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난도 상승, 자연계만 1등급 가까이 하락… “정시 변수 급증”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5.12.11 15:54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 난이도가 대폭 상승하면서, 상위권 자연계 수험생의 성적이 인문계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학년도 수능 결과발표 직후 정시지원 표본조사 분석을 11일 발표했다. 

    2026학년도 수능 결과발표 직후 정시지원 표본조사 분석은 2025·2026학년도 동일 기간 기준, 수능 채점결과 발표 직후 실시한 5만 6860건의 정시 지원 표본조사 분석 결과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한국 주요 10개 대학(국·수·탐 상위 구간 기준)과 서연고 지원권 표본을 중심으로 영어 등급 변동을 비교한 결과, 자연계의 등급 하락 폭이 인문계 대비 월등히 큰 것으로 확인됐다.

    서연고 인문계 지원자 영어 평균 등급은 전년과 올해 모두 1.8등급으로 동일했다. 반면, 자연계는 1.7등급에서 2.6등급으로 0.9등급 하락해 큰 격차를 보였다.

    주요 10개 대학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측됐다. 인문계는 전년도 동일 시점 2.0등급에서 올해 2.2등급으로 소폭 하락한 반면, 자연계는 2.0등급에서 2.6등급으로 크게 하락했다.

    상위권 자연계 학생들이 전반적으로 국·수·탐에서는 강세를 보이더라도, 영어에서는 인문계 대비 성적이 더 낮게 형성된 것이 특징이다. 

    종로학원은 “영어 불수능 상황에서 자연계 상위권의 영어 취약이 두드러진 해”라고 진단했다.

    영어 등급 하락 폭이 자연계에서 특히 컸던 만큼, 대학별 영어 반영 비중에 따라 정시 경쟁률과 합격선이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종로학원은 “국·수·탐 총점이 유사한 구간의 대학들 사이에서도 영어 반영 비율 차이가 크다”며, “올해처럼 영어 등급 변동 폭이 큰 경우 지원전략 자체가 지난해와 전혀 다르게 구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연계 상위권의 영어 성적이 낮게 형성되면서, 영어 비중이 높은 대학은 변동성이 커지고, 영어 비중이 낮거나 가산점 구조가 유리한 대학에는 지원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

    올해 영어가 매우 어렵게 출제된 상황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수험생 중 고득점자가 지난해보다 많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신보다 수능의 변별력이 확대된 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수시에서 고득점자가 얼마나 빠져나가느냐가 정시 판도를 결정짓는 최대 변수로 꼽힌다.

    한편, 오는 12일(금) 수시 최초합격자 발표가 행해진다. 이어 15일(월)부터 17일(수)까지 수시 합격자 등록 기간이며, 18일(목)부터 24일(수)까지 수시 추가합격을 진행한다. 이어 29일(월)~31일(수) 정시 원서접수 기간이다. 

    수시 추가합격까지 종료되는 12월 24일 이후, 정시에 남는 학생 구성과 각 점수대별 영어 성적 분포가 최초 정시 합격선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종로학원은 “자연계 상위권의 영어 하락 폭이 워낙 커, 지원 가능군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정시는 예년과 확연히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