, 급식 위생을 점검하는 급식 모니터링 등이 있습니다. 이런 활동은 1년에 한두 번, 짧게 참여하면 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학교 활동에 참여하면 아이는 부모가 학교에서 봉사하는 모습을 자랑스러워하고, 부모님은 학교 분위기·급식실 환경 등을 직접 보며 학교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내 여건이 될 때 선택하면 되는 일입니다.
─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말 부탁합니다.
부모님들이 마지막으로 꼭 기억하셨으면 하는 한 가지는 ‘비교하지 않는 용기’입니다. 아이들은 각자 다른 속도로 자랍니다. 봄에 일찌감치 만개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가을이 되어서야 비로소 아름다운 봉우리를 터뜨리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러니 옆집 아이와 비교하며 내 아이를 재촉하기보다, ‘너는 너만의 속도로 자라고 있구나’라고 믿고 기다려주는 여유를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부모의 조급함은 아이를 불안하게 하지만, 기다림은 아이를 단단하게 만듭니다.
초등학교 1학년은 아이의 인생에서 찬란한 시작점입니다. 그 출발선에서 완벽한 준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부모님의 따뜻한 눈빛’입니다. 아이가 뒤돌아볼 때마다 그 자리에서 환하게 웃어주시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걸어 나갈 힘을 얻을 것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모든 가정에 기쁨과 설렘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입학을 축하합니다!
☞ 하유정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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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차 초등학교 교사이자 작가인 하유정 교사는 오랜 시간 초등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며 함께 배우고 성장 중이다.
교실에서 직접 겪은 경험을 녹여 《두근두근 초등 1학년 입학 준비》, 《1학년 어휘 글쓰기》, 《두근두근 1학년 첫 공부책》 등의 저서를 다수 집필한 바 있으며, 유튜브 채널 ‘어디든학교’를 통해 학부모들과 현실적인 자녀교육 정보를 나누고 소통하고 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겪는 성장통… 하유정 교사가 전하는 ‘초등 입학 가이드’ (인터뷰)
강여울 조선에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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