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AI 외국어 튜터 ‘프랙티카’… 확장성은↑ 완성도는 ‘과제’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5.12.08 15:02
  • 프랙티카 공식 홈페이지.
    ▲ 프랙티카 공식 홈페이지.

    오랜 시간 외국어 학습 방식의 주류였던 문법·암기 중심의 수업이 조용히 퇴장하고, 최근에는 회화 및 피드백 중심의 AI 학습이 그 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있다. 이제 학습자들은 강의실 책상 앞이 아니라, 스마트폰 화면을 켜고 직접 말을 건네며 언어를 익힌다. 발음과 억양, 표현의 자연스러움까지 즉시 교정해 주는 AI 덕분에, 과거 원어민 개인 교습에서만 가능하던 영역이 24시간 접근 가능한 AI 튜터 시스템으로 확장된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의 흐름 속에서도 늘 아쉬웠던 지점이 존재했다. AI 회화 도구의 대다수가 영어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스페인어·독일어·일본어·포르투갈어 등 제2외국어 학습자들은 여전히 제한된 선택지 속에서 학습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9개 언어를 한 번에 지원하는 ‘프랙티카(Practica)’는 9개 언어를 지원해 제2외국어 학습자들에게 오랜 갈증을 해소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프랙티카는 영어·스페인어·불어·독일어·한국어·일본어·이탈리아어·포르투갈어·브라질 포르투갈어까지 폭넓게 지원한다. 단순히 문장을 번역하거나 대화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발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표현을 교정하고 개선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 프랙티카 캡처.
    ▲ 프랙티카 캡처.

    ◇ 틀린 이유를 해석해 주는 AI 튜터

    프랙티카는 오픈AI의 챗GPT를 기반으로 한 1:1 회화형 AI 튜터다. 사용자가 말을 건네는 순간 AI가 이를 인식해 발음, 억양, 강세는 물론 문맥과 표현의 자연스러움까지 즉시 분석한다. 단순히 맞다, 틀리다를 판단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원어민 화자의 어조와 사용 맥락을 기준으로 보다 자연스러운 표현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일본어 학습자가 おばさん(아줌마)과 おばあさん(할머니)을 구분하지 못하고 발음했을 때, 프랙티카는 단순 교정에 그치지 않는다. “지금 발음은 おばさん에 가까웠고, 실제로 원하신 표현은 おばあさん입니다. 장음 차이는 의미 자체를 바꾸는 요소입니다”와 같이 오류의 이유를 언어적 배경과 함께 설명하는 교정 방식이 프랙티카의 가장 큰 강점이다.

    특히 단순히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왜 틀렸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이해하도록 접근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교정 결과를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대화에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는 표현 감각을 얻을 수 있다. 

  • 프랙티카 캡처.
    ▲ 프랙티카 캡처.

    ◇ 24시간 응답·무제한 학습… 성인 학습자에 최적화

    프랙티카의 가장 큰 강점은 시간과 비용 제약을 넘어선 학습 접근성에 있다. 학습자는 정해진 수업 시간에 맞출 필요 없이, 출근 전 5분·점심 시간 10분·취침 전 짧은 여유 시간 등 일상 속 빈틈을 활용해 회화를 이어갈 수 있다. AI 튜터는 24시간 응답이 가능해 학습자가 원할 때 즉시 연습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시한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성인 학습자에게 특히 적합한 방식이다.

    비용 측면에서도 진입 장벽은 낮은 편이다. 프랙티카는 ▲1년 이용권 9만9000원(월 8250원) ▲3개월 3만3000원으로 제공되며, 7일 무료 체험을 지원한다. 기존 전화영어·화상영어 대비 회화 연습 횟수에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부담을 줄여, 다양한 학습자가 외국어 말하기 훈련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다.

  • 프랙티카 캡처.
    ▲ 프랙티카 캡처.

    학습 지속성을 높이는 장치도 눈에 띈다. 뱀파이어, 뱀파이어 헌터 등 콘셉트를 부여한 캐릭터 튜터는 단순한 흥미 요소를 넘어 대화 상황에 대한 몰입감을 높인다. 사용자는 매 회차 새로운 역할극을 경험하며, 반복 학습의 지루함을 줄이고 회화 참여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프랙티카는 커리큘럼 구성도 단일 회화에 그치지 않는다. 듣기(청해), 지문 이해, 발화 구조 연습 등 단계별 활동이 결합돼, 말하기뿐 아니라 언어의 네 영역을 고르게 자극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단순 표현 암기보다 실제 언어 체계를 기반으로 한 학습이 가능하다. 

  • 프랙티카 캡처.
    ▲ 프랙티카 캡처.
    또한, 개인 맞춤형 학습 역시 강점이다. AI는 이전 대화 기록과 선호 주제를 학습해 개인별 언어 수준과 목표에 맞춘 제안을 제공한다. 이러한 사용자 데이터 기반 맞춤형 구성은 학습자로 하여금 ‘서비스가 나를 이해하고 있다’는 경험을 통해 학습자는 자신이 실제로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을 보다 선명하게 인지하게 된다.
  • 프랙티카 캡처.
    ▲ 프랙티카 캡처.
    실전 상황 시뮬레이션 역시 주목할 만하다. 공항 체크인, 병원 접수, 면접 응대, 호텔 예약 등 다양한 상황형 회화는 실제 환경에서 필요한 즉각적 발화 능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다. 학습자는 낯선 상황에서 말문이 막히는 경험 대신, 사전에 충분한 언어 대응 연습을 통해 자신감을 확보할 수 있다. 더불어 자신이 원하는 특정 상황을 설정해 지속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외국어 면접 등을 준비할 때나 외국인 미팅 등을 설정해 지속적으로 연습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 프랙티카 캡처.
    ▲ 프랙티카 캡처.

    ◇ 난이도 설계·음성인식 안정성 등 개선 과제 여전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분명하게 존재한다. 먼저, 커리큘럼 진행 속도와 난이도 상승이 충분히 체감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학습자가 동일 지문과 패턴을 반복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 단계별 차별화와 콘텐츠 세분화가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AI 회화 서비스의 핵심 기능인 음성인식 정확도 역시 보완 대상에 포함된다. 동일한 발음을 반복했음에도 결과가 달라지거나, 인식 오류가 발생해 대화 흐름이 끊기는 사례가 일부 학습자들로부터 보고됐다. 안정적인 인식 환경은 회화 몰입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인 만큼 기술 개선이 요구된다.

    번역 표현의 자연스러움도 과제로 꼽힌다. 한국어 모드에서 일본어 모드가 그대로 노출되거나, 일본어 모드에서 제공되는 한국어 번역이 직역형으로 나타나는 사례가 있다. 이 경우 문맥 이해가 어렵고, 피드백 방향 파악에도 혼선이 생길 수 있어 사용자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발화 속도 조절 기능 역시 보완 요청이 높다. 초급 학습자에게는 속도가 빠르게 느껴지고, 중급 학습자에게는 다소 느리게 인식될 수 있어 수준별 맞춤 설정 기능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학습자 수준에 따른 속도 조절은 학습 지속도를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인 개선안으로 평가된다.

    또한, AI가 오류 설명을 제공하더라도 기초 문법 체계를 처음 익히는 학습자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 기본 구조 이해를 보완할 기초 문법 가이드가 부족한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초급 학습자의 진입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반 문법 안내를 보완하거나 별도 자료 제공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 프랙티카 캡처.
    ▲ 프랙티카 캡처.

    ◇ 여행·중급 시험엔 추천, 초보 단계는 신중 접근

    프랙티카는 학습자의 목적과 수준에 따라 활용 범위가 분명하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여행을 앞둔 단기 회화 학습자에게는 가장 높은 적합도를 보인다. 공항 체크인, 식당 주문, 길 안내 등 실제 상황을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 구성이 풍부해, 짧은 기간 안에 기본 표현과 응대 흐름을 익히는 데 유리하다. 실전 환경에 대한 긴장감을 미리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장점이 있다.

    JLPT·DELE·DALF 등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경우에도 활용 가치는 충분하다. 프랙티카가 제공하는 반복 청해와 자연 표현 중심 피드백은 중급 단계에서 필요한 표현 다양화와 청해 감각 향상에 도움을 준다. 다만, 시험 전략 전반을 포괄하는 도구라기보다는 회화·청해 보조 기능에 가까운 만큼, 기존 학습 자료와 병행할 때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완전 초보자는 신중하게 접근하기를 추천한다. 번역 표현의 어색함과 속도 조절 기능 부재, 기초 문법 안내 부족 등으로 인해 처음 언어를 접하는 학습자에게는 난도가 다소 높게 느껴질 수 있다. 기초 문법과 어휘 학습을 충분히 병행하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이해도를 확보한 이후 회화 훈련용으로 활용하는 편이 안정적이다.

    ◇ 원어민 부담 대신 AI 반복 연습으로

    AI 기반 회화 서비스의 성장은 청소년보다 성인 학습자, 특히 직장인층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발음을 틀리거나 표현이 어색해도 즉시 교정받을 수 있는 환경, 정해진 수업 시간이나 이동 동선이 필요 없는 구조가 회화 학습의 부담을 크게 낮춘 덕분이다. 기존 원어민 수업에서 필수적이었던 예약·비용·심리적 압박 요소가 AI를 통해 재구성되면서, 성인 대상 언어 학습 시장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프랙티카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한 서비스다. 아직 완성형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음성 인식 안정화, 언어별 번역 자연도, 단계별 난이도 구성 등 보완해야 할 요소가 존재하지만, 제2외국어 학습자에게 제공하는 역할과 가능성은 무시하기 어렵다. 

    특히 원어민 앞에서 실수를 걱정하기 전, AI를 상대로 먼저 말해보고 연습할 수 있다는 점은 학습자에게 심리적 여유와 연습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다언어 학습을 지원하는 AI 회화 플랫폼으로 시장 초반부터 실전형 학습 경험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프랙티카의 등장은 의미가 크다.

    최근 언어 학습 방식은 ‘암기 → 말하기 → 교정 → 자연 발화’로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제2외국어 학습 접근성이 어느 때보다 넓어진 지금, 프랙티카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시스템을 고도화하며 성장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