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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인류는 AI가 방대한 지식을 검색하고 요약해 주는 시대에 살고 있다. 미래에는 앞으로 이런 일들을 더욱 AI에 의존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본질을 꿰뚫어 보아야 한다. AI가 정보를 ‘처리’할 수는 있지만, 그 정보의 ‘의미’를 해석하고, ‘가치’를 판단하며, ‘새로운 질문’을 던지지는 못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고, 데이터 너머의 ‘맥락’을 읽어내며, 인간 고유의 ‘윤리적 판단’을 내리는 힘은 ‘공감’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 것인데, 이것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이다. ‘공감’을 위한 힘은 첫째, 좋은 영향을 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 둘째, 이를 바탕으로 한 타인에 대한 이해, 셋째, 이해가 바탕이 된 후에 이루어지는 비판으로부터 나온다. 이러한 힘을 키울 수 있는 것이 ‘인문학(문학, 역사,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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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 : 공감의 능력을 깨우다(감수성)
AI는 문장의 패턴을 분석할 수는 있지만, 문장 뒤에 숨은 인간의 슬픔, 기쁨, 고뇌와 같은 복잡한 감정을 ‘공감’하지 못한다. 문학 교육의 핵심은 단순히 줄거리를 파악하는 ‘음성적 읽기’가 아니다. 등장인물의 입장이 돼보고, 그들의 선택이 불러온 결과를 상상하며 ‘만약 나라면?’이라는 질문을 던지는 ‘의미적 읽기’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타인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과 상황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기른다.
이는 정답이 없는 미래 사회에서 타인과 협력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근본적인 역량, 바로 ‘감수성’을 기르게 된다. 또한 ‘감수성’은 표현하는 어휘와 직결되기 때문에 어떤 말들이 있는지 알아야 감수성이 생긴다. 표현되지 않는 감수성은 머릿속을 지나가는 잠깐의 느낌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문학 작품을 읽고 자기 가슴속에 남는 느낌을 확인해야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다.
◇ 역사 : 맥락을 읽는 눈을 뜨다(통찰력)
역사는 단순한 과거 사실의 나열이 아니다.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수많은 사건의 인과관계를 파악하고, 그 시대적 ‘맥락’을 이해하는 훈련이다. AI는 특정 연도에 일어난 사건을 0.1초 만에 검색해 줄 수 있지만, 그 사건이 오늘날 우리에게 왜 중요한지, 이 시대적 흐름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해석’하지는 못한다. 역사 독서는 학생들에게 AI가 하지 못하는 ‘통찰력’을 알게 한다. 현재의 현상을 단편적으로 보지 않고, 과거로부터 이어진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이해하게 한다.
이러한 통찰력은 복잡한 사회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리더의 필수 조건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소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독일의 A.히틀러가 1812년 프랑스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실패를 모르지 않았다. 그러나 히틀러가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실패를 보고 내린 결론은 ‘나라면 다르다.’였다. 특정 시기에 있었던 사건을 실패의 근본적 이유와 맥락을 보지 않은 채 당시의 최첨단 기술과 역량을 보유한 독일 군대의 힘을 믿고 벌인 가장 잘못된 선택이라 평가받는다. 현대의 최첨단 기술이라 할 수 있는 AI도 이렇게 쓰이지 않으려면 사건이 아닌 맥락을 파악하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 철학 : 질문하는 힘을 기르다(논리력)
AI 시대에 가장 쓸모없는 사람은 ‘정답’만 외우는 사람이 될 것이다. AI는 이미 존재하는 지식에 대해서는 인간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한 답을 내놓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학은 ‘정답’이 아닌 ‘질문’을 가르치는 학문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무엇이 옳은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철학 독서와 토론은 학생의 뇌를 끊임없이 자극하여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에 의문을 제기하고,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할 논리를 세우며, 반대 의견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사고 훈련’이다. 이러한 인문학적 사고는 ‘글쓰기’로 완성된다.
리딩엠이 독서에서 그치지 않고 반드시 ‘글쓰기’를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문학, 역사, 철학을 통해 받아들인 깊이 있는 생각은, 자신의 언어로 논리정연하게 표현하는 ‘글쓰기’ 과정을 거칠 때 비로소 완성된다. 글을 쓴다는 것은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근거를 들어 주장을 펼치며, 스스로의 논리를 완성해 나가는 ‘고등 사고 과정’이다.
AI 시대,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AI가 따라 할 수 없는 깊이 있는 문해력, 비판적 사고력, 그리고 인간에 대한 따뜻한 공감 능력이다. 그 모든 답은 수천 년간 검증된 인류 지성의 보고, '문학, 역사, 철학' 안에 있다. 기술이나 산업의 발전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발전했지만 그에 비해 인간의 내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인간이 사는 방식, 사고하는 패턴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철학적 사고가 필요한 아이들의 책장에 고전을 꽂아주어야 하는 이유다.
[리딩엠의 독서논술] AI가 넘볼 수 없는 생각의 힘, ‘문학·역사·철학’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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